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운동 현장서 '그림자 동행' vs 非정치분야 '조용한 활동' 예고

주희연 기자 2021. 11. 27. 03:0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재명 아내 김혜경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아내 김혜경(54)씨는 최근 공식 행사에 참석하며 선거운동 전면에 나서고 있다. 지난 9일 낙상 사고 이후 일부에서 불거진 ‘불화설’을 적극 불식하는 동시에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아내 김건희씨와의 차별화를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김씨는 지난 23일부터 이틀간 홀로 호남을 방문했다. 26일부터 3박 4일 호남 일정을 시작한 이 후보보다 먼저 도착해 ‘나 홀로 유세’를 펼쳤다. 23일 광주에서 고(故) 조비오 신부의 조카 조영대 신부를 만났고, 24일 전남 여수시에서 특성화고 현장 실습 중 숨진 홍정운군의 49재에 참석해 눈물을 흘렸다. 26일엔 서울 노원구에서 열린 김장 봉사 행사에 참석했고, 27일부턴 다시 호남으로 내려가 이 후보와 동행할 계획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후보가 상대적으로 호남에서 약한데, 아내가 적극적으로 호남 민심에 귀 기울이는 모습을 보이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부인 김혜경 여사가 24일 오전 전남 여수시 소라면 예다원을 찾아 현장실습 중 숨진 홍정운 군의 49재에 참석해 유족들을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씨는 낙상 사고 9일 만인 지난 18일 이 후보와 한국시리즈 4차전을 함께 관람하며 공개 석상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지난 21일엔 이 후보의 충청권 일정에 동행했다. 대전현충원을 찾아 참배한 뒤 연평도 포격 전사자 묘역 앞에선 눈물을 흘렸고, 이 후보가 대중 연설을 할 때는 함께 연단에 섰다. 당시 이 후보는 “충주의 사위 말고 충북의 딸이 왔다”고 했다. 김씨는 서울 출생이지만, 부친 고향은 충북 충주다.

부부간 애정을 과시하는 모습도 자주 보였다. 김씨는 공개 일정 중에도 스스럼없이 이 후보와 팔짱을 끼고 귓속말을 한다. 이 후보가 시장에서 시민들과 악수하고 있을 때 뒤에서 허리를 끌어안는 모습도 화제가 됐다. 이 후보는 이 ‘백허그’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리며 “혜경 벨트”라고 했다. 전화통화 때 이 후보를 “자기야”라고 부르기도 한다.

민주당 관계자는 “김씨 성격이 밝고 쾌활해 이 후보의 날카로운 이미지를 완화해주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 선대위 내에서도 김씨를 선거 전략에 적극 활용하자는 의견이 나왔었다.

김씨는 숙명여대 음대를 졸업한 뒤 유학 준비를 하다 이 후보를 만나 결혼했고, 이후 전업주부로 일해왔다. 취미는 걷기 운동이다. 이 후보도 걷기를 좋아해서 부부가 함께 산책을 다닌다고 한다. 요리도 좋아해 요리책을 내기도 했다. 김씨는 이 후보가 성남시장일 때 예능 프로그램에 함께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다. 민주당 관계자는 “아들 2명의 교육에 열성적이어서 학부모들과의 공감대를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야당은 김씨가 이 후보의 ‘친형 강제 입원’과 관련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국민의힘에선 “김씨와 조카(이 후보의 친형 고 이재선씨의 딸)로 추정되는 인물과의 전화 통화 녹음을 공개할 수도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윤석열 아내 김건희씨]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아내 김건희(49)씨는 아직까지 외부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윤 후보는 지난 7일 본지 인터뷰에서 아내 김씨의 공개 활동 시점에 대해 “후보 아내로서 대중이 기대하는 활동을 조만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김씨가 공개 활동에 나서면 반대 진영에서 정치적 네거티브 공격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윤 후보 측은 활동 시작 시점을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원래 전시 기획 업체를 운영하며 활발한 대외 활동을 해왔다. 한 지인은 “직접 만나보면 외향적이고 상대 처지를 배려하는 털털한 성격”이라며 “다만 세간의 높은 관심 때문인지 당장 외부 활동에 나서는 데는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고 했다. 그래도 김씨는 윤 후보에 대한 시중 여론을 전달하는 데 적극적이라고 한다. 윤 후보 측 인사는 “참모들이 후보에게 대놓고 하기 어려운 쓴소리나 소셜미디어 등에서 제기된 지적을 남편에게 전달하고 있다”고 했다. 김씨 지인은 “윤 후보가 한때 편하다고 회색 패딩만 입고 다녀 온라인에서 ‘옷이 그것밖에 없느냐’는 댓글이 달렸는데 김씨가 다른 옷 좀 입으라고 채근한 적이 있다고 한다”고 했다.

윤 후보는 김씨가 활동에 나서면 “비정치적이고 이해 대립이 없는 활동을 할 것 같다”고 한 바 있다. 윤 후보 주변에선 김씨가 반려견 네 마리와 반려묘 세 마리를 키우는 만큼 유기견·유기묘 관련 봉사 활동을 하거나 보육 시설을 찾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국민의힘 권성동 사무총장은 “(김씨가) 앞에 나서는 자체를 달가워하는 분이 아니지만 적절한 시점이 되면 나올 것”이라며 “앞으로 종교 행사나 이런 데부터 시작해서 서서히 얼굴을 보일 것”이라고 했다.

윤 후보 측에선 김씨에 대한 대중 관심도가 높은 것이 부담스럽지만 나쁘지만은 않다고 보는 분위기도 있다. 윤 후보 측 관계자는 “지금까지 여러 네거티브 공격을 받다 보니 부정적 이미지만 두드러진 측면이 있지만 김씨가 막상 등판하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최근 라디오에서 “역대 영부인마다 내조 스타일이 다르고 배우자 중에서 대외 활동을 활발하게 하시는 분들이 있다. 그런 경우에는 대외 활동을 많이 늘리는 방향으로 후보 측에서 기획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했다. 김씨는 윤 후보와 지인 소개로 만나 2년간 연애 끝에 2012년에 결혼했다. 윤 후보보다 열두 살 아래인 김씨는 평소 남편을 “오빠”라고 부른다고 한다. 한 지인은 “어떨 땐 애칭으로 ‘곰돌이’라고도 부르더라”고 전했다.

민주당은 김씨에 대해 윤 후보의 손바닥 ‘왕(王) 자’와 ‘개사과’ 관여 의혹,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연루 의혹 등을 제기하고 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김씨는 본인을 향해 제기되는 모든 의문에 직접 해명하고 국민 앞에 나서야 한다”며 “수사 기관도 김씨에 대한 직접 조사를 시행해 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