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책꽂이] 시인 김현의 '패딩 꺼내며 읽는 에세이 5′
김현(41)은 시집 ‘입술을 열면’으로 신동엽문학상을 받은 시인이면서, ‘아무튼, 스웨터’ 같은 에세이를 쓴 산문가이기도 하다. 신작 에세이 ‘다정하기 싫어서 다정하게’는 지금 곁에 있는 이들을 한번 더 생각하게 한다. “아버지가 더 노쇠하기 전에 아버지를 예뻐해야지. 아버지라도 예뻐서 다행이라고 말하면서.”
예상보다 이른 찬 바람이 불면서, 올겨울은 따스한 스웨터 질감을 즐길 시간도 없이 패딩을 꺼내 입었다. 패딩은 한 해가 끝나감을 알리는 신호다. 시인이 권하는, 이 시기에 읽으면 좋을 에세이집.
제목 | 저자 | 출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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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 황정은 | 창비 |
어린이라는 세계 | 김소영 | 사계절 |
망명과 자긍심 | 일라이 클레어 | 현대문화 |
알고 싶지 않은 것들 | 데버라 리비 | 플레이타임 |
작은 파티 드레스 | 크리스티앙 보뱅 | 1984Books |
이맘때가 되면 많은 이가 지난 수개월을 이리저리 돌아보고, 정리하며, 인생 한 철을 스스럼없이 결산한다. 올해는 다들 마스크를 벗고도 쓴 것 같은 기분으로 어느 때보다, 그 무엇보다 ‘목숨’에 관하여 생각했을 테다. 목숨은 살아 있는 힘. 후회, 반성, 결심. 그 연쇄 과정 중에 마음잡고 황정은의 ‘일기’(창비)를 살펴보는 것도 좋겠다. 남이 어떻게 살았는지 아니 살아남았는지, 남―남이 창조한 세계 속 인물―과 내가 어떻게 연결됐는지를 파헤치다 보면 누군가는 인생에 쪼끔 도움 되는 결심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일기를 쓰자. 내년엔 남을 기록하자 같은. 작년에도 했음직한 그런 결심을. 그러나 패딩을 꺼내 입고도 “추워 죽겠네” 하는 사람이, “이제 좀 살겠네” 하는 사람이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여하간 결심부터가 살아가는 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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