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동행' 요청에도 충청·경남 간 이낙연..'마이웨이' 벌써 한 달
[경향신문]
선대위 상임고문 맡고서도 잠행
“28일까지…오래전에 잡힌 일정”
29일 ‘전 국민 선대위’ 땐 서울로
측근 “지원 일절 논의된 바 없어”
더불어민주당이 이낙연 전 당 대표(사진 오른쪽)를 찾아 헤매고 있다. 지난달 대선 경선이 끝난 뒤 2주 만에 이재명 대선 후보의 손을 들어줬지만 이후 한 달여간 잠행에 들어가 공개석상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이 후보 측과 선대위는 최근 이 전 대표 측에 “26~29일 이 후보의 호남 방문 일정에 함께했으면 좋겠다”고 요청한 것으로 26일 전해졌다. 이 전 대표는 전남지사와 호남 5선 의원 출신으로 호남 지역 지지세가 강하다. 선대위 전면 쇄신 천명 이후 지지율 반등을 노리는 이 후보에겐 이 전 대표와 호남의 압도적 지지가 절실한 터다.
이 전 대표 측은 이날 기자들에게 공지를 통해 “이 전 대표는 26~28일 오래전에 잡혀있던 충청과 경남 지역 일정이 있다”며 “호남 방문 계획은 전혀 없으며 실무선에서도 일절 논의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호남, 충남, 경남 등을 돌면서 경선 당시 자신을 도와준 지지자들의 마음을 달래는 행보를 하고 있다. 이번 주말에는 대전과 충남 등에 체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이 전면 쇄신을 한 뒤 처음으로 광주에서 오는 29일 열리는 ‘전 국민 선대위’ 회의 때에는 서울에 일정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표가 이 후보의 호남행 동행을 개인 일정을 이유로 고사한 것으로 놓고 두 사람의 앙금이 해소되지 않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경선이 끝난 이후 경선 결과를 놓고 양측 지지자들의 감정싸움이 계속됐고 법적 소송까지 간 데다가, 2주 만에 이 후보와 만나 손을 들어준 이 전 대표는 선대위 상임고문 역할을 맡기로 했지만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 1일 이 전 대표 측 인사들을 전진 배치하는 ‘용광로 선대위’를 띄웠지만 화학적 결합을 이뤄내지 못했고, 최근 친정 체제를 강화하는 선대위 쇄신을 했다.
이 후보 측에선 “그래도 (이 전 대표가) 돕지 않겠냐”고 기대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선대위 상임고문으로서 이 후보 지원을 모른 척하는 것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해석이다. 강훈식 선대위 전략기획위원장은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전 대표가)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있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 출연이 있을지 부인하진 않겠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경선 이후 이 전 대표가 나서서 지원할 상황이 마련된 적이 없지 않았냐”고 했다. 측근 의원은 “앞으로 선거기간이 100일 넘게 남았는데 도울 게 있으면 돕겠다는 입장”이라며 “현재도 이 후보의 선전을 응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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