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심실 커진 고혈압 환자 '적정 혈압' 범위는130/80mmHg 미만~

박효순 기자 2021. 11. 26.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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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의대 연구팀, 12년 추적 관찰.."과도한 혈압 강하, 심혈관 위험 높여"

[경향신문]

인간의 심장은 2개의 심실과 2개의 심방으로 나눠져 있다. 혈액은 대정맥에서 우심방을 거쳐 우심실로 들어가 박출되며, 다시 좌심방으로 들어가 좌심실을 거쳐 대동맥을 통해 전신으로 흐른다. 심방과 심실은 판막의 열림과 닫힘을 통해 혈액이 이동한다.

심실은 심장에서 혈액을 뿜어내는 기능을 하는데, 우심실보다 최종적으로 혈액을 박출하는 좌심실의 기능이 더 중요하다. 심장의 4개의 방 가운데 좌심실의 벽이 가장 두꺼우며 우심실의 3배나 된다. 이는 혈액이 동맥을 통해서 온몸으로 가도록 강력하게 펌프질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좌심실이 더 두꺼워지면(좌심실 비대) 심실의 탄력이 떨어져 혈액을 제대로 뿜어내지 못한다. 심장기능이 현격하게 저하된다. 주요 원인은 좌심실에서 대동맥 혹은 말초로의 박출저항이 높아지고(압부하), 좌실의 혈액증가(용량부하)로 인해 좌심실 근육에 장기적 부담이 되는 것이다.

좌심실 비대증을 동반한 고혈압 환자들이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관리해야 할 혈압의 적정 범위가 나왔다. 연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김현창·이혁희·이호규, 내과학교실 박성하 교수 연구팀이 약 10만명의 환자를 후향적으로 연구해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가장 낮은’ 혈압 범위를 밝혀 최근 미국심장학회지에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좌심실 비대가 있는 고혈압 환자들의 적정(목표) 혈압은 수축기 130㎜Hg 미만, 이완기 80㎜Hg 미만인 것으로 연세대 의대 연구팀의 연구 결과 밝혀졌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고혈압은 다양한 심혈관 합병증을 유발한다. 적극적인 혈압 조절이 필수이지만 좌심실 비대가 있는 고혈압의 경우, 과도하게 혈압을 낮추면 비대해진 심장 근육으로 혈액이 흐르지 않아 심혈관 위험도가 오히려 높아질 수 있다.

연구팀이 2004~2008년 국가건강검진에서 좌심실 비대가 확인된 고혈압 치료자 9만5545명을 12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이들에서 가장 낮은 심혈관 질환 발생률을 보인 혈압 범위는 수축기 130㎜Hg 미만, 이완기 80㎜Hg 미만이었다. 수축기, 이완기 혈압이 각각 130㎜Hg, 80㎜Hg보다 높을수록 심혈관 질환 발생률 역시 비례하여 증가했다. 수축기 혈압이 140㎜Hg 이상 혹은 130~139㎜Hg일 때 혈압이 120~129㎜Hg인 경우에 비해 심혈관 질환 위험도가 각각 31%, 8% 높았다. 이완기의 경우 혈압이 90㎜Hg 이상 혹은 80~89㎜Hg일 때 혈압이 70~79㎜Hg인 경우에 비해 심혈관 질환 위험도가 각각 30%, 6% 높았다. 반면 수축기 혈압이 120㎜Hg 미만 혹은 이완기 혈압이 70㎜Hg 미만으로 더 낮아지더라도 심혈관 질환 위험도가 추가로 감소하지는 않았다. 김현창 교수는 “이는 좌심실 비대 동반 고혈압 환자에서 수축기 혈압 130㎜Hg 미만, 이완기 혈압 80㎜Hg 미만을 목표 치료 혈압으로 설정하는 것이 적정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좌심실 비대 환자의 경우 수축기 혈압 120㎜Hg 미만 혹은 이완기 혈압 70㎜Hg 미만으로 너무 무리하게 낮출 필요는 없다는 추론이 가능해진다.

좌심실 비대는 무증상이더라도 가슴 X-레이를 찍어보면 이상소견이 잘 발견되며 심장초음파나 CT·MRI 검사 등을 이용하여 확진한다. 가장 흔한 증상은 운동할 때 숨이 차는 것, 즉 호흡곤란이다. 허혈성 심장질환(협심증 등)이 있을 경우에는 흉통이 함께 발현될 수 있다. 건강한 식생활 및 금연, 금주와 함께 걷기 등 규칙적인 운동이 좌심실 비대 예방의 기본이다.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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