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GGM 가보니 '캐스퍼 대박' 이유 있었네(영상)

김창성 기자 2021. 11. 27.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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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광주글로벌모터스, 캐스퍼의 힘찬 발걸음②] 로봇·노동자 호흡 '척척'.. 수출은 아직, 내수 확대 집중

[편집자주]국내 최초의 지역 상생형일자리로 설립된 광주글로벌모터스(GGM)는 세계 최고의 자동차생산회사를 지향한다. GGM은 최첨단 로봇과 평균 연령 28세의 젊은 노동자로 구성돼 주목을 받았다. ‘노사상생과 최고의 품질’을 외치며 법인 설립 2년 만인 지난 9월15일 양산 1호차 캐스퍼를 탄생시켰다. 캐스퍼의 흥행 대박으로 일각에서 제기된 비아냥을 잠재웠다. 이제 막 첫 테이프를 끊은 만큼 연간 10만대 생산 목표를 향해 질주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철저한 상생을 다짐한 노사의 호흡과 관련업계와의 탄탄한 생태계 구축은 GGM이 앞으로도 꾸준히 지속·발전시켜야 할 과제다. 광주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하면서 한국 자동차산업의 올바른 표본을 만들고 나아가 세계 최고의 자동차생산회사를 꿈꾸는 GGM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GGM 최종품질검사라인에서 완성된 캐스퍼를 직원들이 검수하는 모습 /사진제공=한국자동차기자협회
▶ 기사 게재 순서
(1) 캐스퍼 인기, 광주형 일자리 검증했다
(2) [르포] GGM 가보니 ‘캐스퍼 대박’ 이유 있었네(영상)
(3) [시승기] 캐스퍼 상품성 어떻길래… 겉보기완 달리 완성도 높아 호평
“다들 그게 되겠냐고 했지만 우린 결국 대박을 이뤄냈죠.”
광주글로벌모터스(GGM)에서 근무하는 한 젊은 노동자는 자신감이 넘쳤다. 작은차라고 무시 받던 ‘캐스퍼’가 흥행 대박을 치는데 자신도 작게나마 힘을 보탰다며 뿌듯해 했다. 곳곳에 럭셔리 자동차가 즐비하고 세련된 전기자동차가 나오는 마당에 저 작은차가 뭘 해내겠냐는 비아냥을 들으면서도 GGM 구성원들은 묵묵히 자기 자리에서 제 역할을 해냈다. 최근 직접 방문한 GGM의 분위기는 왜 캐스퍼가 이른바 ‘대박’을 쳤는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로봇이 척척… 자동차 공장이야, 미래도시야?”


차체공장에서 용접이 끝난 캐스퍼 틀이 도장공장으로 이동하는 모습. /사진=김창성 기자
“대한민국 제1호 상생형일자리의 산실 GGM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캐스퍼 생산라인을 방문한 기자의 눈에 김영권 GGM 생산본부장의 모습은 자신감과 자부심이 넘쳤다. 캐스퍼의 성공을 반신반의하던 사람들에게 보기 좋게 ‘한방 날린’ 그는 캐스퍼의 대박을 이끈 생산라인의 총지휘자다. 김 본부장은 캐스퍼가 시작부터 이른바 ‘될 놈’이었다고 강조했다.
 
“노사 상생과 최고의 품질로 이뤄낸 기적이지만 GGM 법인설립부터 양산 1호차 생산까지 막힘없이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모습을 보며 저는 성공을 직감했습니다.”
김 본부장의 말처럼 GGM은 탄생부터 캐스퍼 생산까지 거침없는 행보의 연속이었다. 2019년 9월20일 법인을 설립한 이래 같은해 12월26일 광주 빛그린국가산업단지에서 생산라인 착공식을 가진지 19개월, 공장 준공 4개월 보름 만인 지난 9월 양산 1호차 캐스퍼를 세상에 내놨다.
현대자동차의 위탁을 받아 생산한 캐스퍼는 출시와 동시에 예상을 뛰어넘는 흥행으로 GGM 구성원뿐만 아니라 자동차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작은차도 된다’는 인식을 심어줬다.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퇴임 후에 타겠다며 직접 캐스퍼를 구매했다.
도장공장에서 도색이 끝난 캐스퍼가 조립공장에 도착한 모습. /사진=김창성 기자
이 같은 캐스퍼 대박의 시작은 GGM 생산라인에 있다. 두 눈으로 확인한 GGM 생산라인은 웅장한 미래도시를 방불케 했다. 귓가를 찌르는 로봇 기계음이 사방에서 들려왔지만 불쾌함보다는 신기한 기분이 더 컸다. 자동차공장 방문이 처음이라 당연히 생산라인 곳곳에 사람이 북적일 줄 알았는데 예상과 달리 로봇이 척척 모든 것을 해냈다.

생산라인에서 처음 방문한 곳은 차체공장이었다. 쉽게 말해 자동차의 뼈대인 본체를 만드는 곳이다. 이곳에서 캐스퍼의 문과 보닛, 트렁크 지붕 등을 로봇이 용접해 붙인 뒤 캐스퍼의 색상을 입히는 도장공장으로 이동한다.

로봇을 보자마다 카메라를 꺼내 셔터를 누르려는 순간 김 본부장이 황급히 제지했다. “여기는 찍으시면 안돼요. 영업 기밀입니다.” 김 본부장은 생산라인을 방문한 기자에게 캐스퍼 대박의 산실을 자신감 있게 보여주면서도 당부의 말도 빼먹지 않았다. 그는 “GGM의 생산라인은 세계 최고이자 우리만 갖춘 최신 설비도 많아 밖으로 새나가면 절대 안 된다”면서 허용된 구간에서만 사진 촬영을 부탁했다.

그가 이렇게 철저한 보안을 요구하는 이유는 GGM이 최첨단 시설을 갖춘 곳이기 때문이다. GGM 생산라인의 대부분은 로봇을 활용한 자동 공정이다. 그렇다고 노사 일자리 상생의 표본인 GGM에 노동자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김 본부장은 “평균 나이 28세의 젊은 노동자 570여명이 5~6개월의 교육을 받고 생산라인에 투입됐다”며 “이 과정에서 차를 500~600번 조립하며 전문성을 키웠다”고 강조했다.


“캐스퍼 대박 꿀맛… 다음 모델 출시는?”


GGM 조립공장에서 직원들이 캐스퍼에 각종 부품을 조립하는 모습 /사진제공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차체공장 다음으로 들른 곳은 조립공장이다. 로봇이 캐스퍼의 뼈대인 차체를 맞추고 자동으로 도장공장으로 보내 색상을 입히면 다시 자동으로 조립공장으로 보내진다. 조립공장에서는 본격적으로 캐스퍼 조립이 시작된다.

조립공장 역시 로봇이 가득했지만 캐스퍼 완성차를 위한 세부적인 공정이 가득한 만큼 노동자의 근무 비율이 더 높았다. 조립공장에서는 뼈대가 완성된 캐스퍼에 노동자들이 직접 볼트를 조이며 세심하게 점검한다. 색이 입혀진 캐스퍼에 각종 부품과 전자장치를 부착하고 타이어와 휠을 결합한다. 조립이 끝난 캐스퍼는 최종 품질검사라인으로 이동하고 역시 노동자들이 직접 출고 전 최종 점검을 마친다.

캐스퍼 1대의 출고엔 각 단계마다 최소 수십 개에서 많게는 100개가 넘는 세부 공정을 거친다. 각 단계와 세부적인 절차 역시 대외비다. 1시간에 28대, 연 10만대의 캐스퍼 완성차가 모두 이 과정을 거쳐 빛을 본다. 로봇과 노동자 사이의 철저하게 계산된 호흡이 없다면 불가능한 공정이다.

이 과정을 거쳐 탄생한 GGM의 양산 1호차 캐스퍼는 조립동 입구 로비에 영구 보존돼 있다. 차 보닛에는 박광태 GGM 대표이사와 이용섭 광주광역시장, 정부 관계자 등의 서명이 가득하다. 박광식 GGM 운영총괄 부사장은 “캐스퍼 양산 1호차는 어디 안 가고 이곳에 영구보존 된다”며 “아직 수출계획은 없고 국내시장 반응이 좋은 만큼 당분간 내수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GGM 조립공장 입구 로비에 전시된 캐스퍼 양산 1호차 /사진=김창성 기자

GGM은 기념비적인 캐스퍼 1호차 양산을 시작으로 과제를 성공적으로 이뤄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글로벌 자동차용 반도체 대란을 비롯해 캐스퍼의 대박 흥행을 이을 후속 모델 발굴 역시 GGM의 품은 과제다. 박 부사장은 “캐스퍼 생산을 아슬아슬하게 맞추고 있지만 다른 완성차에 비해 반도체 대란의 영향을 덜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캐스퍼의 성공으로 후속모델 생산에 대한 관심이 큰 걸 잘 알고 있다”며 “다만 아직 후속모델 생산에 대한 정확한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박 부사장은 또 다른 숙제도 설명했다. 그는 “캐스퍼가 현재까지는 품질에서 합격점을 받고 있지만 소비자들로부터 지속적인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최고의 품질이라는 찬사를 지속적으로 받아야 한다”며 “파업 없이 상호 존중하는 철저한 노사상생을 바탕으로 세계최고 생산라인 GGM을 더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우리의 임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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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성 기자 solral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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