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군면제' 사실상 무산.."그럼 하이브 주가는요?" 안절부절
하이브 주가 최근 7거래일간 10% 하락
"특례 병역법 개정이 무산됐다고 합니다. 내년부터 방탄소년단(BTS) 입대가 시작될 예정인데 하이브 주가는 어떻게 될 것 같나요?"
26일 한 온라인 재테크 커뮤니티에는 이같은 누리꾼의 토로가 올라왔다.
앞서 국회 국방위원회 법안심사소위는 지난 25일 회의에서 큰 업적을 세운 대중문화예술인을 ‘예술요원’으로 편입해 대체 복무를 허용하는 내용의 병역법 개정안 3건을 의결하지 않고 잠정 보류했다.
그동안 방탄소년단의 병역 특례에 대한 팬덤 안팎의 기대가 컸지만 개정안이 보류되면서 입대가 사실상 결정된 셈이다. 다만 방탄소년단은 지난 7월 문화체육관광부 측에 입영 연기 신청을 했고, 이에 문체부 측에서 장관 추천서를 병무청에 제출해 멤버 전원 입영 연기가 확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가장 나이가 많은 멤버인 1992년 12월생 진(본명 김석진)은 원래대로라면 다음달 입대해야 하지만, 입영 연기 신청을 통해 내년 12월까지 활동이 가능하게 됐다. 올해 6월 대중문화예술 우수자에 대한 병역법 개정으로 문화 훈·포장을 받은 대중문화예술인이 원할 경우 문체부 장관의 추천서를 받아 만 30세까지 입영을 연기할 수 있다.
그동안 하이브 주가는 방탄소년단 입대 문제 등과 함께 지난 17일 이후 약세를 나타냈다. 7거래일 간 하루를 빼고 연일 하락해 10%(-10.14%) 넘게 떨어진 상태다.
방탄소년단의 행보는 소속사 하이브의 실적과 직결되는 만큼 증권가에서도 주목하는 분위기다. 하이브의 매출은 사실상 대부분 방탄소년단과 관련해 발생한다고 불러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해 상반기 매출 중 방탄소년단이 차지하는 비중은 87.7%에 달했다.
올 하반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후 여는 첫 대면 공연도 하이브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방탄소년단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LA'에서만 480억원에 달하는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이달 27~28일과 다음달 1~2일 4회에 걸친 LA 공연은 코로나19 전 미국 투어 때보다 공연장 규모가 커졌고, 평균 티켓 가격도 5.64% 올랐다"고 설명했다.
방탄소년단의 군 면제는 좌초됐지만 이와 별개로 하이브의 성장성은 여전히 돋보인다는 평가도 나온다. 신규 아티스트 데뷔 계획이 탄탄히 잡혀있는데다 플랫폼 사업에 뛰어든 만큼 성장성이 높아 보인다는 평가다.
이선화 연구원은 "과거에는 주력 아티스트가 군입대 등으로 활동을 계속할 수 없을 때 후속 아티스트를 양산했다면, 지금은 다양한 연습생 풀을 바탕으로 동시에 여러 아티스트 그룹을 데뷔시킬 수 있는 환경"이라며 "하이브는 2023년까지 5개의 보이그룹과 2개의 걸그룹을 준비해 데뷔 예정 아티스트 파이프라인이 주요 엔터테인먼트 4곳 중 최다"라고 분석했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 역시 "투어(콘서트)가 부재한 올해도 영업이익은 2019년보다 약 2배 성장했고, 2023년까지 또 2배 이상 성장할 것"이라며 "글로벌 음악 산업을 바꿀 수 있는 단 하나의 기획사"라고 호평했다.
특히 팬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한 강력한 플랫폼과 메타버스(3차원 가상공간)·대체불가능토큰(NFT) 등 테마를 이끄는 신사업 가능성이 매력적이란 평가다.
박하경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플랫폼 사업의 선두두자는 단연 하이브다. 가장 먼저 자체 플랫폼 '위버스'를 설립했고 네이버 'V라이브'와의 통합까지 앞두고 있어 속도와 규모 측면에서 대항마가 없다"고 진단했다.
정보기술(IT) 기업에 대한 투자도 돋보인다는 분석이다. 하이브는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를 운영하는 네이버Z 지분을 YG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보다 많은 4.26% 확보했다. 올해 11월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와의 지분 스와프로 지분 2.48%를 보유한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혔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두나무와의 합작사를 활용해 아티스트 지식재산권(IP) 기반 NFT형 디지털 상품(MD)이 출시될 것"이라며 "팬덤의 주된 수집품이자, 개인간 거래도 활발한 포토 카드를 영상으로 확장해 NFT화하는 방향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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