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공장 지붕 수리 건설업체 근로자 추락사.. '발주업체 무죄' 선고
근로자가 공장 지붕 수리 중 떨어져 숨진 재해와 관련, “작업 성격상 안전소홀 책임이 있다고 볼 수 없다”며 발주업체에 대해 무죄가 선고됐다.
울산지법 형사3단독 김용희 부장판사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제조업체 A사와 그 대표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고 27일 밝혔다. 그러나 숨진 근로자의 고용주인 B 건설업체에 대해선 벌금 2000만원을, 이 업체 현장소장의 경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A사와 B사 등은 지난해 울산 남구 A사로부터 공장동 지붕·벽체 일부 보수공사를 맡은 B 사의 70대 근로자가 9.3m 높이에서 자재를 옮기며 지붕 수리를 하던 중 추락해 숨진 사고와 관련, 안전 관리를 소홀히 한 혐의를 받았다.
검찰은 당시 현장에 추락 방호망이나 안전 발판 등이 설치되지 않아 사망사고가 발생했고 안전 시설 미설치 등의 책임이 발주업체인 A사와 건설업체 B사 모두에 있다고 보고 A사와 그 대표, B사와 현장소장 등을 재판에 넘겼다.
김 부장판사는 발주업체 A사 등의 무죄 선고에 대해 “A사와 그 대표의 안전 책임이 인정되려면 B건설업체에 맡긴 공사 내용이 그 업체의 사업에 필수적인 생산시설이거나 해당 업체만이 알 수 있는 전문 분야 또는 특수한 위험 요소가 현장에 있어야 하는데 이번 사건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공장 지붕 보수 공사는 선박 부품 제조 등 발주업체 A사의 주된 업무와 연관이 없고 해당 업체가 주도적으로 관리하지 않으면 공사를 맡은 B건설업체가 스스로 할 수 없는 작업도 아니다”고 말했다.
김 부장판사는 또 “B사와 현장소장 등 피고인들의 중대한 의무위반으로 인해 피해자가 추락사에 이르는 회복할 수 없는 피해가 발생했다”며 “다만 유족과 합의한 점, 동종 전과가 없는 점, 업계 전체의 안전 불감증과 저비용 구조가 피고인들의 안전조치 미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해 판단했다”고 B사 등에 대한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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