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가지 변이 유전체 가진 아프리카발 '누 변이', 홍콩·이스라엘에서도 발견..대륙 간 전파 확인

윤기은·김향미 기자 2021. 11. 26.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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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16개 보유한 델타 변이의 2배
WHO, ‘우려 지정’ 여부 논의
일부 유럽, 남아공 등에 봉쇄
질병청 “국내 유입은 아직”

슬로바키아 크리스마스 마켓도 ‘봉쇄’ 슬로바키아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으로 2주간 전면 봉쇄를 시작한 25일(현지시간) 브라티슬라바의 크리스마스 마켓 주변에 외부인 출입을 막기 위한 울타리가 세워져 있다. 브라티슬라바 | EPA연합뉴스

‘누’라고 불리는 ‘B.1.1.529’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등장에 세계가 긴장하고 있다. 아프리카 보츠와나에서 지난달 11일 처음 발견된 이후 홍콩과 이스라엘에서도 확인됐다.

아프리카 질병통제예방센터는 25일(현지시간)까지 남아공 하우텡주에서 77건, 보츠와나에서 4건, 홍콩에서 1건 등 총 82건의 B.1.1.529 변이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보고됐다고 밝혔다. 이 변이 바이러스는 보츠와나에서 지난달 11일 처음 확인됐으며 이후 인접국 남아공에서 추가 발견됐다. 남아공을 20일간 방문하고 돌아온 홍콩 남성(36세)이 누 변이 확진판정을 받았다. 이스라엘에서도 최근 말라위를 방문했다 귀국한 여행객이 누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바이러스의 대륙 간 전파가 이미 이뤄진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6일 긴급회의를 열고 누 변이를 ‘우려 변이’로 지정할지에 대해 논의한다. 관심 변이로 등록하면, 현재 우세종인 델타 사례보다 수개월 이상 빠른 것이다. 델타 변이는 지난해 10월 인도에서 처음 보고됐고, 지난 4월4일 관심 변이로 지정됐다가 5월11일 우려 변이로 상향됐다.

누 변이의 위험성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하지만 누 변이는 스파이크 단백질에 32가지 변이 유전체를 지니고 있어 기존 코로나19 백신에 높은 저항력을 보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우려 변이’로 지정된 델타 변이의 변이 유전체는 16개다.

누 변이가 이미 빠르게 전파되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남아공에서 이달 초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200~300명대였지만 24일 2400명을 넘어서면서 10배가량 급증했다. 툴리오 드 올리베이라 남아공 넬슨만델라의대 교수는 “남아공에서 발견된 지 2주도 채 되지 않은 누 변이가 델타 변이를 압도하고 있다”고 했다.

영국·독일·이탈리아·체코·네덜란드 등 일부 유럽 국가들은 아프리카 남부 국가발 입국을 제한했다. 영국은 25일 남아공, 나미비아, 짐바브웨, 보츠와나, 레소토, 에스와티니왕국(스와질란드) 등 6개국을 여행 금지국으로 정했다. 이스라엘도 이날 영국이 지정한 6개국에 모잠비크를 더해 7개국 국민의 자국 입국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한국 질병관리청은 26일 브리핑에서 B.1.1.529에 대해 “아직 국내 유입된 사항은 없다”며 “다른 변이 바이러스에 비해 스파이크 부위에 많은 변이를 포함하고 있어 감염성 증가 및 항체회피 등 위험도가 높을 수 있다는 전문가들 의견이 있는 만큼 면밀하게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누 변이’ 발병과 관련해 추가 입국제한은 하지 않고, 사전에 유전자증폭(PCR) 검사 음성 확인이 된 입국자도 1일차 검사를 실시하고, 변이 확인을 위한 모니터링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기은·김향미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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