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맨] 식량위기로 번진 기후 변화 "내일은 못 먹어요."

염규현, 양효걸 2021. 11. 27.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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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로드맨 ▶

길 위에 답이 있다, 로드맨입니다.

한때 먼 나라들의 이야기라고만 생각했던 기후 변화 문제가, 이젠 전 세계적인 기후 위기로 번지고 있습니다.

최근 우리나라도 생태계가 급변해서 교과서를 다시 써야 할 정도라는데요.

대체 어떤 상황인 건지, 지금부터 길 위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식량위기로 번진 기후 변화 "내일은 못 먹어요.")

[로드맨1] 드넓은 바나나 농장‥여기는 어디?

(로드맨이 찾아 온 곳은?)

[로드맨] "실례합니다. (여기로 들어가시면 돼요.) 엄청 크네요 여기. 곳곳에 주렁주렁 바나나들이 달려 있고요. 지금 마치 동남아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초겨울에 열대과일 풍년 이곳은 어디?)

[김재홍/바나나 농가 운영] "1200평 면적에서 800그루 정도. 지금 7년째 농사 중입니다. (그런데 여기가 지금 제주도입니까?) 아니죠. 경기도 안성입니다."

(충남 파파야, 지리산 한라봉 전국에 각종 열대과일 북상 중)

[김재홍/바나나 농가 운영] "옛날에는 사실 불가능이었던 도전들이. 이제 기후 변화가 되다 보니까 농업인들한테 현실로 들이닥친 것 같아요."

[김재홍/바나나 농가 운영] "처음 농사지을 때까지만 해도, 경기도 안성에서 양파를 시작하니 마니, 되냐 안 되냐, 말을 하고 있었는데. 오히려 강원도 철원이나 이런 데서 양파 마늘이 재배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김재홍/바나나 농가 운영] "(엄청 춥다고 그러던 곳인데도, 된다는 거예요?) 네네. 오히려 단단하고 맛있다고. (오히려 맛있어요? 철원 양파가?)"

(감자 등 전통 품종, 병충해에 '퇴출 위기')

[김재홍/바나나 농가 운영] "정부 보급품종도 95%까지가 다 수미 감자로만 나오는데. 재작년부터 이제 바이러스 병에 약해지기 시작했어요."

[김재홍/바나나 농가 운영] "안성도. 평택도 유명했던 게. 바로 배였는데, 점점 줄어들고 있어요. 이제 기후가 안 맞는다는 거죠.(안성 주변에도 그런 농가들이 있습니까.) 네, 많아요."

[로드맨2] 온난화 못 따라가는 전통 작물 / 화상병에 초토화된 과수 농가

(과수원 한복판 큰 구덩이‥왜?)

[박상국/배 농가 운영] "(처음에 왔다가 도로 나갔어요. 공사장인 줄 알고 중장비들이 있길래.) 화상병이라는 병에 걸려가지고, 지금 매몰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전체 10%만 걸려도 모두 매몰, '화상병')

[박상국/배 농가 운영] "화상병이라는게 급속도로 번지기 때문에 (단단하게 잘 자란 나무들이 꽤 많이 보이는데‥멀쩡한 나무들을.) 이렇게 무서운지 저도 몰랐어요."

[박상국/배 농가 운영] "불과 2-3년 사이에 지금 엄청나게 많이 지금 저도 제 밭은 올 줄 몰랐지. 어느 순간 점점 가지가 시커매지는 게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하더라고요. 배 농사를 오래 못할 것 같으니까. 아 이거 다른 길을 찾아야 되나."

(우박, 냉해 등 이상기온에 수확량은 '반토막')

[박상국/배 농가 운영] "봄에 또 냉해 와 가지고, 열매도 많이 못 달았어요. 10만 장 단다고 치면 보통 4만 장 화상병 약이라고 뚜렷하게 없어요. 그냥 살균제만 주라는 거예요. 그래도 안 잡혀요. 농사짓기가 점점 어렵다는 거죠."

[박상국/배 농가 운영] "(지난 10년하고 비교해보면) (배 농가가) 많이 없어지지 않을까 싶어요."

(황폐한 과수원, 계속되는 매몰 작업)

[장수영/굴착기 기사] "(매몰작업) 굉장히 많습니다. 1년에 작년에는 120농가 정도가. 안성에 배 과수원 면적이 1020핵타르. (안성전체가 1020핵타르 정돈데 근데) 지금 (매몰작업한 면적이) 300타가 넘게 나가는 거 같아요. (4분의 1이네요.) 그래서 제가 알기로 과일값이 계속 지금 올라가고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 팩트맨 ▶

기후 변화, 그 속도가 너무 빠릅니다.

한라봉은 경기 이천, 감귤은 인천까지 올라왔고요. 전남에선 올리브 재배면적이 1년 만에 10배로 늘었습니다.

전통 작물은 빠르게 사라지고 있습니다.

사과, 배, 포도 등은 50년 뒤에는 아예 재배할 수 있는 곳이 거의 없어질 수도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불규칙한 날씨에, 전염병과 해충이 늘면서 수확량이 급감하고 있다는 건데요.

정부 보고서는 수십 년 내로 쌀은 수확량이 4분의 1이, 여름 감자는 30% 이상이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식량 안보까지 위협하는 이런 기후 변화, 지금 어디까지 와 있을까요.

[로드맨3] 주식인 쌀마저‥턱 밑까지 온 식량 위기 / 이상기온에 반토막 난 쌀과 콩

(곡창지대라 불리는 이곳 상황은?)

[로드맨] "이곳은 전라북도의 한 콩 수확 현장인데요. 현재 어떤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기인석/콩재배 농가] "올해 작황은 작년에 우리 밭에서 이게 지금 2400평 되거든요. 네. 작년에는 2톤 한 400 뽑았거든요? (올해는) 1톤도 안 나왔다는 얘기예요. 절반도 못 나온다고 봐야죠."

[기인석/콩재배 농가] "올해 비가 너무 많이 왔어요. 꽃 필 때 비가 많이 와버리니까 수정이 하나도 안 되고 많이 죽어버리고. 그렇다고 해서 누구한테 가서 농민들이 하소연 할 때가 없잖아요."

(수확철이 훌쩍 지난 벼농사는 어떨까?)

[로드맨] "이번에는 논으로 와봤는데요. 아직도 수확을 안 한 벼들이 남아있거든요."

[김현석/벼농사] "지금 원래라면 배꼽있는데. (이 정도 와줘야 되는데.) 키가 보통 80 90 75 이 정돈 돼야 하는데 이건 뭐 키가 제대로 성장을 못했어요. 정상이 아니죠. 여기 보통 벼가 30개가 달려야 되거든요. (여기 지금 열댓 개밖에 없는데요.)"

[김현석/벼농사] "비가 너무 오다 보니까 얘가 스톱 돼버렸어요. 성장을 멈춰 버렸다고. (그래도 이거 털면 이만큼 나오는 거 아니에요?) 근데 작업비가 안 나오니까. 포기를 한 거죠. 포기. 왜냐하면 보다시피 익은 게 별로 없어요."

(속속 쓰러지는 '수십 년 종자'들)

[김현석/벼농사] "우리가 신동진(품종)이 80% 차지합니다. 그게 한 20년 됐어요. 온난화가 되고 온도가 올라가다 보니까. 이게 이제 작년에도 그렇고 올해도 그렇고 계속 문제가 발생이 됐어요. 기관에서 종자를 나왔어야 하는데 대책이 없다는 거지. 지금."

[김현석/벼농사] "(올해가 몇 정도 된 겁니까 100기준으로 봤을 때) 65% 70% 많이 생각한 거예요. (오히려 경기도 쪽이 수확이 더 낫다고 그런 이야기도 있더라고요.) 네. 그쪽은 비도 많이 안 오고 아직은 온난화가 덜 왔다고 봐야죠. (남쪽부터 서서히 올라간다고 볼 수 있겠네요.) 그렇죠. 앞으로 계속 올라간다고 봐야죠. 거기도 이제 대책을 빨리 세우는 게‥"

기후가 바뀌면 다른 작물을 심으면 되는 거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잦은 폭염, 홍수, 그리고 이상 기후는 우리 전통 작물들을 몰아내며 식량 안보마저 위협하고 있었습니다.

더 이상 먼 나라들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 삶의 문제로 받아들여야 될 이유일 겁니다.

로드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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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규현, 양효걸 기자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1/nwdesk/article/6318758_3493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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