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등급제 없었다면 보상금만 45억..더이상 피눈물 계약은 없다

입력 2021. 11. 27. 04:30 수정 2021. 11. 27. 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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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만약 FA 등급제가 도입되지 않았다면?

KBO가 공시한 FA 자격 선수 19명 중 14명이 FA를 신청했다. 이들은 26일부터 10개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이 가능하다.

KBO가 공시한 FA 승인 선수 14명을 살펴보면 그야말로 각양각색이다. FA 등급제로 나눠보면 A등급은 4명, B등급은 6명, C등급은 4명이 있다.

하지만 만약 FA 등급제가 시행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분명 14명 모두 FA를 신청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A등급 선수의 경우에는 기존 보상 규정을 따르고 있다. 타구단이 A등급 선수를 영입하면 원소속구단에 연봉 300%의 보상금 또는 연봉 200%의 보상금과 보호선수 20명 외 보상선수 1명을 내줘야 한다. 특급 선수의 레벨이어야 이러한 보상의 위험 부담을 안고 영입에 나설 수 있다.

FA 등급제는 불과 1년 전부터 시행되고 있다. 이전까지는 모든 선수들이 'A등급'이나 마찬가지였다. 선수의 레벨은 천차만별인데도 보상 규정이 똑같이 적용되면서 준척급 선수들의 이동에 제한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올해 C등급을 받은 선수 중 연봉이 가장 높은 박병호의 경우에는 만약 FA 등급제가 없었다면 보상금이 최대 45억원에 이른다. 200%를 적용해도 30억원이다. 이와 같은 보상 규정이 적용된 상태에서 원소속팀과 협상이 원만하지 않았다면 눈물을 머금고 재계약을 하거나 사인 앤드 트레이드 방식으로 이적했을 가능성이 크다.

생애 첫 FA 권리를 행사한 박병호처럼 FA 등급제를 통해 C등급을 받은 선수들은 타구단이 원소속구단에 보상선수 없이 보상금(연봉 150%)만 건네주면 영입이 가능하다. 물론 박병호는 150%를 적용해도 22억 5000만원이라 적은 금액은 아니지만 그래도 등급제가 없는 것보다는 훨씬 사정이 낫다.

박병호만 이러한 혜택을 보는 것이 아니다. C등급을 받은 정훈은 벌써부터 FA 시장의 '블루칩'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올해 정훈의 연봉이 1억원이라 보상금이 겨우 1억 5000만원에 불과해 '가성비 FA'로 관심을 끄는 중이다. 역시 등급제가 없었다면 이러한 언급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올해 유난히 주목을 받는 포수 FA 시장도 A등급을 받은 선수가 없어 더욱 주목을 받는 것이 분명하다. 생애 세 번째 FA 권리를 획득한 강민호와 백업 포수로서 가치를 보인 허도환 모두 C등급을 받았다.

당초 연봉 자진 삭감으로 B등급을 노렸던 서건창은 LG로 트레이드된 후 A등급으로 분류되는 예상 밖의 불운이 닥치면서 결국 FA 신청을 포기하는 케이스가 발생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선수들은 FA 등급제로 혜택을 보는 분위기다.

'귀족들의 잔치'로 불렸던 KBO FA 시장이 점점 기회의 문을 넓히고 있다. 2022시즌 종료 후에는 FA 취득 기간이 고졸 8년, 대졸 7년으로 1년씩 단축되면서 더 많은 선수들이 혜택을 누릴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박병호(첫 번째 사진)와 정훈. 사진 = 마이데일리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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