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출신 좌파 페루 대통령, 취임 4개월 만에 탄핵 위기

김표향 2021. 11. 26.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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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교사 출신으로 정계에 진출하자마자 대통령에 당선돼 세계적 화제를 모은 페드로 카스티요 페루 대통령이 취임 4개월 만에 탄핵 위기에 내몰렸다.

"부패 척결"을 외치며 권좌에 오른 카스티요 대통령 또한 부패의 늪에 빠지면서 페루는 또 다시 극심한 정치적 혼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카스티요 대통령은 최근 연설에서 "국민은 마피아나 부패 세력이 아니라 나를 선택했다"며 "나는 흔들리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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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비서실장 등 
측근 부패 혐의로 인기 급락
6일 페루 수도 리마에서 페드로 카스티요(왼쪽) 대통령이 신임 국무총리 미르타 바스케스와 악수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초등 교사 출신으로 정계에 진출하자마자 대통령에 당선돼 세계적 화제를 모은 페드로 카스티요 페루 대통령이 취임 4개월 만에 탄핵 위기에 내몰렸다. 측근 부패 의혹과 통치력 부재가 발목을 잡았다.

로이터통신은 25일(현지시간) 페루 야당 의원 28명이 카스티요 대통령 탄핵안을 의회에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재적 의원 130명 중 52명이 동의하면 탄핵안을 표결에 부칠 수 있고, 최종 투표에서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대통령을 축출할 수 있다.

산간 지역 빈농 가정 출신으로 고향 초등학교에서 25년간 교사 생활을 했던 카스티요 대통령은 2017년 교사 총파업 시위를 주도하며 전국적 인물로 급부상했다. 좌파 자유페루당 소속으로 올해 대선에 출마, 6월 결선 투표에서 우파 민중권력당 게이코 후지모리 후보를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후지모리는 1990~2000년 집권했던 일본계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장녀로, 대선에 3번이나 출마했던 엘리트 정치인이다.

23일 페루 수도 리마에서 마스크를 쓴 공립학교 교사들이 전직 교사였던 페드로 카스티요 대통령에게 근로 조건 개선 등을 요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AP 뉴시스

그러나 최근 카스티요 대통령의 인기는 시들하다. 내각 핵심 인사들의 부패 스캔들 때문이다. 대통령 비서실장 브루노 파체코는 지인 회사에 세금 혜택을 주도록 세무당국 책임자에게 압력을 가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이달 10일 대통령궁 집무실 압수수색 과정에선 화장실 안에 숨겨둔 2만 달러 현금 뭉치가 발견되기도 했다. 파체코는 그 돈이 자신의 것이라 인정하면서도 부정 축재 의혹은 부인했다. 하지만 왜 그 돈을 화장실에 보관했는지는 해명하지 못했고, 결국 19일 사임했다.

카스티요 대통령의 옛 동료나 다름없는 교사들도 연일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교직원노동조합은 23일 수도 리마에서 근로 조건 개선과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페루에선 지난 5년간 잇단 부패 스캔들로 대통령이 네 번이나 바뀌었다. “부패 척결”을 외치며 권좌에 오른 카스티요 대통령 또한 부패의 늪에 빠지면서 페루는 또 다시 극심한 정치적 혼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카스티요 대통령은 최근 연설에서 “국민은 마피아나 부패 세력이 아니라 나를 선택했다”며 “나는 흔들리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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