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구족 잡아라" 해외직구 공들이는 e커머스
[편집자주] 쇼핑 좀 해본 사람만 한다던 해외직구의 문턱이 확 낮아졌다. 한국어 상품설명부터 주문 후 3~5일만의 배송, 간편한 환불·반품까지. 아마존이 11번가와 손잡고 국내에 진출하고, 쿠팡 등 e커머스업체들이 해외직구 시장잡기에 목을 매면서다. 일상화되고 있는 해외직구의 세계를 들여다본다.
코로나19(COVID-19)로 해외여행이나 면세점 이용이 어려워져 해외직구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해외직구족'을 모시기 위한 e커머스 업체들의 경쟁도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아직 뚜렷한 시장 선도업체가 없는 해외직구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협업, 무료배송, 빠른 배송, 제품 및 국가 다양화 등을 앞세워 치열한 경쟁을 펼쳐지고 있다.
27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쿠팡, G9, 11번가, 롯데온, SSG닷컴 등 국내 e커머스 업체들은 해외직구 시장을 겨냥해 관련 서비스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해외직구 시장이 매년 두자릿수 이상으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시장선도업체는 없다. 적지 않은 소비자들이 미국, 일본, 중국, 독일, 영국 등 다양한 국가에서 아마존, 알리바바, 라쿠텐 등의 여러 사이트를 이용해 직접 구매 후 한국으로 직배송이 되지 않는 경우 배송대행사를 이용해서 물품을 받고 있다. 다만 이 방식은 느린 배송과 낮은 상품 신뢰도, 결제·환불의 어려움, 직배송이 되지 않는 경우 배송대행지 사용 등의 불편함이 있어 이 틈을 국내 e커머스들이 파고 들고 있다.
업체들은 해외직구 카테고리에서 압도적인 1위 업체가 되기 위해 자본 투자, 인력 모으기에 나섰다. 쿠팡은 2017년부터 '로켓직구' 서비스를 시작하며 미국에서 소싱한 상품을 국내 소비자에게 판매해왔다. 미국 법인 쿠팡 글로벌 엘엘씨(Coupang Global LLC)에서 물류창고를 마련해 건강식품, 주방용품, 가전디지털 등 미국 상품을 로켓직구로 전달했다. 해외 법인을 통해 직소싱하면서, 로켓직구 상품 해외 정품 보증 등을 통해 해외 직구에 대한 신뢰도를 높였고 모든 제품을 평균 3~4일 만에 배송했다.
소비자들의 중국 상품 직구가 늘어나자 쿠팡은 지난해 12월 중국 현지에 '쿠팡 상해 무역 유한회사(Coupang Shanghai Trading Co., Ltd)'를 설립하고 지난 3월부터 중국 로켓직구 서비스를 시작했다. 중국은 미국에 이은 양대 해외직구 시장으로 국내 전체 해외직구의 21%가 중국발 직구 상품이다. 쿠팡은 중국으로까지 서비스 국가를 확대해 더 많은 직구 소비자를 '쿠팡 로켓직구'로 유입시키겠다는 포부다.
11번가는 지난 8월말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를 론칭하며 세계 최대의 e커머스인 아마존과 협업을 시작했다. 이번 블랙프라이데이에는 아마존과 직접 협업해 공동으로 할인을 기획하고 행사를 진행한다. 즉 기존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인기제품뿐만 아니라 아마존에서 판매하는 5만여개 인기 상품이 할인 판매된다.
롯데온, SSG닷컴은 조직을 정비하고 카테고리를 신설하며 해외직구 강화에 나섰다. 롯데온은 해외직구 시장이 급격히 커지자 올 여름 조직 내에 '해외직구셀'을 새로 만들어 전문 인력을 충원했다. 해외직구셀을 총괄하는 이는 해외직구 분야에서 10여년 근무한 관련 전문가를 데려왔고, 내부 인력을 여럿 해외직구셀에 인력으로 넣었다.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도 기존 1주 진행에서 2주 진행으로 기간을 늘렸다.
SSG닷컴은 지난해 3월 해외직구 카테고리를 신설하고 해외직구 전문관을 통해 국가별 및 카테고리별 상품을 제안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대비 운영상품수(SKU)가 250만개 이상 늘었고, 지난해 대비 매출이 3배 이상 증가했다.
G9는 콘셉트를 '해외직구 특화 쇼핑몰'로 정하고 앞으로 해외직구 상품군을 크게 늘리기로 했다. 현재는 전체 상품군의 4분의 1에 불과한 직구 상품이 향후엔 과반수를 넘을 전망이다. 또 미국, 중국, 유럽 등으로 한정돼있는 직구 상품군 국가도 앞으로는 더 다양하게 늘려나갈 방침이다.
한 e커머스 관계자는 "해외직구 시장은 매년 두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며 "레드오션 국내 e커머스 시장에서 그나마 성장성이 보이는 만큼 업체 간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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