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어의 눈물" 이순자 '남편의 재임 중' 발언..오월단체 부글

"광주 아픔에 소금 뿌리는 행위..진정성 없어"

(광주=뉴스1) 정다움 기자 = 대통령을 지낸 전두환씨의 발인식에서 부인 이순자씨가 사죄 발언을 한 것과 관련, 오월 단체는 '악어의 눈물'이라고 거세게 질타했다.

김형미 오월어머니집 사무처장은 27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이순자가 한 말은 남편, 자식을 잃은 광주 시민들의 아픔에 소금을 뿌리는 행위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전두환이 죽은마당에 이제와서 '미안하다'는 대리 사과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죽음으로 형사처벌을 면할 수는 있어도, 우리들의 41년 아픔과 한은 평생 이어질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죽자마자 사죄 아닌 사죄를 하는 것도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비판적인 사회적 분위기를 환기하려는 위선적이면서도 비겁한 행위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자신의 남편을 '민주주의의 아버지'라고 칭송한 이순자가 과연 사죄할 자격이 있는지 반문하고 싶다"며 "아내는 남편을 따라간다는 말이 있는데, 전두환과 다를바가 없다"고 지적했다.

'남편의 재임 중 고통을 받고 상처를 받으신 분들께 대신해 사죄를 드리고 싶다'는 발언을 두고서는 몰상식하다고 주장했다.

김 사무처장은 "'5·18민주화운동으로 전두환은 정권을 잡았는데, '재임 중'이라는 말은 광주 시민들한테는 사죄드리고 싶지 않다는 것 아니냐"며 "언제까지 전두환 일가로 인해 광주 시민들이 울어야 하냐"고 토로했다.

또 "노태우 전 대통령의 가족은 광주를 수시로 찾아 사죄하려는 노력이라도 했지, 전두환 가족은 그동안 무엇을 했냐"며 "이건 사죄가 아니다. 오히려 우롱하는 처사다"고 목소리 높였다.

조진태 5·18 기념재단 상임이사도 "현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사죄"라고 평가했다.

그는 "수십년간 사죄할 시간과 기회가 충분히 있었다"며 "진정성있는 사죄라고 느끼기엔 턱없이 부족한 발언"이라고 말했다.

이어 "광주 시민들에게 미안함을 느낀다면 역사를 왜곡한 '전두환 회고록'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며 "전두환으로 끔찍한 고통을 받은 사람들은 이 발언을 사과로 수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날 오전 서울 신촌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리 전두환씨의 발인식에서 부인인 이순자씨는 장례식을 마치면서 가족을 대신해 남편의 재임 중 고통을 받고 상처를 받으신분께 남편을 대신해 사죄를 드리고 싶다"고 했다.

ddaumi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