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투병 아내' 동네마트 사연에..주민들 '돈쭐' 행렬
한산했던 동네 마트에 갑자기 손님들이 몰려들기 시작한 곳이 있습니다. 아주 저렴하게 판다거나, 특별한 걸 파는 것도 아닙니다.
이웃들의 따뜻한 마음이 모이게 된 이유를, 이승환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기자]
평일 오후인데, 가게는 손님으로 북적입니다.
계산대 앞에는 줄이 길게 늘어섰고 장바구니마다 물건이 한가득입니다.
매대 곳곳이 눈에 띄게 비어있습니다.
이렇게 장사가 잘 되는데도 이 마트는 이번 달까지만 영업합니다.
손님이 몰리기 시작한 건 불과 이틀 전부터입니다.
지역 맘카페에 마트 점주 손병철 씨의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진 겁니다.
손씨는 약 3년 전 아내와 이곳에서 장사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가게가 어려워졌고 아내는 유방암3기 판정을 받았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 딸까지 돌봐야해서 폐업을 결정했습니다.
[손병철/○○마트 점주 : '힘들다.' 그런 소리도 못 할 정도였으니까 아픈 사람이 정말 죽어가는 사람은 아프다는 소리도 못 내잖아요.]
문제는 잔뜩 쌓인 재고였습니다.
이웃 주민들이 이런 사정을 알고 너도나도 물건을 사주겠다며 나섰습니다.
[강민희/경기 용인시 죽전동 : 안 올 수가 없더라고요. 사장님한테 도움을 드려야겠다는 생각에 이것저것 많이…]
[최선영/경기 용인시 죽전동 : 많이들 응원해준다는 걸 아셨으면 좋겠고, 좀 힘이 되셨으면 좋겠어요.]
맘카페에는 마트에 다녀왔다는 인증샷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송희/경기 용인시 죽전동 : 많은 사람이 이렇게 마음 속에 '선한 일을 하고 싶어 하는구나' 이 동기를 다 갖고있구나…]
먹을거리를 몰래 두고 가거나 일손을 거든 시민도 있었습니다.
[곽미나/경기 용인시 죽전동 : : 저도 유방암 환우였거든요. 힘을 얻어서 잘 이겨냈으면 좋겠습니다.]
구매한 물건을 더 어려운 이웃에 기부했다는 글도 올라왔습니다.
[손병철/○○마트 점주 : 받은 만큼 제가 앞으로 살아가면서 다른 힘들고 어려운 분들이 계시면 꼭 베풀고 살겠다. 그 말씀 꼭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이웃들이 전한 따뜻한 마음이 새로운 희망을 만들고 있습니다.
(영상그래픽 : 박경민)
(화면제공 : 시청자 이수영·김지영)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델타'보다 강한 '코로나19 변이' 출현…WHO 긴급회의 소집
- 윤석열 "홍준표 인기 이유는 귀여움과 화끈함"…洪 "버릇없다"
- '상위 1% 금수저' 데이팅앱 해킹…범인은 IT 독학 20대
- "우승자 상금 5억" 미국서 현실판 '오징어 게임' 열렸다
- "월 임대료 1천 원"…도쿄 신주쿠에 등장한 3평 임대주택
- 윤 대통령·이재명 대표, 29일 오후 2시 대통령실서 영수회담
- 국방부, 독도 '분쟁지역'으로 쓴 군 교재 관련자에 '경고·주의' 뿐...고의 없었으니 단순 실수?
- '채 상병 사건'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 공수처 출석
- 윤 대통령, 공수처장 후보에 판사 출신 오동운 변호사 지명
- "아일릿, 뉴진스 카피" 민희진 주장…'손가락욕' 아일릿 디렉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