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신문은 어떤 곳..군민 다섯집 중 한 집 구독

장슬기 기자 입력 2021. 11. 27. 10:22 수정 2021. 11. 28.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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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32주년 옥천신문, 다양한 미디어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소수자신문 '옥수수', 잡지 '월간 옥이네', 생활정보지 '오크'
아카이브 법인 '옥천기록공동체'…옥천FM 공동체라디오와 IPTV 채널도 12월 개국 준비 중

[미디어오늘 장슬기 기자]

지역주간지 옥천신문은 옥천지역의 미디어 공동체를 만들고 있다. 옥천신문과 옥천신문이 함께 만드는 공동체는 구체적으로 어떠한 곳인지 알아봤다.

옥천신문은 지난 1989년 9월30일 옥천군민 222명이 창간 주주로 참여해 자본금 5000만원으로 창간한 충북 옥천군 단위의 지역신문이다. 1988년 국민주 방식으로 한겨레가 창간했고, 전국 최초 기초자치단위의 지역신문인 홍성신문을 창간한 뒤 이듬해 군민주 방식으로 옥천신문이 탄생했다. 초대 대표는 당시 오한흥 한겨레 옥천지국장이 맡았다. (한겨레 초대 사장·회장을 지낸 청암 송건호 선생은 옥천 출신이다.)

매주 금요일 지면으로 발행하는 주간신문으로 3400부(11월 기준)를 발행하고 있다. 옥천군 인구는 5만194명(10월 기준), 2만여 가구로 다섯집 중 한집은 옥천신문을 구독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연 매출은 약 7억 원으로 55%가 구독료 수입이고 나머지 45%는 광고 등의 수익이다. 월 구독료는 1만 원으로 한부에 2500원 꼴이다. 광고는 지역주민과 지역업체 광고로 채워지고, 결혼을 알리는 광고는 무료로 해준다.

옥천신문은 편집국, 디자인국, 총무국으로 구성돼 있다. 기자 수는 편집국장 제외하고 취재기자 8명, 편집기자 4명, 인턴기자 10명이다. 인턴기자는 옥천신문이 운영하는 옥천 저널리즘스쿨(풀뿌리 청년언론학교)에서 연수를 받으며 실제 기사도 쓰고 있다. 인턴기간은 1개월에서 1년까지 다양하다.

옥천신문은 홈페이지 두 곳 '옥천신문'과 '옥천닷컴'을 운영하고 있다. 옥천신문은 지역사회 비판견제 기능을 담당하는데 옥천신문 구독자들을 대상으로 한 유료 페이지다. 기자들이 쓴 기사도 게재하지만 '여론광장' 게시판에선 주민들이 직접 지역의 문제점에 대해 글을 쓰고 군의원들도 답변을 다는 공론장의 역할도 한다. 옥천닷컴은 지역주민들의 소소한 이야기, 각종 경조사 등 연성 기사를 무료로 게재하는 홈페이지다.

▲ 무료 홈페이지로 운영하는 옥천닷컴

옥천신문 유튜브 채널명은 '안녕! 옥천'이다.

소수자신문 '옥수수'는 청소년 기자들이 청소년을 취재하는 옥천신문 청소년기자단에서 발전한 주간지다. 기존 보도 방식이 취재기자가 소수자의 목소리를 전하는 방식이었다면 소수자가 소수자를 취재하는 형식이다. 최근 사회복지시설과 MOU를 맺는 등 활동을 넓히고 있고, 청소년으로 시작했지만 장애인과 노인으로 취재영역도 확대했다. 지난 8월부터 발행해 지난 19일 15호를 냈다.

옥천신문에서 파생해 긴밀하게 교류하는 지역 매체나 기업도 늘고 있다.

▲ 사회적기업 고래실이 발간하는 월간 '옥이네' 11월호. 사진=고래실

옥천신문 문화콘텐츠 사업단에서 독립한 사회적기업인 주식회사 '고래실'은 잡지 월간 '옥이네'를 통해 주민의 삶을 기록한다. 옥천의 옥(沃, 비옥할 옥)자를 가져와 '옥이네'로 지었다. 농촌과 농민기본소득, 청소년 기본소득, 작은 학교의 의미, 지역 문해 교육 등 서울에 10개의 이야기가 있다면 지역에도 10개의 이야기가 있다는 걸 확인하는 잡지다. 지난 2020년 7월 3주년을 맞은 옥이네는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인증을 받은 옥천군의 어린이 놀 권리에 대해서도 다뤘다. 옥천신문의 문화콘텐츠 사업단에서 독립한 고래실의 규모는 어느덧 옥천신문만큼 커졌다.

고래실과 같은 건물에 있는 식당인 '옥이네식당'은 옥천신문이 지역 농산물을 식재료로 활용해 건강한 식단을 구성원에게 제공하려고 시작한 구내식당이었다가 사회적기업으로 독립했다.

▲ 옥천신문 구독자에게 옥천신문과 함께 제공하는 무가생활정보지 '오크'지. 사진=장슬기 기자

최근 예비 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된 주식회사 '우리동네'는 옥천 유일의 무가 생활정보지 '오크지'를 발행하고 있다. 대전에서 발행한 무가지(교차로, 벼룩시장 등)에는 옥천의 소식이 거의 없다는 문제의식으로 생활정보지를 만들었다. 옥천신문과 같은 건물에 위치한 '우리동네'는 디자인회사로 디자인이나 광고홍보 업무도 같이 하고 있다.

신문이나 잡지보다 더 긴 호흡으로 옥천을 기록하는 아카이브 법인 '옥천기록공동체'도 있다. 지난해 옥천 주민들의 삶을 담은 책 '오랜 이웃'을 발간하기도 했다. 옥천 온라인 기록관도 만들고, 마을기업으로 지정되면 기록카페를 만들어 차 한잔 마시면서 옥천의 다양한 기록을 꺼내 볼 수 있는 공간도 계획 중이다.

이들은 모두 옥천신문이 위치한 옥천군 옥천읍 삼금로에 옹기종기 모여있고, 옥천신문이나 옥천 저널리즘스쿨 출신들이 구성원으로 있다.

옥천신문은 사단법인 청암송건호기념사업회 주최로 오는 12월21일 개국하는 '옥천FM 공동체라디오(104.9Mhz)'도 함께 준비 중이다. 별칭은 OBN(Okcheon community Broadcasting Network), '오븐'이다. 공동체라디오 사업은 2004년 7곳이 허가를 받으며 시작했다. 17년 만에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7월 옥천FM을 비롯해 20곳을 추가로 허가했다. 옥천FM 대표는 오한흥 옥천신문 초대 대표가 맡는다. 같은날 KT IPTV 789번 채널을 받아 개국할 예정이다. 현재 청소년방송활동가를 모집했고 방송장비, 기획과 대본작성 등 실무를 준비하고 있다.

▲ OBN 옥천방송 개국을 앞두고 방송실무를 공부 중인 청소년활동가들. 사진=OBN 페이스북

황민호 옥천신문 대표는 지난 19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32년전 옥천군민 220명이 옥천신문을 만들고 인쇄매체에 집중했지만 읽지 못하는 사람은 들어야 하고 듣지 못하는 사람은 봐야 한다”며 “소외된 사람 없이 모두가 공론장에 올라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옥천의 라디오와 TV를 준비해왔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책부터 사진, 장·단편 영화와 단막극 등 모든 미디어 스타트업이 옥천에 만들어지면 좋겠다”며 “옥천에 박물관이 곧 생기는데 앞으로 미술관, 소극장 등도 만들어져 지역의 이야기를 콘텐츠로 만들고 자발적인 콘텐츠 순환이 일어나 지역에 사는 게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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