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보니 약봉투가 금봉투"..'필독'하는 제약사·큰손들[이노머니]

김유경 기자 2021. 11. 27.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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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핫딜]헬스케어 빅데이터 기업 '터울', 15억 프리A 투자 유치

[편집자주] 벤처·스타트업 투자흐름을 쫓아가면 미래산업과 기업들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한 주간 발생한 벤처·스타트업 투자건수 중 가장 주목받은 사례를 집중 분석합니다.


"단순 약봉투 광고기업이 아닙니다. 처음 봤을 때에 비해 데이터 기업으로 부쩍 성장했고 앞으로 데이터 중심으로 산업이 재편될 때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할 겁니다."

배준성 롯데벤처스 오픈이노베이션 센터장은 최근 헬스케어 빅데이터 스타트업 '터울'에 시드투자에 이어 프리시리즈A에도 투자한 이유를 이같이 밝혔다. 2019년 3월 설립된 터울은 약국 복약안내 서비스 '필독'을 시작으로 질병타게팅 광고 플랫폼 'ADPs'를 운영하고 있으며, 실시간 처방의약품 마켓인텔리전스 'PhAI'와 처방전 기반 PHR(개인건강기록) '필첵' 서비스를 준비중이다.
시드투자부터 VC가 눈독…보령제약 계열사 신패스도 투자


터울은 2019년부터 2020년까지 보령제약 계열사인 신패스(Synpath)와 롯데벤처스, 소리에스비 등으로부터 시드투자를 3차례 받았고 최근 15억원 규모의 프리 시리즈A 투자를 받았다. 프리 시리즈A 투자에는 기존 투자자인 롯데벤처스와 더불어 IMM인베스트먼트, 라구나인베스트먼트가 참여했으며, 헬스케어 IT 전문기업 메디블록이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했다. 누적 투자유치액은 28억원이다.

시드투자에 이어 이번에도 투자를 결정한 배 센터장은 "지난해 L캠프 부산에서 봤을 때는 약봉투 광고가 생소했지만 데이터 기업이라는 점에서 성장성과 확장성이 높다고 보고 시드투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초기보다 사업이 크게 성장한데다 데이터의 중요성이 더 커졌고 향후 병원 등과의 데이터 결합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게 돼 추가투자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수천억원의 기업가치로 평가받는 다른 앱 서비스 기업들에 비해 더많은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도 높게 평가했다.

터울은 약국에서 사용하는 약봉투에 복약 안내 서비스를 무료로 해준다. 약품이미지는 물론 약품 성분명, 사용법, 주의점 등을 상세히 안내해 약사와 환자들에게 도움을 준다. 이렇게 처방전의 질병정보를 활용해 터울은 제약사의 질병타게팅 광고를 약봉투에 실을 수 있다. 해당 질병 환자에게만 실시간으로 광고가 노출되는 셈이다.

약봉투 광고로 약국과 제약사의 매출이 증가하자 터울의 광고매출도 덩달아 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가 컸던 지난 5월까지는 광고가 저조했지만 6월이후 급증세다. 터울의 10월 예상 광고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3배이상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약국은 전국 2만3000여곳이다. 터울은 2019년부터 무료 복약 안내 서비스를 시작해 11월 현재 회원약국수가 2600곳에 달한다. 약국 10곳 중 1곳이 터울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있는 셈이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약봉투 광고매출 증가보다 처방전을 통한 조제약품정보, 약제비 정보 등의 데이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번 투자를 주도한 문여정 IMM인베스트먼트 상무는 "터울이 빅데이터를 모으는 방식이 인상적이었다"면서 "앞으로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맞춤형 건강정보 제공도 가능하다고 보고, 한국의 필팩(PillPack)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한다"로 밝혔다. 필팩은 온라인 약 배달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 헬스케어 스타트업으로 2018년 아마존이 10억달러에 인수했다.
이번 투자금으로 약국회원수 확대...메디블록과 '필첵' 공동개발
헬스케어 IT 전문기업 메디블록이 이번 투자에 참여한 것도 눈길을 끈다. 고우균 메디블록 대표는 "환자중심의 의료건강정보 유통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는데 약국 쪽이 비어 있었다"며 "약국 관련 업체를 다 만나본 건 아니지만 데이터를 실시간 처리해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곳은 터울밖에 없다고 판단해 투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터울은 이번 투자금으로 약국 회원수를 4000곳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신승호 터울 대표는 "실시간 처방의약품 마켓인텔리전스 'PhAI'는 약국 회원수가 4000곳이 넘어야 실질적인 서비스가 가능하다"면서 "회원 약국수를 적극적으로 확대해 데이터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PhAI는 실시간 처방전 정보를 기반으로 의약품 유통구조와 종류별 시장규모 등을 분석해 해당 정보를 필요로 하는 제약사에 제공하는 서비스다. 질병별은 물론 연령별, 성별, 지역별, 제조사별 처방순위를 알 수 있다.

신 대표는 또한 베타서비스 중인 처방전 기반 PHR '필첵'을 메디블록과 공동개발해 서비스를 고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모바일 복약 안내에서부터 전자처방전, 약제비 결제 , 의약품 배송까지 가능한 원스톱 서비스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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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경 기자 yune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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