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스마트한 흑발' 변신, 윤 '클래식한 가르마' 시도
이 후보는 26일 전남 목포시 동부시장으로 이동하던 중 버스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켜고 실시간 시청자들에게 ‘흑발 깜짝 평가’를 해달라고 했다. “살짝 하려고 했는데 (염색이) 기대했던 것보다 짙게 됐다”면서다. 이 후보는 이후 채팅창에 ‘잘했다’는 댓글이 잇따르자 “앞으로 이 길로 쭉 가겠다. 용기가 생겼다”며 크게 웃기도 했다.
이 후보가 1년 8개월 만에 검은 머리로 ‘컴백’한 것은 변화와 쇄신의 신호탄이란 게 측근들의 설명이다. 이 후보도 “민주당도 변해야 하고 저 자신도 변해야 한다. 스마트하게 변신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당내에선 “경쟁 상대가 바뀌었으니 이미지도 바꾸는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이낙연 전 대표에 비해 ‘불안함’을 지목받던 때는 안정감과 무게감을 주는 연회색 머리를 고수했지만 윤 후보와의 맞대결 구도에서는 오히려 젊음과 활력을 강조하는 검은 머리로 방향을 틀었다는 분석이다.
옷 색깔도 바뀌고 있다. 두 후보는 공식 석상에서 남색·감색 등 어두운 계열의 수트를 주로 입었지만 최근 들어 시장이나 거리 등에서 유권자를 직접 만날 때는 회색과 갈색·아이보리·카키 등 부드러운 색상의 옷을 입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 카디건이나 스웨터 등 니트 소재도 종종 등장한다. 이는 두 후보의 공통된 목표인 ‘중도 확장’을 위한 전략적 행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김효진 국제퍼스널컬러협회 회장은 “중간색은 편협하지 않고 시각적으로도 자극이 덜해 보는 사람의 재해석을 가능하게 하는 컬러”라며 “애플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실버 컬러로 세계적인 성공을 거뒀듯이 두 후보가 선명한 당색을 벗고 의도적으로 중간색을 택한 것은 누구에게나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한 선택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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