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운전, 카카오 주춤하니 후발주자 티맵 공세 시작

김윤수 기자 2021. 11. 26.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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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어발식 사업 확장으로 비판을 받은 카카오모빌리티가 대리운전 시장에서 주춤하는 사이, 후발주자인 티맵모빌리티가 시장 공략에 나섰다.

카카오가 지난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불거진 골목상권 침투 논란을 의식해 대리운전 사업도 확장 속도를 늦추고 있는 만큼, 티맵 입장에선 시장 점유율을 높일 기회가 온 셈이다.

현재 티맵의 시장 점유율은 카카오와 중소 전화콜(전화 호출) 업체들에 밀려 거의 전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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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상권 논란'에 몸사리는 카카오
티맵엔 반등 기회..이용자·기사 확보 사활
대리운전단체, "불공정거래" 주장에 형사 고소까지
카카오모빌리티(왼쪽)와 티맵모빌리티(오른쪽)의 대리운전 중개 서비스 소개 이미지. /각 사 제공

문어발식 사업 확장으로 비판을 받은 카카오모빌리티가 대리운전 시장에서 주춤하는 사이, 후발주자인 티맵모빌리티가 시장 공략에 나섰다. 카카오모빌리티, 중소 업체들과 차별화한 현금성 프로모션으로 시장 점유율을 가져오겠다는 것이다.

26일 모빌리티 업계에 따르면 티맵은 지난 7월 ‘안심대리’ 출시 후부터 서비스를 처음 이용하는 이용자에게 1만원 할인 쿠폰을 지급하고 있다. 지난 9일부터는 연말까지 롯데칠성음료와 손잡고 수도권 주요 상권 내 음식점·술집에서 롯데칠성음료 제품을 이용하는 고객 중 무작위 추첨을 통해 5000원 또는 1만원 할인 쿠폰을 지급한다.

티맵은 서비스 출시 후 3개월 동안 대리기사 대상으로도 수익 20%의 중개 수수료를 면제해줬다. 최근엔 대리기사를 선정해 고객 이벤트용 5000원 할인 쿠폰 100장을 지급, 고객이 쿠폰을 사용하면 건당 3000원 상당의 현금성 포인트를 지급하는 ‘기사가 쏜다!’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호출 처리 수에 따라 대리기사에게 최대 20만포인트를 지급하는 이벤트도 내년 1월까지 별도로 진행 중이다.

티맵모빌리티가 대리기사를 대상으로 진행 중인 이벤트들. /앱 캡처

카카오가 지난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불거진 골목상권 침투 논란을 의식해 대리운전 사업도 확장 속도를 늦추고 있는 만큼, 티맵 입장에선 시장 점유율을 높일 기회가 온 셈이다. 연이은 현금성 프로모션은 이 기회를 최대한 살리기 위한 판단으로 보인다. 현재 티맵의 시장 점유율은 카카오와 중소 전화콜(전화 호출) 업체들에 밀려 거의 전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대리운전 시장 점유율은 중소 전화콜 업체 3000여곳이 80% 이상, 카카오가 나머지 10%대 점유율을 가져갔다. 카카오는 지난 7월 전화콜 1위 서비스 ‘1577 대리운전’의 운영사 ‘코리아드라이브’의 지분을 인수, 서비스 운영을 넘겨받으며 전화콜 시장까지 진출했다. 이후 시장 점유율 공식 집계치는 없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카카오가 기존 카카오T 애플리케이션(앱) 호출에 1577 대리운전 전화콜을 더해 50% 내외의 점유율을 차지, 티맵과의 격차를 더 벌렸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화콜 업계는 티맵의 프로모션이 카카오와 다를 바 없는 골목상권 침투 행위라고 반발하고 있다. 업계를 대표하는 한국대리운전총연합회(연합회)는 지난 19일 공정거래위원회에 티맵을 제소했다. 티맵의 프로모션이 공정거래법에 따른 ‘현저히 낮은 수준으로 서비스를 공급하는 부당염매 행위’, ‘관행에 비춰 부당하게 과도한 이익을 제공해 경쟁사업자의 고객을 유인하는 행위’에 해당하므로 공정위가 제재해달라는 것이다. 다만 시장 점유율이 10% 미만인 사업자는 제재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점유율이 전무한 것으로 알려졌고 당국의 공식 통계도 나오지 않는 티맵이 실제로 제재를 받을지는 미지수다.

연합회는 다음 주 초(오는 29~30일) 비슷한 이유로 티맵을 업무방해(형법 제314조 위반) 혐의로 형사 고소하기로 했다. 연합회는 회원사들이 매칭해준 대리기사와 고객 사이에 ‘기사가 쏜다!’ 이벤트를 통한 티맵 영업 행위가 일어나, 회원사들이 영업을 방해받는다고 주장한다. 다음 달엔 중소기업중앙회에 티맵에 대한 사업조정 신청을 하기로 했다. 사업조정은 대기업의 시장 진출로 상당수 중소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거나 미칠 우려가 있는 경우 정부가 해당 대기업에 일정기간 사업 연기·축소를 권고하는 제도다.

티맵은 “업계와 상생 논의를 꾸준하고 성실히 해나가겠다”라며 연합회의 주장엔 말을 아꼈다. 업계에선 카카오에서 티맵으로 중심축이 옮겨간 업계 갈등으로 티맵의 사업 확장이 저지되면 결국 카카오가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리게 될 거란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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