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없어도 아이 생긴다고?..인간들 얘기만은 아니었어 [사이언스라운지]
[사이언스라운지] "엄마, 아기는 어떻게 생기나요?"라는 어린아이의 질문에 부모는 어떻게 답을 해야 할까 고민을 하곤 한다. 어느 정도까지 깊이 있는 답을 해줘야 하는지는 질문을 한 아이의 연령대와 지식 수준에 따라 다를 것이다. 하지만 시작은 대부분 비슷하다. "남자와 여자가 만나 서로 사랑을 하면 말이야."
무정란에서 부화한 두 마리의 캘리포니아 콘도르는 각각 어미가 다른데, 이 어미들은 실제 수컷과 교미를 한 경험이 있었다. 한 어미는 교미를 통해 11마리, 또 한 어미는 역시 교미를 통해 23마리의 새끼를 봤다. 연구진은 "조류의 단성생식 사례는 굉장히 드물 뿐만 아니라 수컷과 접촉할 수 없는 환경의 암컷에게서만 발생하는 현상"이라며 "이번 단성생식은 수컷과 함께 생활하는 콘도르에게서 일어났기 때문에 매우 놀랍다"고 설명했다.
무성생식은 남성(수컷) 정자 없이 배아가 성장·발달하기 때문에 단성생식 혹은 처녀생식이라고도 불린다. 난자는 난모세포라는 세포에서 만들어지는데, 난모세포는 성숙하는 과정에서 분열을 거치며 쪼개진다. 이때 난자가 될 세포 하나가 영양분과 세포기관이 포함된 세포질을 모두 갖고 나머지 세포는 아주 적은 양의 세포질을 갖게 되며 아주 작은 세포가 된다. 이를 '극체'라고 한다. 난모세포가 분열된 것이기 때문에 난자와 극체는 동일한 유전자를 갖고, 생식능력이 없는 극체는 통상 소멸된다. 하지만 처녀생식은 난자의 염색체가 극체와 결합해 수정란이 된다.
하지만 모체의 유전자가 그대로 전해지면서 유성생식에 비해 유전질환이나 환경 변화에 매우 취약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 무성생식을 통해 태어난 캘리포니아 콘도르 두 마리 역시 수명이 각각 2년, 8년에 불과했다. 사망 원인을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콘도르가 70년 이상 생존할 수 있다고 알려진 장수 동물인 점을 감안해 보면 매우 이른 나이에 죽은 것이다.
논문에 따르면 조류의 처녀생식을 확인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65년과 1968년에 수행된 연구에서는 칠면조의 처녀생식이 확인됐다. 1924년과 2008년 수행된 연구에서 과학자들은 핀치와 사육용 비둘기의 처녀생식을 확인했지만, 비둘기의 경우 알이 실제 부화하지는 못했다.
지난 8월에는 10년간 암컷 상어 둘만 사육되고 있던 수조에서 새끼상어가 부화해 화제가 됐다. 이탈리아 휴양지인 사르데냐섬 내 수족관에서 암컷 돔발상어 두 마리가 살고 있던 수조에서 갑자기 상어 새끼가 발견됐다. 역시 단성생식을 통해 나온 새끼다. 일부 상어 종류에서 단성생식이 발견된 적은 있지만 돔발상어에서 단성생식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족관 측은 새끼 상어의 이름을 '희망'을 뜻하는 '이스페라(Ispera)'라고 지었다.
[이새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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