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한·일관계' 집중..문 정부 약점 공략
[경향신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연이어 한·일관계 개선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악화된 한·일관계를 외교 정책의 약점으로 보고, 반문재인 정책 행보의 한 축으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26일 아이보시 고이치(相星孝一) 주한 일본대사의 예방을 받는 자리에서 “한·일관계가 원만히 풀려야 일본에 있는 우리 45만 재외 국민이 지내기가 편할 것”이라며 “아무래도 양국 관계가 경직되고 껄끄러워지면 그분들이 활동하는 것도 많이 힘들다”고 말했다. 아이보시 대사는 “1999년 처음 한국에 왔을 땐 김대중-오부치 선언에 이어 한·일관계가 좋은 시기였다”고 답했다. 윤 후보는 앞서 언론 인터뷰나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이 되면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재확인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윤 후보는 지난 6월29일 정치 참여를 선언할 때부터 한·일관계 개선을 주요 화두로 내세웠다. 윤 후보는 당시 악화된 한·일관계에 대해서 언급하면서 “이념 편향적인 죽창가를 부르다 여기까지 왔다”고 비판했다. ‘죽창가’는 2019년 7월 일본 정부가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 등 무역 보복을 하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노래다.
윤 후보는 지난 12일 서울외신기자클럽 초청 기자간담회에서도 문재인 정부의 대일 외교 정책에 대해 “실종상태”라며 “외교관계는 실용주의적으로 방향을 잡아야 하는데, 대일 관계를 국내 정치에 끌어들인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지난 25일 열린 포럼 축사에서도 “국익을 앞세운 것이 아니고 외교가 국내 정치로 들어왔기 때문에 한·일관계가 최악이 됐다”고 지적했다.
윤 후보의 외교 정책 중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되는 지점 중 하나가 한·일관계다. 윤 후보가 정치 참여를 선언하면서 ‘죽창가’를 언급한 것은 조 전 장관을 비판한 것이자, 정치 참여의 정당성을 확보한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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