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별 금융상품]세계 최초 골프ETF까지..판 커지는 테마형 ETF
메타버스·친환경 등 테마ETF '쑥쑥'
'골프·친환경·메타버스'. 최근 증시에 입성한 상장지수펀드(ETF)의 이름에 포함된 단어들이다. 지수를 추종하는 ETF가 대다수였던 과거와 달리 전기차와 반도체 등 다양한 테마를 주제로 하는 ETF가 등장하면서 최근 테마형 ETF가 ETF 시장의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테마형 ETF가 올 들어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당분간 테마형 ETF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골프족 늘며 세계 첫 골프ETF도 등장
골프는 코로나19 이후 등산과 함께 MZ세대의 유입이 가장 활발한 스포츠로 떠올랐다. 과거에는 두 스포츠 모두 중년의 전유물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MZ세대에게 가장 '힙'한 스포츠로 꼽힌다. 특히 골프의 경우 최근 골프장 예약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는 말이 나올 만큼 그 인기가 심상찮다.
간단한 장비만 있으면 할 수 있는 등산과 달리 골프는 옷부터 골프채, 스크린 골프 연습장 등 돈이 들어가는 곳이 많다. 골프 인구 증가와 함께 골프 관련 산업의 시장도 함께 커지고 있는 것이다. 골프 산업이 커지면서 증시에서도 골프 관련 기업이 주목 받고 있다.
최근에는 골프를 테마로 한 ETF가 상장하면서 국내 골프 산업에 한 번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도 등장했다. 지난 24일 상장한 HANARO Fn 골프테마 ETF다.
HANARO Fn 골프테마 ETF는 NH아문디자산운용이 내놓은 세계 첫 골프 테마형 ETF로 FnGuide 골프 테마 지수를 기초지수로 하는 패시브ETF다. 기초지수 구성 종목에는 자회사 카카오 VX를 통해 스크린 골프 사업을 하고 있는 카카오게임즈(16.93%)와 골프웨어 브랜드 왁과 지포어 등을 운영하느 코오롱인더(10.99%), 이마트(8.89), 스크린골프 사업을 하는 골프존(8.89%), 카카오(8.53%) 등이 포함됐다.
이외에도 골프장 사업과 관련한 두산과 한라, KMH와 골프의류 관련 종목인 휠라홀딩스와 크리스에프앤씨, 한세실업, 사조산업 등을 포함해 국내 골프 관련 기업 30개 종목을 담고 있다.
골프ETF의 등장은 최근 국내 골프 시장이 급성장 중인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골프 시장은 지난해 코로나19 이후 폭발 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규모로 커졌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골프장 산업의 전체 시장규모는 약 7조원에 달했다. 2019년 대비 18.3% 증가한 수치로 역대 최고치다. 골프 인구 역시 2017년 대비 33% 늘어난 515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중 MZ세대가 22%로 최대 115만 명에 이른다. 주 52시간 근무 시행으로 여가 시간을 확보한 것도 20~30세대의 골프 인구 유입에 큰 역할을 했다.
상장 첫날 하락세로 장을 시작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HANARO Fn 골프테마 ETF는 상장 첫날 시가 대비 1.86% 떨어진 9755원에 거래를 마친 후 이날까지 3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아쉬운 초반 성적표를 기록했다. 첫날인 24일 8.71% 하락한 골프존을 비롯해 구성 상위 종목 대부분이 하락한데다 코스피도 약세를 보인 탓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골프 산업이 앞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큰 만큼 향후 전망은 나쁘지 않은 편이다. KB증권은 골프를 수소와 세포치료제·의료기기·우주항공과 함께 내년 증시에서 부각될 테마 중 하나로 꼽았다.
메타버스·기후변화까지…늘어나는 테마ETF
이처럼 골프 ETF를 비롯한 테마형 ETF의 신규 상장이 줄을 이으면서 테마ETF 시장의 규모는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
지난달 이후 국내 시장에 상장한 ETF 19종 중 14종이 테마형 ETF에 달할 정도로 테마형 ETF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뜨거운 상황이다. 국내 ETF시장에서 테마형 ETF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지난해 말부터 급격히 상승하기 시작해 최근 15%를 돌파했다.
지난달 13일에는 KODEX-K메타버스액티브 ETF와 TIGER Fn메타버스 ETF, HANARO Fn K-메타버스MZ ETF, KBSTAR iSelect메타버스 ETF 등 메타버스 테마ETF 4종이 상장했다. 21일에는 KBSTAR 글로벌클린에너지S&P ETF가 뒤를 이었고, 29일에는 KRX 기후변화 솔루션지수를 추종하는 ETF 6종이 동시 상장했다. 이달 16일에는 에셋플러스 코리아플랫폼액티브 ETF와 MASTER 스마트커머스액티브 ETF, MASTER 테크미디어텔레콤액티브 ETF가 뒤를 이었다.
테마형 ETF의 유행이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인 흐름으로 나타나면서 테마형 ETF의 성장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미국 테마ETF의 시가총액은 2019년 말 273억달러에서 올해 10월 1400억달러로 불어나면서 5배 증가했다.
급격한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올 3분기말 기준 미국 시장에서 테마형 ETF가 전체 ETF 시가총액 중 차지하는 비중은 2% 수준에 불과하다. 테마형 ETF의 성장이 이제 갓 시작된 데다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하면 당분간 테마형 ETF의 성장은 꾸준히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테마 투자는 전통적인 업종이나 섹터 구분보다 구조적 성장이 예상되는 테마에 더 직접적이고 집중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며 "국내는 250조원이 넘는 퇴직연금 적립급 중 1.2%만 ETF 등 직접 투자에 사용되고 있는 만큼 향후 거래가 활발한 테마형 ETF 상품으로 꾸준히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ETF에 투자할 수 있는 확정 기여형(DC)과 개인형 퇴직연금(IRP)의 비중이 커지고 있는 점도 테마형 ETF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익진 (jinlee@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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