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대변인들 쓴소리..선대위 자극제 될까[의사당대로1]

박태진 2021. 11. 2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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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대위 주도권 싸움·구성에 소신 발언
임승호 "엔진 꺼져가는 느낌"..신인규 "다 이긴 듯"
김재원 "일부 공감하면서도 입장 달라"..'올드보' 저격에 불쾌
"비전·컨셉 안 보였을 뿐..청년들 신기루처럼 사라져"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이번 주 정가(政街)에서는 야당 대변인들의 쓴소리가 이목을 사로잡았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구성 과정과 선대위 인선안 등을 놓고 공개적으로 비판의 목소리를 낸 것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4일 서울 한 식당에서 만나 만찬 회동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임승호 국민의힘 대변인은 지난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솔직히 요즘 당 상황을 보고 있으면 답답하다. 불과 몇 개월 전만 해도 활력이 넘쳐나던 신선한 엔진이 꺼져가는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또 “최근 선대위 구성 과정이 진정 당원들과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나. 매일 선대위 명단에 오르내리는 분들의 이름이 어떤 신선함과 감동을 주고 있나”라고 비판했다.

주도권 싸움으로 비치고 있는 윤 후보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간 갈등은 물론이고 선대위에 포진한 인사들이 기성 정치인들이 많은 점을 꼬집은 것으로 보인다.

같은 당 신인규 부대변인도 25일 페이스북에서 “지금 비치는 선대위 모습은 이미 선거는 다 이긴 듯한 모습이고 전략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2030 청년 유권자들의 마음이 한 달째 심각하게 떠나가고 있는데 국민의힘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비상한 시기에는 비상하면서도 창의적인 대안과 발 빠른 변화와 혁신이 필요한데 과연 매머드급 경륜형 선대위로 그것이 가능할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윤 후보가 외연 확장 방안으로 내세우는 ‘통합형’ 선대위 구상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임 대변인은 이날(25일) 윤 후보의 최측근인 권성동 당 사무총장을 만난 뒤 “(권 사무총장이) 이런 말을 해줘서 고맙다고 했다”며 “당원들, 친구들이 (비판) 메시지를 좀 내달라는 연락이 많이 온다”고 했다.

하지만 당에는 두 대변인의 쓴소리를 달갑게 여기지 않는 인사들도 적지 않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25일 YTN 방송에서 “신 부대변인의 말처럼 ‘이미 선거를 다 이긴 듯한 모습’이란 지적에 공감한다”면서도 “다만, 신선한 엔진이 꺼져가는 느낌이란 말에는 동의할 수 없다. (선대위) 엔진은 이제 시작인데”라며 임 대변인의 지적을 반박했다.

당 일각에서는 선대위 인선을 놓고 ‘올드보이의 귀환’이라는 말에 불쾌함을 내비치는 인사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보도도 잇따랐다.

국민의힘 소속 임승호(왼쪽 두번째) 대변인과 신인규(맨 왼쪽) 부대변인은 최근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을 놓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임 대변인은 본인의 뜻이 와전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같은 날 TBS 라디오 ‘신장식의 신장개업’에 출연해 “제가 쓴 글을 보도하는 것을 보면 ‘올드보이들을 저격했다’라고 말씀들을 많이 하시지만, 특정인을 저격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거의 2주가 넘는 시간 동안 제대로 된 선대위를 국민 앞에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국민들과 당원들의 불만이 크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6명의 선거대책본부장 인선 분들을 보면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훌륭한 역할을 하신 분”이라면서도 “다만 그런(본부장 인선이 신선하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되는 이유는 어떤 콘셉트를 가져갈 지가 모호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예컨대 민생이면 민생, 경제면 경제, 청년 정책이면 청년 정책, 어떤 비전과 콘셉트를 가져갈지를 조금은 명확하게 국민들에게 보여줄 필요가 있는데, 그런 부분에 있어서 부족한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선대위의 ‘6본부장’은 주호영·권성동·권영세 의원과 김성태 전 의원, 원희룡 전 제주지사, 이준석 대표 등으로 소위 중진들과 경선 후보, 당 대표 등이 포함된 상태다.

임 대변인은 그러면서 쇄신론을 강조하고 나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언급하며 비교했다. 그는 “솔직히 전 무섭다”며 “어쨌든 상대 후보는 정책과 비전을 내놓고 있다. 우리는 이에 맞서 어떤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고 있나”라고 반문했다.

또한 “물밀듯이 몰려오던 청년들이 신기루처럼 사라지는 것 같지는 않으신가”라며 2030세대 등 젊은층이 등을 돌릴 수 있다는 경고도 했다.

임 대변인은 올해 27세, 신 부대변인은 35세다. 당 대변인이자 2030세대인 두 사람의 목소리가 향후 윤 후보 선대위 구성에 역할을 할지, 대선 정국의 새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박태진 (tjpar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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