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박영수 전 특검 소환조사..'50억 클럽' 의혹 정조준

이효상·허진무 기자 입력 2021. 11. 26. 20:26 수정 2021. 11. 26.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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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대장동 개발사업 곳곳 관여 정황

박영수 전 특별검사. /경향신문 자료사진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로비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26일 박영수 전 특별검사와 언론사 회장 홍모씨를 소환 조사하며 수사 개시 2달만에 ‘50억 클럽’ 의혹을 정조준했다. 박 전 특검은 대장동 개발사업자들과 친분을 유지하며 대장동 사업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인물로 꼽힌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이날 박 전 특검을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박 전 특검을 상대로 인척 회사와 화천대유 측의 자금 거래 의혹과 2011년 검찰의 부산저축은행 브로커 수사 당시 역할 등 제기된 의혹 전반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특검은 ‘50억 클럽’에 이름을 올렸지만 아직까지 직접적인 금전 거래 내역이 드러난 것은 없다. 다만 대장동 개발사업 곳곳에 오랜 기간 관여한 정황이 다수 확인됐다. 박 전 특검은 화천대유가 설립된 2015년부터 고문 변호사를 맡았고, 그의 딸은 화천대유에서 근무하며 화천대유가 분양한 아파트의 회사 보유분을 분양 받았다.

박 전 특검의 인척으로 알려진 분양대행사 대표 이모씨는 대장동 개발세력과 돈을 주고 받기도 했다. 이씨는 2014년쯤 김만배씨와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 등에게 45억원을 건네고, 2019년쯤 김씨로부터 109억원을 받아 이중 100억원을 건설업자에게 전달했다.

박 전 특검은 검사 시절 친분을 쌓은 법조기자 출신 김만배씨를 고리로 대장동 개발세력과도 가까운 거리를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9년 대장동 사업에 부산저축은행 자금 1100억원을 끌어온 브로커 조모씨가 2011년 대검 중수부 조사를 받게 되자, 박 전 특검은 김씨의 소개로 조씨의 변호를 맡았다. 2014년 박 전 특검이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에 출마했을 때는 남 변호사와 브로커 조씨 등이 박 전 특검의 선거 운동을 지원하기도 했다.

박 전 특검이 대표로 있던 법무법인 강남에서 대장동 사업 관련 논의가 이뤄지기도 했다. 김만배씨는 검찰 조사 과정에서 2014년 남 변호사와 천화동인 5호의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가 법무법인 강남에서 대장동 사업 입찰을 준비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남 소속의 조현성 변호사가 소유한 천화동인 6호는 2015년 투자자문사 킨앤파트너스로부터 291억원을 빌려 대장동 사업 초기 자금을 댔다. 자금을 끌어오는데 실질적인 역할을 한 사람은 박 전 특검과 인연이 있는 브로커 조씨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김만배씨가 기자 시절 근무하던 언론사 사주인 홍씨도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홍씨를 상대로 금전 거래 사실과 거래한 금전의 성격 등을 확인했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국회 국정감사에서 ‘50억 클럽’ 명단을 폭로하면서 곽상도 전 의원, 박 전 특검 등 법조인 출신 5명은 실명을 언급했으나 나머지 1명은 ‘홍○○’으로 공개했다. 당시 이 인물이 홍씨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실제 홍씨는 김만배씨와 금전 거래를 한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다. 홍씨는 화천대유가 대장동 개발사업으로 배당 수익을 거두기 시작한 2019년 무렵부터 3차례에 걸쳐 김씨로부터 50억원이 넘는 돈을 빌렸다. 홍씨 측은 차용증을 작성하고 돈을 빌렸으며, 빌린 돈은 모두 상환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박수영 의원은 ‘50억 클럽’ 명단을 공개하며 “급하게 차용증서를 써서 빌렸다고 위장을 했다가 다시 돌려줬다는 사람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효상·허진무 기자 hs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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