'실화탐사대' 호텔리어 사기꾼, 수억 빌리고 "피해자" 주장 '황당' [어제TV]

유경상 2021. 11. 28.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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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일하던 호텔 사장, 직원, 면접자에게까지 사기를 친 최씨의 행보가 공분을 자아냈다.

11월 27일 방송된 MBC ‘실화탐사대’에서는 호텔 범죄 주의보, 호텔을 위협하는 남자 최씨의 정체를 쫓았다.

대구 한 호텔 여직원은 720시간, 한 달째 퇴근을 못했다며 “이 사태가 벌어지기 전까지는 한 번도 이쪽에서 자본 적이 없다. 집을 못가는 상황에서 여기서 자고 뒤에서 씻고 있다”고 말했다. 이 호텔 여직원들은 경찰에 신변 보호 요청을 해서 스마트워치를 받았고, 알람과 호신용 스프레이까지 구비해두고 있었다.

직원들은 호텔에서 지내며 경찰에 신변 보호를 요청한 이유로 “그분이 저희 집이 어디인지 알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있으니 조금이라도 안전할 것 같아서”라고 말했다. 호텔 사장은 “두 달 동안 10년 늙은 것 같다. 죄책감도 크다. 직원을 잘못 뽑았으니까”라고 탄식했다.

이들이 두려워하는 인물은 2021년 1월부터 호텔 총괄실장으로 일한 최동현씨(가명). 호텔 사장은 “일을 잘했다. 언변도 좋고 말도 잘하고 사교성도 좋았다. 초반에는 만족했다”고 최씨에 대해 말했다. 최씨는 입사 초반부터 집에 건물이 있어 세를 주고 있다며 부를 과시했다. 그런 최씨가 할머니가 편찮으셔서 급전이 필요하다고 말하자 사장은 선뜻 돈을 빌려줬다.

그런데 최씨가 돈을 빌린 건 사장뿐만이 아니었다. 직원들에게도 수시로 돈을 빌렸다. 새벽 4시, 5시에도 돈을 빌려달라는 전화가 계속 왔다. 직원들은 “미안한데 급해서 그런다”는 최씨의 말을 듣고 잠결에도 돈을 빌려줬다. 그런 최씨가 9월에 무단결근하며 호텔 모든 직원에게 돈을 빌리려 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돈을 빌리며 댄 핑계도 다양했다. 어떤 직원들에게는 자기 집 건물 커피숍 전세금을 내줘야 한다고, 세 들어 사는 사람 전세금을 내줘야 한다고 했다. 몇 천이 든 통장 계좌를 보여주기도 했다. 심지어 면접을 보러온 사람에게 대리급부터 신용등급을 확인해야 한다며 1900만원을 대출받게 했다. 그 피해자는 취직도 못하고 1900만원 빚만 떠안았다. 그렇게 호텔에서 입은 피해액만 1억이었다.

여기에 최씨를 찾는 사채업자들이 호텔로 전화를 걸어오기 시작했다. 이들은 “지인들을 괴롭힐 수밖에 없다”며 호텔 사장과 직원들 개인 전화로도 집요하게 연락해왔다. 최씨가 사채업자들에게 돈을 빌리며 호텔 직원들 개인정보까지 넘긴 탓. 심지어 최씨는 호텔 사장에게 무단결근한 달의 월급, 직원들에게는 돈을 빌리며 미리 줬던 이자를 돌려 달라고 요구하며 “같이 죽자”고 협박했다.

최씨 모친까지 아들과 함께 피해자들을 협박했다. 호텔 직원들은 최씨 모자와 사채업자들에게 이중으로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상태. 그런 최씨의 대학후배는 최씨가 대학시절 법학과 학회장에 총학생회장까지 역임한 인맥왕이었으며 동생들에게 뭘 사주고 싶어 돈을 쓰다 불법 인터넷 도박에 중독된 사연을 전했다.

믿음직한 최씨에게 모두가 의심 없이 돈을 빌려줬고, 심지어 신입생들도 돈을 빌려줬다. 그렇게 대학시절 생긴 빚만 2억. 여기에 2년 전 최씨가 대구 한 쇼핑센터에 근무하며 동료의 휴대폰으로 수억 원을 대출받아 사기 혐의로 2년간 복역한 사기 전과자였다는 사실까지 드러나며 충격을 안겼다.

그런 최씨가 제작진에게 먼저 인터뷰를 요청해왔다. 최씨는 “6년 전부터 심각한 도박중독에 시달리고 있다. 평소 멀쩡하다가 거기 꽂히면 다른 사람이 된다. 온갖 꾀가 생각난다. 거짓말과 사기수법이 떠오른다”며 “저는 뇌가 다쳐서 아픈 사람이다. 저 같은 피해자가 또 있다면 주변에서 많이 도와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렇게 최씨가 먼저 인터뷰를 요청한 이유는 출연료 때문. 제작진이 “출연료 드리면 또 (도박)하시는 거 아니냐”고 묻자 최씨는 “출연료 단위가 얼마인지 모르지만 글쎄요”라며 부인하지 않았다. 제작진은 끝으로 최씨가 녹화 며칠 전에 구속됐다고 알렸다. (사진=MBC ‘실화탐사대’ 캡처)

[뉴스엔 유경상 기자]뉴스엔 유경상 y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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