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급한데' 방역·민생 사이 갈팡질팡 정부..또 실기할까 우려

이형진 기자 2021. 11. 2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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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중증 연일 최다·11월 사망 600명 근접·대기 환자 1300명대
'거리두기'로 U턴 고사하고 방역패스도 '난항'
21일 오전 서울역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체 검사를 받고 있다. 2021.11.21/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국내 신종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상황이 하루가 다르게 나빠지고 있지만, 정부는 방역과 민생의 갈림길에서 갈팡질팡 하는 모습이다.

정부는 당초 26일 방역대책을 발표할 계획이었지만,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며 발표를 29일로 미뤘다.

대신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특별방역대책회의를 주재한다. 방역 상황의 엄중함에는 인식을 같이 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하루라도 빨리 실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위중증·사망자·대기 환자 등 방역지표들 '최악'

방역당국이 매일 숫자 통계로 발표하는 지표들은 하나같이 '빨간불'을 켰다.

26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3901명으로 4000명 안팎의 규모를 보였다. 단계적 일상회복 도입 초기 1000~2000명대에서 2배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재원중인 위중증 환자는 617명으로 나흘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고, 사망자는 39명 발생했다. 올해 들어 가장 많은 사망자 기록으로, 11월 누적 사망자는 591명으로 600명선을 내다보고 있다.

병상 현황도 심각하다. 이날 0시 기준 병상 대기자는 1310명으로 처음으로 1000명선을 넘어섰다. 전날 940명 대비 370명이 늘었다. 확진자가 몰리는 수도권의 중환자 병상은 전체 695개 중 587개가 사용 중으로 84.5%의 가동률을 보였다.

지자체 집계 등을 종합한 결과 26일 오후 6시 기준 확진자는 최소 2282명이다. 전날 같은 시간 기준으로 2062명(익일 통계 발표하는 부산 제외)의 확진자가 발생한 것을 고려하면 27일 0시 기준 확진자는 4000명 이상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거리두기'로 돌아가진 않는데…방역패스 확대도 '민생'에 걸림돌

이같은 상황에도 정부는 위드코로나 이전의 '거리두기'로는 다시 돌아가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김부겸 국부총리는 26일 기자간담회에서 "되돌아간다는 것은 그렇게 쉽지 않다"고 밝혔다. 일상회복지원위원회에서도 방역의료분과 측에서 사적모임 제한 강화 필요성을 제시했지만,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방역패스 유효기간 설정·대상 확대 등을 검토했는데, 이마저도 소상공인 측의 반대로 도입이 쉽지 않다.

위원회에서 방역패스 확대 방안이 검토되자, 소상공인연합회는 25일 긴급 입장문을 통해 "방역패스 확대 적용에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소상공인·자영업자 측에서는 방역강화와 함께 손실보상이 패키지로 가야 한다고 주장한 상황이다.

정부는 추가 논의를 위해 오는 29일로 발표 일정을 변경했지만, 민생·경제 상황에 밀려 방역 대책 도입의 시기가 밀린 것으로 읽힌다.

김 총리는 "(방역 패스나 부스터샷으로) 사람들이 협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당장 방역패스 확대해도 효과 한달 걸려…최대한 빨리 방안 내놔야"

전문가들은 지금 당장 방역 대책을 강화하더라도 늦었다는 지적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지금 당장 방역패스를 확대하더라도 효과가 나타나려면 한달 이상 걸릴 것"이라며 "그럼 그 기간 동안 확진자는 계속 늘고 중환자도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연일 방송 등에서 방역 강화 필요성을 언급해왔던 이재갑 한림대 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책은 언제나 그렇지만 시기가 중요하다"며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이야기는 재난에서 통하지 않는다. 늦었다고 생각하면 정말 늦은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가장 시급한 것은 중환자와 사망자를 줄이는 일이다. 거리 두기로 돌아가는 게 답"이라며 "29일까지 최대한 빨리 구체적 방향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역강화 조치 발표를 앞두고 29일 오후 2시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특별방역점검회의가 열린다. 정례적으로 실시하는 오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 일정이 추가됐다.

이 자리에는 김부겸 국무총리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장 등이 참석한다.

오후 5시쯤에는 복지부·행안부·교육부 장관이 공동 브리핑을 갖고 방역점검회의에서 결정된 내용을 설명하게 된다.

h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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