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뇌졸중 예방 [조성진 박사의 엉뚱한 뇌 이야기]
조성진 순천향대 서울병원 신경외과 교수가 뇌 이야기를 합니다. 뇌는 1.4 키로그램의 작은 용적이지만 나를 지배하고 완벽한 듯하나 불완전하기도 합니다. 뇌를 전공한 의사의 시각으로, 더 건강해지기 위해, 조금 더 행복한 인생을 살기 위해 어떻게 뇌를 이해해야 하고, 나와 다른 뇌를 가진 타인과의 소통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의학적 근거를 토대로 일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재미있는 이야기들과 함께 탐구해보겠습니다. 일주일 한번 토요일에 찾아뵙습니다.
매년 전 세계적으로 약 1500만명이 뇌졸중에 걸린다고 한다. 이중 600만명이 사망하고 500만 명이 영구적으로 장애가 남는다고 한다. 한국은 37년째 암이 사망원인 1위이다. 그 뒤들 이어 심장질환, 폐렴, 뇌졸중 순이다. 전세계적으로 6명 중 1명이 일생 동안 뇌졸중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니 혈관 관리가 참 중요하다고 느낀다. 통계적으로 보면 뇌졸중은 추운 겨울에 더 많이 발생하는데 그 이유는 추운 날에는 말초 혈관이 수축되어 혈압도 상승하게 되며 실내외 온도 차이가 크기 때문에 혈관에 스트레스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또한 독감에 걸린 후에 뇌졸중 발병 위험이 6배나 높아진다고 하니 고령일수록 독감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독감 백신을 따로 맞는 것을 추천한다. 독감과 뇌졸중 사이의 연관성은 아직 불분명하지만 염증 반응이 원인이 될 수 있고 경동맥의 내막 박리의 위험성이 증가하기 때문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뇌졸중의 위험인자는 너무 잘 알려져 있으므로 잘 알려지지 않은 위험인자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한다. 핀란드 탐페레 대학의 연구원들은 뇌경색환자의 혈전 샘플을 분석한 결과에서 79%가 구강박테리아의 DNA를 가지고 있음을 발견했다. 비리단스 연쇄상구균이라는 이 박테리아가 혈액 안으로 침범하게 되면 심내막염도 일으킬 수 있고 혈소판 수용체에 직접 결합하여 혈전을 발생시켜 뇌혈관을 막아 급성 뇌경색을 일으키는 주범이 될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치아 관리는 물론 정기적으로 해야하며 구강의 청결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다른 연구에서는 강박장애가 있는 사람들에게 뇌졸중의 위험이 증가한다고 보고하였다. 강박장애란 ‘사람이 계속해서 반복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며, 이를 제어할 수 없고 이를 되풀이되는 생각이 지속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강박장애가 있는 중년 및 노년층에서 더욱 건강한 생활방식과 금연, 체중 관리가 필요하고 할 수 있다.
우리가 먹는 소금도 뇌졸중과 연관이 있다. 식단에서 높은 나트륨과 낮은 칼륨 수치는 고혈압과 관련이 있는데, 중국에서 일반 소금 대신 저염 소금을 사용하였더니 뇌졸중의 발병위험이 12% 정도 낮아졌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특히 고혈압 환자들은 겨울철에 저염 소금을 사용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생각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알코올 섭취와 뇌졸중의 발생과는 연관이 없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프랑스의 연구 결과에서는 과음이 혈전과는 무관하나 뇌출혈의 위험이 높아진다고 하였다. 규칙적으로 과음을 하는 사람들은 평균 60세에 뇌졸중이 발생하였다고 하며, 술을 많이 마시지 않는 사람들보다 14년 일찍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하였다. 또한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들은 흡연을 할 가능성이 더 높고 자주 넘어지고 간이 좋지 않을 가능성이 많아 더 젊은 나이에 심각한 뇌졸중에 기여한다는 것을 명심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대기오염도 뇌졸중의 주요 위험 요소라고 한다. 대기오염이 폐, 심장 질환뿐만 아니라 뇌졸중의 발생 원인이 된다고 하니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한 전반적인 국가적 정책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전 세계적으로 보면 뇌졸중의 발병의 90% 이상이 수정 가능한 위험 요소와 관련되어 있으며, 뇌졸중 위험 요소를 제어하게 되면 모든 뇌졸중의 거의 75%를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특히 추운 겨울에는 고혈압, 당뇨병 환자분들은 철저한 자기 관리가 필요하다. 따뜻한 녹차나 커피도 뇌졸중 위험을 예방한다고 하니 올 겨울은 차를 많이 마시면서 추운 날씨를 이겨 내야겠다.
노희준 (gurazip@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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