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티콘과 두부밥 톡톡 튀는 청년
◀ 김필국 앵커 ▶
경제협력을 통해 남북의 평화와 번영을 도모한다는 평화경제, 최근 이 평화경제를 주제로 청년들이 톡톡 튀는 사업 아이디어를 쏟아낸 자리가 있었다고 합니다.
◀ 차미연 앵커 ▶
단순한 아이디어 차원이 아니라 구체적인 사업성을 따져 이미 창업을 했거나 창업을 앞두고 있는 젊은이들이라는데요.
그 현장에 이상현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곡선 형태의 독특한 건축양식으로 주목을 받으며 7년전 완공돼 이제는 지역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이곳에 최근 개관한 화상회의 스튜디오에서 특별한 발표대회가 열린다고 해서 찾아가봤습니다.
스튜디오 옆 대기실에 가보니 몇몇 청년들이 띄엄띄엄 앉은채 긴장된 표정으로 각자 뭔가를 열심히 준비중입니다.
[이미현/대학생] "(몇 번째 순서에요?) 저는 마지막이에요. (더 긴장되겠다 마지막이라, 각오 한말씀?) 각오는 뭐..1등 했으면 좋겠습니다."
시도지사협의회와 수도권 지방자치단체들이 공동 개최한 청년 평화경제 오픈랩 프로젝트.
[박찬숙/시도지사협의회 남북교류지원부장] “(남북)교류협력사업을 지자체가 하기 위해서는 그 지역민들에 대한 공감대를 얻어야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런 부분을 지자체가 하기 위해서 저희 협의회와 그리고 수도권 지역이 같이 하게 되었습니다.“
[이상현 기자/통일전망대] "청년들이 남북의 평화경제를 위한 사업 아이디어를 발표하는 이번 대회는 작년에 이어 두번째로 열리는건데요, 어떤 아이디어들이 나왔을까요? 함께 들어가보시죠."
지난해보다 50%나 늘어난 총 551개의 아이디어가 쏟아졌고 지난 수개월간 그 의미와 사업성이 심사됐다는데요.
이를 거쳐 최종선발된 6개팀이 지난 한달간의 사업추진 결과물을 공개하는 자리입니다.
온라인으로 생중계된 이날 대회에서 첫번째 발표자로 나선 청년은 이모티콘 사업을 들고 나왔습니다.
한민족의 상징인 호랑이 한쌍, 수컷 백두와 암컷 한라를 캐릭터로 해서 움직이는 모양의 시제품까지 완성해 공개했고 머그컵 등 다양한 상품으로의 확장성을 강조했습니다.
[정직한/스마트스토어 창업]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SNS 이모티콘에 통일의 메시지를 담아 배포함으로써 일상에서 통일에 대해 자연스러운 관심을 갖게 하는 것, 이것이 저희 평화티콘팀의 목표입니다."
두번째 발표자는 여행을 좋아한다는 청각 장애인 3명이 뭉친 팀으로, 본인들의 불편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남북 수어로 여행용 회화책을 만들어냈습니다.
[임서희/청각장애인(수어 음성통역)] "많은 여행서적이 있지만 수어로 만들어진 여행서적은 하나도 없습니다. 지금 남북이 분단된 한국에서 살고 있는 한국 농인으로서 저희는 이 부분에 대해 집중하고 또 고민해보았습니다. 남북의 수어가 다른 것을 가지고 우리가 남북 수어회화를 통한 여행책을 만들어보자."
북한식 수어를 QR코드를 통한 동영상으로도 제작해 직접 볼 수 있게 했고, 수어가 포함된 기차표같은 연계상품도 선보여 주목을 끌었습니다.
[정완숙/심사위원] "남쪽 수어와 북쪽 수어를 같이 이미지 작업을 해놓으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인천의 청년 창업지원센터에서 만난 5명이 의기투합했다는 팀은 음식을 선택했습니다.
[주평강/식품제조 창업] "한 집에 살면서 같은 음식을 먹는 사람이 식구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우리는 한반도라는 같은 집에 살면서 다른 음식을 먹는데 서로 어떤 음식을 먹는지 모른다 어찌보면 남보다 못한 사이지 않나? 어떻게 하면 이 관계를 좁힐 수 있고 서로에 대한 관심을 이끌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을 했습니다."
북한식당과 탈북민들을 찾아다니며 이것저것 맛을 보고 만들어도 본 끝에 북한의 간식, 두부밥으로 간편식인 밀키트를 만들었습니다.
다과 밀키트도 나왔는데요.
10년지기 두 친구가, 남북사이같은 모든 긴장된 관계들이 이완되는 순간엔 차와 간식, 다과가 함께 해왔다는 점에서 착안해 북한식 다과상을 시제품으로 선보였습니다.
[김채은/대학원생] "한 사람이 다과상을 즐기는 일상적인 평화가 한반도 평화에 이바지할 수 있는 일부로 자리잡을 수 있는 그런 인식적이고 생활적인 정착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대전에서 온 20대 청년은 북한 술을 탐문하고 연구해 북한 전통주를 내놓았고요.
[황주상/주조업 창업] "북한에서 나온 술을 가장 완벽하게 표현한 술이라고 탈북민들이 먼저 지원을 해주셔서 그런 식으로 스토리를 입혀서 같이 브랜딩을 할 계획입니다."
대기실에서 만났던 여대생은 우리 사회 청년들의 어려움을 빗대며 가상세계를 활용한 통일교육 시스템을 시연해 보았습니다.
[이미현/IT 스타트업 창업] "가상세계는 멀리 있지 않습니다. 현실세계의 벽은 너무나 두껍습니다. 청년들은 거기서 많은 좌절을 맛봤고 더 이상 좌절할 공간이 없습니다. 기회의 총량이 필요합니다. 넓은 기회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저희는 가상세계를 원합니다. 가상세계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새로운 역경을 맛볼 기회가 필요합니다. 여러분이 저희의 기회가 되어 주십시오."
이 6개팀중 대상은 남북수어 여행 회화책을 선보여 눈길을 끈 청각장애인 팀에게 돌아갔습니다.
[임서희/대상(남북수어 여행 회화책)] "대상도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는 생각도 들고 또 어떻게 보면 책임감도 하나 더 주신 것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이런 것들에 대해서 공감하면서 좀더 책임감있게 저희가 잘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하승창/심사위원장] "우리 청년들이 통일에 관심이 없다 남북문제에 관심이 없다고 그러는데 평화경제라는 단어로 딱 (제시)하니까 아주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아이디어들을 많이 내놓아서 저희도 많이 놀랐거든요."
펀딩 등으로 자금과 공간을 마련해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판매에 나설거라는 젊은 사업가들.
통일시대의 주축으로 활약할 날을 꿈꾸며 오늘도 힘차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통일전망대 이상현입니다.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unity/6318691_291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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