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학교 방역 몸살인데..미집행 예산이 '100억'

서현아 기자 2021. 11. 26.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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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저녁뉴스]

코로나19로 어려워진 학교방역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가 올해만 세 차례에 걸쳐 특별예산을 편성했습니다.


그런데, 전면 등교가 이뤄진 이 시점에도, 집행되지 않은 예산이 100억 원에 이릅니다. 


학생들을 위해 사용해야 할 방역예산을 제대로 쓰지 못했다는 얘기입니다. 


서현아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전교생이 천 삼백여 명인 인천의 초등학교. 


여덟 개로 분리된 출입구에, 방역 요원이 배치돼 등교하는 학생들의 체온을 확인합니다.


쉴새 없이 복도와 화장실을 오가며 손잡이를 소독하고, 6교대로 이뤄지는 급식시간엔 학생들이 앉고 일어날 때마다, 신속한 방역이 이뤄집니다. 


교육청이 지원한 방역 인력 덕분에 그럭저럭 방역을 유지해왔지만, 전면 등교가 시행된 뒤는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입니다. 


박승란 교장 / 인천 숭의초등학교

"어머님들이 너무 힘드신 거에요 방역하시는 분들이. 이게 두 개 학년씩 한 팀당 한 스무 학급씩, 열다섯, 열여섯 학급씩 하다가 이게 갑자기 배가 또 늘었잖아요"


등교 확대 정책에 따라 교내 감염 우려가 커지자, 교육부는 수요조사를 거쳐, 지난 1학기 567억 원의 특별교부금을 지원했습니다. 


하지만, 이 가운데 79억 원이 집행되지 않았습니다. 


애초 편성이 과다했던 데다, 방역 인력의 시급이 1만 원에 그치는 등 처우가 열악해, 구인난을 겪었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경기교육청 관계자

"요즘엔 그 단가를 받고, 그 일을 하는 것보다는 갈 데들이, 오히려 편의점 알바를 해도 더 편하지 않습니까. 수요가 없는 상황이 되는 거고, 그다음에 시간 단위가 한시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부산과 충북, 서울 등 5대 시도교육청은 1학기 때 남은 예산을 2학기까지 연장해 집행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런데 또 문제가 생겼습니다. 


정부가 다시 2학기 전면 등교를 앞두고 국고 380억 원, 재난특별교부금 16억 7천만 원을 편성했습니다.


이번에도 수요조사를 거쳐 편성된 예산이었지만, 21억 원이 교육청에 머물러, 일선 학교로 내려가지 못 했습니다. 


2학기에만 학교 방역인력 2천 8백여 명을 더 지원할 수 있는 예산이, 꼼짝없이 불용처리될 위기에 높인 겁니다. 


이동영 수석 대변인 / 정의당

"여전히 100억 정도가 미집행됐다고 하는 것은 좀 심각한 문제라고 보고요. 그래서 신속하게 교육당국이 학교 방역인력 확충, 그리고 전면 등교에서 학생들의 안전, 그리고 교사들의 안전한 학습지도가 가능하도록…"


문제는 코로나 확산세가 치솟으면서, 학교의 방역 위기가 더 심각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방역 인력을 학생 수에 연동해 지원하는 규정을 완화하거나, 학교의 인력 채용 부담을 덜어주는 등, 더 세심한 지원을 통해 예산집행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신현욱 정책본부장 /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단위학교에서는 기존의 방역인력 채용에 더해서 여러 가지 방역물품뿐만 아니라 보건실에서 보건교사 대체보조인력이라든지 이런 여러 가지 예산이 필요한 부분들이 더 있기 때문에…"


특히, 언제라도 학교를 매개로 학생 간 집단감염이 생길 수 있는 만큼, 적극적인 발굴과 지원을 통해, 방역 사각지대를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EBS 뉴스, 서현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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