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노동·권력이 모여 도시라는 유기체가 됐다
유석재 기자 2021. 11. 27. 03:04
무엇이 도시의 얼굴을 만드는가
리처드 윌리엄스 지음 | 김수연 옮김 | 현암사 | 336쪽 | 1만6000원
에든버러대 교수로 도시의 ‘시각 문화’를 연구하는 저자는 영국의 산업도시 레스터의 한 회전 교차로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중 주변을 둘러본다. “19세기 산업혁명 시대에 지어진 벽돌 공장 건물들, 2차대전 직후 스웨덴 양식으로 지어진 저층 공영 주택들, 고가도로 옆 20층 모더니즘 건물들이 별다른 질서 없이 마구 뒤섞여 있다.” 도시가 왜 이런 모습일까? 그건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도시가 ‘설계’된 것이 아니라 유기체처럼 ‘프로세스’에 따라 만들어졌다는 설명이다.
그 프로세스의 요소는 여섯 가지다. 건축물이 투기의 한 형태가 될 수 있게 하는 ‘자본’, 거대한 건물로 사람들을 주눅 들게 하는 ‘권력’, 도시 곳곳에서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성적 욕망’이 있다. 또한 실리콘밸리에서 보듯 새로운 주택 양식과 환경을 만들어내는 ‘노동’, 때론 한 도시의 성격을 완전히 바꿔버리는 ‘전쟁’, 그리고 산업과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문화’가 도시의 얼굴을 창출한다는 것이다. 건축물 외관이 설계 당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아주 짧은 시간에 불과하며, 인간이 그곳에 살게 되면 곧바로 설계자의 의도와 다른 변화가 시작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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