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母女살인' 변론에 "변호사라서 변호했다..안타까운 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6일 오전 전남 신안군 압해읍 응급의료 전용헬기 계류장에서 열린 섬마을 구호천사 닥터헬기와 함께하는 국민 반상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11.26/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6일 조카가 저지른 모녀 살인사건을 변론한 것과 관련해서 “(당시)변호사라서 변호했다”며 “안타까운 일”이라고 했다.

이날 전남 신안군을 찾은 이 후보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시 유족의 언론 인터뷰 보도와 관련해서 “모든 범죄 피해자들은 억울한 것”이라면서 이 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멀다고 할 수도 없는 친척들의 일을 제가 처리(변론)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가슴 아픈 일이고 (유족에게)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 후보는 2006년 조카가 저지른 ‘강동구 모녀살인 사건’의 1·2심 재판 변호를 맡았다. 당시 이 후보 조카 김씨는 교제하던 여자친구가 이별을 통보하자 피해자의 집에 찾아가 살해했다. 김씨는 당시 집에 있던 여자친구에게 19차례, 모친에게는 18차례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나타났다. 5층에서 뛰어내린 피해자 부친 또한 중상을 입었다.

당시 가해자인 조카 김씨 변론에 나섰던 이 후보는 ‘심신미약으로 인한 감형’을 주장했다. 이 일과 관련해 이 후보는 지난 24일 “제 일가(一家) 중 1인이 과거 ‘데이트 폭력 중범죄’를 저질렀고, 그 가족들이 변호사를 선임할 형편이 못 돼 일가 중 유일한 변호사인 제가 변론을 맡을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당시 생존한 피해자 부친은 이날 한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 가정을 망가뜨린 살인 범죄에 대해 데이트 폭력이라니요”라고 반박했다. 이어 “이 후보는 입만 열면 거짓말을 한다”며 “지금도 어쩌다 가족끼리 그 생각을 하면 눈물만 흘린다”고 했다.

또 “사건 당시에도 사과는 없었고 현재까지도 이 후보 일가 측으로부터 사과 연락이 온 적이 단 한 번도 없다”며 “우리는 평생을 고통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데 이제 와서 예전 일을 끄집어내 보란 듯 얘기하는데 참 뻔뻔하다”고 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피해자 가족 분들의 인터뷰 기사를 이제서야 뒤늦게 보았다”라며 “데이트폭력이라는 말로 사건을 감추려는 의도는 조금도 없다”고 썼다. 그러면서 “미숙한 표현으로 상처 받으신 점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 전한다”며 “이런 피해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제가 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