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꾀주머니' 박선원 다시 등장..'남·북·미'대화 준비 신호?

정진우 기자 2021. 11. 26.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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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박지원 국가정보원장과 박선원 기획조정실장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며 대화하고 있다. 2021.3.15/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단행한 국가정보원 주요 보직에 대한 인사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1차장에 내정된 박선원 기획조정실장이다.

박 신임 1차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부터 이미 대북, 북핵 대화에 깊이 관여해 왔다. 청와대 안보전략비서관으로 근무하던 2007년에는 노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정상회담 추진 및 실무를 논의했던 '안골모임' 멤버였다.

박 차장은 주중 상하이 총영사로 활약하다가 2018년 7월 서훈 전 원장(현 국가안보실장)의 특보로 국정원에 입성했다. 참여정부 시절 통일외교안보전략비서관 등으로 일하며 남북관계를 다뤘던 노하우를 청와대가 높이 평가했다.

박 차장의 이력을 볼 때 남북관계 돌파구 마련에 있어서 '키'를 쥐고 활약해나갈 게 유력하다. 박지원 국정원장과 호흡 역시 좋다는 평가가 많다.

지난 2018년 박 차장이 국정원에 들어올 때 당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박선원은 6자회담, 비핵화, 북핵문제, 이런 문제를 실질적으로 다뤘던 전문가"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당시 정동영 통일부장관이 박선원에 대해서 꾀주머니라는 표현을 썼다"며 "6자회담과 북핵 문제가 교착상태에 빠질 때마다 박선원이 능력을 발휘해서 돌파를 한 경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8.9/뉴스1

문 대통령은 지난 2011년 출간한 자서전에 당시의 비화를 기록하기도 했다. 2007년 5월 남북 정상회담 추진 방침이 정해진 뒤 매주 목요일에 문재인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과 백종천 안보실장, 김만복 국가정보원장이 모여 관련 논의를 진행했는데, 이 자리에 배석한 유일한 실무자가 박선원 당시 비서관이었다.

문재인정부의 남북미 대화에서 그의 본격적인 역할은 2018년 9월 평양 정상회담, 2019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때 크게 부각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북미 간 첨예한 협상안이 오가다 결국 결렬된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그가 북미 사이의 '메신저' 역할을 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북미를 중재하던 우리 정부의 입장을 직접 전달하는 실무 인사가 박 차장이었다는 소문이었다.

이처럼 문재인 정부의 남북미 대화, 비핵화 협상에 두루 관여했던 인사가 국정원의 대북라인을 지휘하는 1차장 자리에 임명된 것은 문재인 정부 말기 남북미 대화를 어떤 식으로든 재개하기 위한 준비 작업이란 분석이 많다.

코로나19로 인한 북한의 폐쇄적인 외교가 진행되는 가운데서도 한미는 최근 종전선언을 대화의 카드로 들고 나서고 있다. 북한 역시 조건을 내걸면서도 지난 9월과 10월에 연이어 종전선언을 논의하는 것 자체에는 반대하지 않는 입장을 표명한 뒤 계속 정중동을 이어가고 있다.

한미가 북한에 '제시'하게 될 종전선언 방안, 이에 대한 북한의 반응 등 한반도 정세는 올해 안에 급격하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한 상황이다. 정부는 북한의 새해 국가 기조가 나오는 신년사를 '관리'하는 방안을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에서 남북미 대화에 깊이 관여했던 인사를 대북 핵심 실무에 재배치한 것은 내년 북한의 신년사와 이어질 베이징 동계올림픽 등 주요 대화 계기를 대비하는 차원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서울=뉴스1) = 문재인 대통령은 26일?국가정보원 제1차장에 박선원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왼쪽부터),?제2차장에?천세영 국가정보원 대공수사국장,?기획조정실장에?노은채 국가정보원장 외교안보특별보좌관을 내정했다. (청와대 제공) 2021.11.26/뉴스1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박선원 차장 외에 제2차장에 천세영 국정원 대공수사국장을, 기획조정실장에 노은채 국정원장 외교안보특별보좌관을 내정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이 이같은 인사를 단행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오는 27일자로 정식 임명될 예정이다.

박선원 신임 제1차장은 참여정부 통일외교안보전략비서관, 주상하이총영사 등을 거쳐 현재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으로 재직 중인 대북·국제정치 전문가이다. 박 수석은 "안보 전략가로서의 식견은 물론 개혁적 마인드와 추진력을 갖추고 있어 대북 현안 해결 및 남북·북미 관계 돌파구 마련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천세영 신임 제2차장은 1992년 임용 이후 줄곧 수사업무에 매진해 온 대공 수사 전문가로 꼽힌다. 박 수석은 "수사업무 관련 해박한 법률적 지식과 풍부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진행 중인 대공 수사권 이관 업무를 차질없이 수행하고 방첩·대테러 등 제2차장 소관 업무를 훌륭히 이행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노 신임 실장은 국정원의 과학정보·방첩·감사 분야 및 북한부서장 등을 두루 거쳐 국정원 내부 상황에 정통한 인사로 꼽힌다. 박 수석은 노 실장에 대해 "특히 국정원장 비서실장과 외교안보특보를 역임해 국정원 개혁 방향은 물론 국정철학에 대한 이해가 뛰어나 기획조정실장으로서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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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우 기자 econph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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