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쉼터' 폐쇄하겠다는 강남구청..강남구민 적어서?

신지수 입력 2021. 11. 26.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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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청소년 쉼터는 가정 폭력 등으로 갈 곳이 없는 청소년들이 임시로 지내면서 안정을 찾는 곳입니다.

서울 강남의 구립 청소년 쉼터가 올해를 마지막으로 없어진다는데 취재해보니, 머무는 청소년 가운데 강남 주민이 적다는 게 폐쇄 이유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신지수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달부터 이 쉼터에서 생활하는 16살 A 군은 가족과의 불화로 집을 나왔습니다.

친구 집에서 신세를 진 적도 있지만, 갈 곳이 없어 건물 계단에서 노숙한 적이 많습니다.

[A 군/16살/음성변조 : "너무 추웠고 배도 고프고..마지막으로 갈 데가 없어서 이리로 왔어요."]

단기 쉼터에선 9개월까지 머무를 수 있지만, A 군은 다음 달이면 떠나야 할 처지입니다.

쉼터 공간을 무상 제공해 왔던 사회복지법인이, 위탁운영을 중단하려 하자 강남구는 다른 장소를 못 찾겠다며 폐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사회복지법인이 위탁운영을 계속하겠다고 입장을 바꿨는데도, 강남구는 폐쇄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강남구청 관계자/음성변조 : "그쪽(사회복지법인)에서 재위탁을 이야기 한 적은 있는데, 저희 입장은 변동이 있는게 아니니까..."]

알고 보니 폐쇄 이유가 '장소'뿐만은 아니었습니다.

지난 8월 강남구가 구의회에 보고한 내용입니다.

쉼터 입소 청소년 수가 적고, 입소자 중 강남구 출신이 10% 미만인 점 등을 들어 폐쇄하겠다고 말합니다.

청소년 쉼터는 입소 인원이 들쭉날쭉하고, 다양한 지역에서 모일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정익중/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강남구에서 가출한 아이들은 다른 지역에서 보호를 받고 있어요. 그렇게 해서 서로서로 보호를 하는 거예요. 청소년 보호와 돌봄 측면에서 접근해야지..."]

서울에 있는 남자 청소년의 단기 쉼터는 강남을 포함해 3곳뿐입니다.

이곳마저 폐쇄되면 서울을 통틀어 수용 인원이 28명으로 줄어듭니다.

KBS 뉴스 신지수입니다.

촬영기자:윤재구 윤대민 송혜성/영상편집:한효정

[앵커]

서울 신림동 도림천의 한 다리 위에는 매주 금요일 버스 한 대가 섰습니다.

커다랗게 비상구 표시가 돼 있는데, 지난 10년 동안 매주 금요일 밤 8시에 나타나 새벽 1시에 사라진 청소년 이동쉼터 '엑시트'입니다.

거리의 청소년들에게 따뜻한 밥 한끼 대접하고, 다정한 상담도 곁들였는데요.

팍팍한 경제사정 탓인지 지원이 끊기면서 지난 12일, 결국 운행을 마감했습니다.

버스가 사라진 휑한 공간에는, 여기를 거쳐간 사람들의 아쉬움이 가득 남았습니다.

'엑시트' 버스가 조만간 다시 찾아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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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수 기자 (j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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