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비노조 차 막아세우고, 경찰 폭행하고..곳곳에서 '충돌'

박은경 2021. 11. 26.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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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가입 비중 높은 시멘트 피해 심각
25일 오후 경기도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 출입구에서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파업에 동참하지 않은 화물차량을 막아서고 있다. 뉴시스

화물연대 파업 이틀째인 26일 전국 곳곳에서 파업 참가자들과 경찰이 충돌했다. 시멘트 등 일부 물류는 운송에 차질이 크게 빚어졌다. 자재 공급 지연으로 각지의 공사 중단도 우려된다.

이날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 50분쯤 경찰과 화물연대 노조원이 부산 남구 부산항 감만부두 앞에서 대치했다. 이 과정에서 운송 방해를 시도하던 화물연대 조합원 A(60대)씨가 경찰을 폭행, 상해를 입힌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됐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당시 비조합원 소속의 화물차가 부두로 진입하는 것을 막고 있었다. 현장 경찰관이 이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충돌이 벌어졌다. A씨는 경찰관의 얼굴 등을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해 조사한 뒤 귀가 조치했으나, 공무집행방해와 상해 혐의 등으로 입건해 추가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비조합원 차 묶고, 경찰 폭행하고

대구, 경북에서는 화물연대 포항지역본부 소속 조합원 3명이 화물차량 운행을 방해한 혐의로 입건돼 조사를 받은 후 이날 아침 귀가했다. 이들 조합원들은 전날 오후 6시 20분쯤 포항 남구 G물류창고에서 비조합원의 화물차를 가로막는 등 운행을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지역에선 조합원 2,000여 명 중 700여 명은 포항과 구미, 경주, 칠곡 등 거점장소 20곳 안팎에서 운송거부 집회를 열었으나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특히 포항 포스코3문과 구미 남구미IC, 경주 철강공단 등에서 구호를 외치거나 음악방송을 틀고, 비노조원 차량을 관찰했다.

경찰 관계자는 “집회 중 비조합원 차량 운송 방해, 위험물 투척, 운전자 폭행 등 불법행위에 대해 엄정히 사법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총파업 돌입 이틀째인 26일 서울의 한 시멘트 공장에 레미콘 차들이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시멘트 주산지 업체들 60% 출하 감소

이날 충북도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날부터 시작된 화물연대 파업으로 시멘트 주산지인 단양·제천 지역 시멘트 업체들이 출하 중단으로 피해를 봤다. 화물연대 소속 조합원 수백 명은 H, S업체 공장 입구에서 시위를 벌이며 시멘트 운송 차량 출입을 막았다. 이로 인해 S사의 경우 하루 화물트럭 출하량 1만6,000톤 가운데 60%가 넘는 1만1,000톤가량을 출하하지 못했다. 이틀간 출하하지 못한 총 물량이 2만여 톤에 달한다.

제천·단양의 다른 시멘트사도 비슷한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업체에서는 집회가 끝난 뒤 야간에 일부 물량을 출하하기도 했다. S사 관계자는 “파업일이 상대적으로 출하량이 적은 주말이어서 그나마 다행"이라며 “하지만 파업이 장기화하면 타격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날 파업에 참여한 전국의 화물연대 조합원은 3,500여 명으로 파업 첫날보다 1,500여 명 줄었다. 우려하던 물류 대란은 없었지만 화물연대 가입 비중이 높은 시멘트 화물차 업종에서 일부 피해가 두드러졌다.

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전날부터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총파업에 돌입함에 따라 시멘트 일 평균 출하량이 20만 톤에서 4만~5만 톤으로 급감했다. 업계는 하루 평균 약 110억 원의 피해가 난 것으로 추정했다. 시멘트협회 관계자는 "건설사, 레미콘사 등에서는 통상 국내수요의 약 1, 2일분 시멘트만 확보하고 있어 장기화할 경우 공사 현장 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광주전남 집회는 소강...'27일 상경 집회 준비'

광주, 전남 지역 파업 참가 노조원들은 전날 출정식에 비해 세가 다소 약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찰은 27일로 예정된 서울 상경 투쟁 준비를 위한 것으로 분석했다. 전북지역에선 전날과 비슷한 규모의 조합원이 파업을 이어갔다. 조합원 1,500여 명은 전날 밤부터 군산항 5부두, 군산 세아베스틸 동문, 익산 팔봉 한솔공원, 부안 참프레 공장, 익산 하림 공장 등 5개 거점에 마련된 천막에서 파업을 진행했다.

화물연대는 안전 운임 일몰제 폐지, 안전 운임 전 차종·전 품목 확대, 생존권 쟁취를 위한 운임 인상, 지입제 폐지 등을 요구하며 전날 0시부터 사흘간 파업에 돌입했다. 마지막 날인 27일에는 서울에서 정부 규탄 대규모 결의대회를 연 후 공공운수노조 총궐기대회에 합류할 계획이다.

부산= 박은경 기자 change@hankookilbo.com
무안= 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대구= 전준호 기자 jhjun@hankookilbo.com
청주=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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