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희정·박현경·리디아 고..준우승이 행복했던 선수들[오태식의 골프이야기]

오태식 2021. 11. 26.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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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희정, 우승 보다 많았던 준우승 상금
박현경은 KLPGA 올 최다 준우승 4회
리디아 고는 준우승 덕에 베어트로피
우승1회 김주형, 준우승 3회로 3관왕
임희정. <사진 KLPGA 제공>
박현경. <사진 KLPGA 제공>

올해 뉴질랜드 동포 리디아 고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021시즌 평균타수 부문에서 3위(69.32타)를 기록했다. 하지만 최저 평균타수 상인 베어트로피는 리디아 고의 몫이 됐다. 평균 타수 1위 넬리 코다(미국·68.77타)와 2위 고진영(68.86타)이 베어트로피를 받기 위한 '70라운드 이상'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리디아 고는 생애 처음으로 베어트로피를 받아 들고 함박 웃음을 지었다.

올해 리디아 고의 우승은 한번 뿐이다. 고진영은 5승을 했고, 코다는 4승을 거뒀다. 우승 한번 뿐인 리디아 고가 베어트로피는 물론 상금랭킹 5위, 세계랭킹 5위 등의 호성적을 거둔 것은 모두 준우승을 여러차례 한 덕이 크다. 준우승을 네번이나 했다. 상금 액수로 따져서 준우승 두번을 우승 한번과 견준다면, 물론 심적으로는 그렇지 않겠지만 리디아 고는 올해 세번 우승을 한 꼴이 된다. 리디아 고에게는 행복을 가져다 준 준우승인 셈이다. 렉시 톰프슨(미국)은 우승 없이 준우승만 세번을 했는데, 리디아 고처럼 그 준우승이 기쁘지는 않을 듯하다.

올해 리디아 고처럼 준우승이 그리 아쉽지만은 않았던 선수들이 꽤 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상금랭킹 2위(9억 9166만원)에 오른 임희정도 그런 선수들 중 한명일 것이다.

임희정은 올해 우승 1회, 준우승 3회를 기록했다. 그 준우승 3회 중 하나가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2위다. 이 때 받은 상금은 2억 1200만원 정도가 되는데, 국민쉼터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 우승으로 받은 상금 1억 4400만원보다도 많다. 임희정은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2위 상금 9500만원, 대유 위니아 MBN여자오픈 2위 상금 7600만원 등 준우승으로만 총 3억 8300만원을 챙겼다. 전체 상금의 38%가 준우승으로 획득한 상금이다. 신인이던 2019년 우승 세 번에 준우승을 한번 기록했던 임희정은 지난 해는 우승 없이 준우승만 두 번했다. 최근 2년 동안 합하면 우승 한번에 준우승을 다섯 차례나 한 것이다.

올해 KLPGA투어에서 가장 자주 준우승을 한 선수는 상금랭킹 4위(8억 4456만원) 박현경이다. 박현경은 올해 우승은 한번 밖에 못했지만 준우승을 네번이나 했다. 특히 6월에는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 DB그룹 한국여자오픈,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까지 3주 연속 준우승을 하기도 했다. 준우승 없이 두 차례 우승을 했던 지난 해 번 상금( 5억 2909만원)보다 훨씬 많은 상금을 획득했다. 박현경에게도 올해 준우승은 그리 나쁜 기억은 아닐 것이다. 우승 2회, 준우승 3회를 기록한 장하나도 상금랭킹 3위(8억 9855만원)에 올랐는데, 우승 못지 않게 준우승 덕을 본 선수 중 한명이다.

우승 없는 선수 중 가장 높은 상금랭킹인 9위에 오른 안나린도 두 차례 준우승이 그리 기분 나쁘지 않을 듯하다. 생애 첫 승에 목마른 박주영과 이가영도 올해 각 준우승 2회와 1회를 기록하면서 골프팬들에게 인상적인 모습을 남겼다.

올해 국내 남자골프 무대에서는 준우승이 엄청난 파워를 자랑했다. '무서운 19세' 김주형이 우승은 한번 밖에 차지하지 못했지만 준우승을 3회나 기록하면서 올해 제네시스 대상, 상금왕(7억5493만원) 그리고 최저타수상(69.16타)까지 3관왕에 올랐다. 우승은 두번 했지만 준우승이 없는 서요섭이 상금 2위였고, 역시 2승을 거뒀지만 준우승은 한 차례도 기록하지 못한 박상현은 상금 4위에 머물렀다.

물론 준우승이 너무 마음 아픈 선수들도 있을 것이다. LPGA투어에서 뛰는 김세영은 우승 없이 준우승만 두번하면서 아쉬움을 남겼고, 우승 없이 준우승만 두 번 기록한 최혜진도 5년만에 처음으로 우승 없는 해를 보냈다. [오태식 골프포위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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