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주는 포기한 자선 야구대회, 안우진은 괜찮은 걸까

정철우 2021. 11. 26.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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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죄의 무대'가 될 것인가. 아니면 반성이 모자란 철 없는 행동으로 비쳐질 것인가.

양준혁 야구재단은 지난 23일 "지난해 열지 못한 희망더하기 자선야구대회를 2년 만에 개최한다"고 밝히며 출전 선수 명단을 공개했다.

최지만(탬파베이)과 박효준(피츠버그) 등 메이저리거들과 이정후(키움) 강백호(KT) 등 스타 플레이어들이 대거 출전한다.

오는 12월 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다.

학폭 논란에 코로나 술판 논란까지 자초한 안우진이 양준혁 재단이 실시하는 자선 야구 대회에 참가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아직은 자숙을 해야 할 때라는 여론이 좀 더 강하다. 사진=천정환 기자
양준혁 이사장은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팬 분들을 만날 수 없어 아쉬웠다"며 "예년처럼 함께 환호하며 즐길 수는 없겠지만,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 모두에게 안전하고 즐거운 대회가 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희망더하기 자선야구대회를 관람하기 위해서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했거나, 유전자 증폭(PCR) 검사 음성 확인 증빙서류(경기 관람일 기준 72시간 이내)를 갖춰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참가하고 축복하며 큰 주목을 받아 온 행사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팀 내에서 입지와 명분이 줄어든 삼성 이학주가 참여한다 해서 논란이 불거졌었다. 불성실한 태도가 이유가 됐었던 선수였기 때문에 논란이 생겼다. 결국 이학주는 대회를 나서지 않기로 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문제는 계속됐다.

문제의 발단은 양신 팀 투수로 이름을 올린 안우진(키움)이었다. 과연 안우진이 참석하는 것이 옳은지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안우진은 잘 알려진대로 고교 시절 학폭 논란으로 징계를 받은 바 있는 선수다.

징계 이후 팀에 합류해 나름의 커리어를 쌓아 가고 있지만 '학폭 논란'이라는 꼬리표는 쉽게 떼어지지 않고 있다.

여기에 지난 여름에는 코로나 술판에 합류한 것이 알려지며 추가 징계를 받기도 했다. 자발적으로 참여한 자리는 아니었던 것으로 밝혀지기는 했지만 원정 기간 동안 수원에서 서울 호텔까지 이동해 술 자리에 낀 사실 만으로도 큰 논란을 빚었다.

특히 나라 전체가 엄중한 코로나 방역 시국에서 숨을 죽이고 있는 상황에서 프로야구 선수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한 행동으로 비난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특히나 이 술자리가 발단이 돼 리그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로까지 이어지자 비판 여론은 더욱 커졌다.

사태가 불거졌을 당시 홍원기 키움 감독은 "징계가 끝난 뒤에도 팀에 합류시키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보다 강력한 징계를 암시하기도 했었다.

결국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1승이 급해지자 자신의 말을 뒤집고 안우진을 다시 1군에 올려 등판시키기까지 했지만 비난 여론까지 잦아든 것은 아니었다.

안우진은 복귀 이후 좋은 투구를 했지만 결과와 상관 없이 팬들의 질책은 계속됐다. 안우진은 프로야구가 후반기 들어 흥행 동력을 크게 잃는데 있어 분명한 원인 제공자 중 하나로 꼽혔다.

과연 그런 안우진이 '희망더하기 자선야구대회'와 어울리는지에 대해선 한 번쯤 생각을 해봐야 할 문제다.

팬 서비스가 우선인 자선 경기에 나서도 되는 것이냐는 논란이 생길 수 밖에 없는 이유다.

A구단 관계자는 "양준혁 이사장이 개최하는 대회는 팀과는 관련이 없는 대회다. 비활동 기간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대회이기 때문에 구단에서 왈가왈부할 수 없다. 좋은 일을 하기 위해 참석한다는데 말릴 명분은 없다"면서도 "안우진이 그 자리에 끼어도 되는지는 의문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안우진은 아직 팬들의 제대로 된 용서를 받은 적이 없다. 자선에 의미가 더해진 대회이기 때문에 이 대회를 통해 속죄의 기회를 얻겠다고 하면 할 말은 없다. 그러나 지금까지 희망더하기 자선야구대회는 선수들의 코믹스러운 모습이 중점적으로 부각되며 팬들에게 다가가는 행사였다. 선수들이 시즌 때의 엄숙함을 내려놓고 장난기 어린 플레이를 보여주는 것이 행사의 중요 포인트였다. 과연 안우진이 벌써 팬들과 어울려 웃고 떠드는 것이 옳은 지에 대해선 분명 생각을 해봐야 할 대목이라고 생각한다. 어려운 사람들을 돕기 위한 행사라고 하지만 행사가 즐거움이 주요 내용이라면 안우진은 아직 그런 행사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양준혁 재단의 희망더하기 자선야구대회는 그동안 선수들의 노력으로 매우 흥겹고 신명나는 한 바탕 잔치로 자리 잡았다. 선수들의 자연 스러운 모습에서 자연 스럽게 모금 행사가 이뤄질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엔 웃으며 참가하기 힘든 선수들의 이름이 계속 눈에 띄고 있다. 과연 옳은 방향으로 나가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아직은 안우진이 웃고 즐기는 자리에 나서기엔 이르다는 목소리에도 반드시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한편 양준혁 재단 측은 "이번 경기는 자선의 의미가 더 강한 경기다. 좋은 일을 하기 위해 선수들이 모이는 자리다. 그런 자리에 참석하며 좋은 일에 힘을 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초청한 것이다. 자꾸 좋은 자리에 참석하며 좋을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른 의미는 없다"고 밝혔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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