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건강]소아 실명의 주된 원인, '미숙아 망막병증'

이순용 2021. 11. 27.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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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영 경희대학교병원 안과 교수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미숙아 망막병증은 소아 실명의 주요한 원인 중 하나로 미숙아 망막혈관 발달 과정의 이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일련의 질환들을 총칭한다. 신생아의 출생 당시 재태연령 및 체중, 그리고 과도한 산소투여가 미숙아 망막병증의 중요한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다. 최근 산과학 및 신생아 의학의 발전으로 고위험군인 저체중출생아의 생존율이 높아지면서 미숙아 망막병증의 발생은 다시 증가 추세에 있다.

경희대병원 안과 김기영 교수는 “미숙아망막병증은 전체 미숙아의 25%정도에서 발생하지만, 대부분은 특별한 치료 없이 경과 관찰 중 자연적으로 퇴행한다”며 “하지만, 미숙아망막병증이 있는 신생아 중 10-15%는 치료가 필요한 미숙아망막병증으로 발전하고, 일부에서는 치료에도 불구하고 심각한 시력 소실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미숙아 망막병증의 병인을 살펴보면, 미숙아가 망막의 혈관형성이 완전히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태어난 후 망막의 무혈관 부위가 저산소 상태에 놓이면서 망막혈관은 혈관화된 부위와 무혈관 부위의 경계에서 성장을 멈춘다. 이후 안구가 성장함에 따라 무혈관 부위가 넓어지고 시세포의 대사가 활발해지면서 망막의 산소 요구량이 많아지게 되지만 이전 혈관폐쇄단계에서 성장을 멈추었던 혈관으로 인해 산소 공급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하면서 무혈관 망막은 산소 부족 상태에 놓이게 된다. 이로 인해 새로운 혈관 증식이 일어나게 되며, 발생한 신생혈관은 망막의 섬유혈관성 증식을 유발, 악화될 경우 망막박리로 이어지게 된다.

김기영 교수는 “미국 안과학회에 따르면, 미숙아망막병증의 치료시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출생 후 4-6주 사이 또는 재태주수 31-33주 사이에 첫 검사를 시행할 것을 권하고 있다”며 “실제로는 환아 의 전신적인 상황과 미숙아망막병증의 진행속도를 고려해 검사자가 탄력적으로 검진 시기를 조절할 수 있는데 치료 시에 미숙아망막병증 단계가 진행할수록 치료 결과가 나쁘기 때문에, 진단 후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미숙아 망막병증에 대한 1차 치료로 알려져 있는 레이저 광응고술은 무혈관 망막부위에 레이저를 조사함으로써 망막의 산소요구량을 감소시키고 혈관성장인자의 발현을 줄인다. 하지만 이 치료법은 레이저로 인해 주변부 망막에 흉터가 남게 되고, 무혈관 부위에 망막의 혈관 화가 이루어지지 않으며 추후 주변부 시야의 결손이 발생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김기영 교수는 “최근 시도되고 있는 유리체강내 항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 주입술은 기존의 레이저 광응고술보다 술기가 간편하고 소요시간이 짧으며, 망막에 레이저로 인한 흉터가 남지 않아 상대적으로 주변부 시야를 보존할 수 있고 무혈관 부위에 정상적인 혈관화가 진행된다는 장점이 있다”며 “그러나 안내염, 백내장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약물의 전신적 흡수로 인한 신경계 또는 타 장기의 발달 장애 가능성 등 안정성에 대한 부분이 단점으로 지목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단점을 최소화하고자 최근에는 미숙아망막병증에서 유리체강내 약물 주입 양을 성인의 1/5에서 1/40 까지 줄여 전신적 부작용의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양한 치료법 적용을 통해 우수한 치료결과를 내고 있지만, 아직까지 많은 수의 미숙아들이 자라면서 고도근시, 사시, 저시력 및 실명 등 후유증을 앓고 있는 상황이다.

김기영 교수는 “환아의 전신 상태와 미숙아망막병증의 상태에 따라 치료를 결정한다는 점에서 미숙아를 진료하는 소아과 의료진과 미숙아망막병증를 검진하는 안과 의료진의 유기적인 협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최근에는 미숙아망막병증의 발생과 상관없이 미숙 자체와 저체중이 안과적 합병증의 위험인자가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고 있는 바, 굴절이상과 사시 등 다양한 안과적 질환에 대한 조기 검진과 예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순용 (sy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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