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신경질환사전] 치료보다 중요한 예방, 편두통이여 안녕(혼합성 두통이란?)

성진규 2021. 11. 26.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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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신경질환사전]은 신경과 전문의 이한승 원장(허브신경과의원)과 하이닥이 생활 속의 신경과 질환이라는 주제로 기획한 시리즈 기사입니다. '눈꺼풀떨림', '어지럼증',' 손발저림', '각종 두통' 등 흔하지만 병원까지 방문하기에는 애매한 증상을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합니다.

오늘은 편두통 예방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려 합니다. 편두통은 통증의 강도가 정말 심합니다. 하지만 겉으로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환자가 느끼는 고통에도 불구하고 꾀병이라는 오해를 사서 마음에 큰 상처를 입는 경우도 많습니다. 편두통이 생겼을 때 빠르게 증상을 호전시키고, 예방적 조치로 그 빈도를 낮추는 것은 마음의 상처나 낙인을 치료하는 면도 있습니다.

편두통은 예방이 중요하다

사실 저는 편두통의 치료 위주로 수련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2003년에 전문의가 된 이후, 많은 편두통 환자를 만나면서, 치료보다도 예방이 훨씬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인터넷에서 ‘편두통 예방’에 대해 검색하면 편두통에 예방효과가 있는 약물의 목록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성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 교감신경 베타 차단제: Propranolol(프로프라놀롤), Metoprolol(메토프로롤), Timolo(티몰롤)

● 항전간제: Divalproex(디발프로엑스), Valproate(벨프로에이트), Topiramate(토피라메이트), Gabapentin(가바펜틴), Pregabalin(프레가발린)

● 칼슘 채널 길항제: Verapamil(베라파밀), Flunarizine(플루나리진)

● C-GRP에 대한 단클론 항체: Gacanezumab(갈카네주맙), Erenumab(에레누맙)

순수한 편두통이라면 위와 같은 약물을 증상에 맞게 조합해서 사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과거에 가장 많이 쓰인 약물은 프로프라놀롤(속칭 인데놀)입니다. 이 약의 유명한 부작용 중 하나는 ‘체중 증가’인데 편두통 환자 대부분이 여성이라 개인적으로 저는 많이 사용하지는 않습니다.

대신 저용량으로 오래 사용하면 ‘체중 감소’의 효과도 있는 토피라메이트를 가장 많이 사용합니다. 물론 증상에 따라 용량과 같이 쓸 약물을 결정합니다. 효과로만 보자면 갈카네주맙이 가장 좋습니다. 그러나 매우 고가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폭넓게 사용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일단 여기까지 일반적인 편두통 예방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그럼 현실적으로 이렇게 약을 썼을 때 얼마나 '편두통이 정말 잘 예방되느냐?'가 중요한데, 환자의 편두통이 순수한 편두통이라는 조건하에 약물로 예방이 가능합니다.

◇ 혼합형 두통

편두통의 상당수는 ‘순수한 편두통’이 아니라 ‘긴장형 두통’이 동반된 '혼합형 두통(Mixed tension migraine)'인 경우가 많습니다. 두통은 크게 뇌에 구조적 이상이 있는 ‘기질성 두통’와 뇌에 구조적 이상이 없는 ‘비기질성 두통’으로 구분합니다. 편두통과 긴장형 두통은 수직선으로 표현하면 비기질성 두통의 양 끝단에 해당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대부분의 두통은 편두통과 긴장형 두통 중간 어딘가에 위치합니다. 그래서 현실적으로 순수한 편두통은 생각보다 적습니다.

이러한 측면을 고려하지 않고 구체적으로 어떠한 유형의 편두통인지 제대로 진단하지 않는다면, 예방약을 처방해도 약물의 효과는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환자의 두통이 편두통 70%와 긴장형 두통 30%로 이루어진 혼합형 두통이라고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이 환자에게 긴장형 두통의 존재를 간과하고 편두통 예방약만 처방한다면 약물로 인한 예방효과는 70% 정도일 겁니다. 그리고, 사실 이런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유형의 두통인지 파악하지 않고 치료하면 예방약을 복용해도 편두통이 지속되어, 환자는 결국 치료를 포기하게 되고 약에 대한 불신도 깊게 자리잡기 때문에 크게 절망에 빠지게 됩니다. 이로 인해 두통이 환자의 정신건강에도 영향을 미치는 등 삶의 질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혼합형 두통인 경우에는 편두통과 긴장형 두통, 2가지 모두를 동시에 치료하지 않으면 잘 낫지 않습니다. 보통 편두통에는 편두통 약물치료, 긴장형 두통에는 긴장형 두통에 대한 약물치료 및 물리치료를 해야 합니다. 따라서, 혼합형 두통에 대해서는 편두통·긴장형 두통을 포괄한 약물치료에 물리치료까지 병행하면 쉽게 호전됩니다. 때로는 머리와 목의 신경을 차단하는 '후두신경 차단술'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이한승 원장 (허브신경과의원 신경과 전문의)

성진규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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