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부인 이순자 "남편 대신 사죄.. 생전 자신 불찰이라고 말해"
지난 23일 별세한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 여사가 “남편의 재임 중 고통을 받고 상처를 받으신 분들께 남편을 대신해 특히 사죄를 드리고 싶다”고 27일 밝혔다.
이 여사는 이날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발인에서 유족 대표로 나와 “돌이켜보니 남편이 공직에서 물러나시고 저희는 참 많은 일을 겪었다. 그럴 때마다 모든 것이 자신의 불찰이고 부덕의 소치라고 말하곤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 전 대통령 측이 과오에 대해 사과한 것은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무력진압 이후 41년여만에 처음이다.
유족들은 5일장을 치르는 동안 5·18 민주화운동 등에 대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의 물음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해왔다. 그러다 결국 전 전 대통령 화장 직전에 이르러 고개를 숙였다.
이날 사과는 이 여사가 미리 종이에 써온 추도사를 읽던 도중 나왔다. 이 여사의 추도사 낭독은 3분15초가량 걸렸다. 이 중 사죄의 뜻을 15초였다.
이 여사는 추도사 낭독 중 “남편은 2013년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고 기억 장애와 인지 장애로 고생하던 중 지난 8월에는 다발성 골수종이라는 암 선고까지 받게 됐다며 “힘겹게 투병 생활을 인내하던 지난 23일 아침 제 부축을 받고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갑자기 쓰러져 저의 품에서 마지막 숨을 거뒀다”고 전 전 대통령의 사망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62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부부로서 함께 했던 남편을 떠나보내는 참담하고 비참한 마음을 이루 말할 수 없었지만, 고통 없이 편안한 모습으로 이 세상과 하직한 것은 감사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전 전 대통령의 유언도 전했다. 이 여사는 “남편은 평소 자신이 사망하면 장례를 간소히 하고 무덤도 만들지 말라고 했다”며 “또 화장해서 북녘 땅이 보이는 곳에 뿌려 달라고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갑자기 닥친 일이라 경황이 없던 중 여러분의 격려와 도움에 힘입어 장례를 무사히 치르게 됐다”며 “이제 남은 절차에 대해서는 우선 정신을 가다듬은 후 장성한 자녀들과 충분한 의견을 나눠 남편의 유지를 정확하게 받들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 여사는 “여러분의 격려와 기도의 힘으로 장례를 무사히 치르게 됐다”며 “이제 남은 절차에 대해서는 충분한 의견을 나누겠다”고 했다.
아울러 “장례기간 동안 경황이 없어 조문오신 분들께 미처 예를 다하지 못했다. 너그럽게 용서해달라”며 “장례식을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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