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대위원장 등판 김병준 "윤석열 자유주의 국가관 투철, 혼자 뛰게 둘 수 없어"

한기호 2021. 11. 26.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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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임선대위원장 역할 다 할 것, 대선 이후 공직 안 맡겠다"
"작년 총선서 정치역할 끝났단 생각, 尹과 만남이 마음 돌려"
"尹 자유주의, 공평, 국가 종·횡축 재정립 관념 투철"
이재명 겨냥 "국가권력중심·전체주의 막는 차원서 최션"
김병준 국민의힘 대선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김병준 국민의힘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임명 닷새째인 26일 자신에 거취에 대한 침묵을 깨고 "내일부터라도 당장, 6층의 상임위원장실에 나오면서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하려고 한다"며 "열심히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윤석열 당 대선후보를 돕기로 마음 먹은 배경으로 "자유주의의 이상과 철학이 강한 것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했다. 윤 후보가 집권할 경우를 상정해선 "선출직과 임명직 공직은 일절 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밝혀 사심 없이 선거운동에 임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모두발언에서 "저는 지난 총선 이후 정치일선에서 제 역할이 끝났다고 생각했다"며 "국가권력이나 정치가 잘못 운영되면서 우리 미래를 막고 있단 생각을 하면 가슴을 도려내는 듯 아프단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제가 현실정치에 뛰어들 일은 아니고, 새로운 의제를 설정하는 일을 해야겠단 생각을 했었다"고 털어놓은 뒤 이같이 말했다.

김 상임위원장은 "그러다 제가 최근 마음을 돌려 먹게 됐다. 하나는 후보와의 만남"이라며 "윤 후보를 만나면서 적지 않은 대화를 했다. (선거에서) 이기고 지고를 떠나 적지 않은 이야기를 나눴고, 그 부분에서 저와 생각이 일치한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그는 윤 후보가 지난 11·5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직후 수락연설에서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 국가'를 언급한 사례를 들어 "바로 그런 것이 제가 가진 국가와 정치에 관한 생각"이라고 말했다.

소위 '작은정부론'에 윤 후보와 공감대를 느꼈다는 입장으로 풀이된다. 특히 김 상임위원장은 "이야기를 나누는 도중 자유주의의 이상과 한편으론 자유주의 철학이 강한 것을 느꼈다. 한편으론 우리 사회의 공평이란 가치, 배분과 분배가 얼마나 중요한 건지에 대해 기본적이고 투철한 관념이 있음을 확인했다"며 "이분 같으면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볼 수 있겠다는(생각을 했다)"고 강조했다.

김 상임위원장은 "그런데 이건 쉽지 않은 일이다. 국가와 시민사회와 시장의 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 국가 안으로 들어오면 입법 사법 행정의 횡축 관계를 재설정해야 하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와 시민사회 종축 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며 "이 어마어마한 작업 앞에 그동안 정치가 발을 멈추고 그러다 보니 시대에 뒤떨어진 국정운영 체계를 하고 있다. 과감하게 바꿀 때가 됐다고 생각하게 됐다. 그런 일을 하겠다는 분(윤 후보)을 혼자 뛰게 둔다는 게 모두의 도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고 무엇이든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열심히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 상임위원장은 "저는 기본적으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이었다. 운 좋게 대선도 뛰어보고 대통령 만드는 역할도 해봤고, 국정 중심에 서 있기도 했고,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해서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선거에 쏟아부을 것"이라며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할지는 차차 보겠다.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대선 이후' 행보에 관해선 "미리 말씀드리기가 이상한데, 제 인생의 아젠다로 돌아가려고 한다"며 "선출직과 임명직 공직은 일절 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좀 더 이 세상을 좋은 대한민국으로 바꾸고, 세계의 중심에 놓기 위해서 밖에서 끊임없이 아젠다를 정리하고 담론으로 만들어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기 때문에 그런 일을 하려고 한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대통령선거 기간 이 몇달 동안은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며 선대위에서 역할을 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 상임위원장은 철학적 측면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게 각을 세우기도 했다. 그는 "상대 후보가 제가 바라는 세상과는 전혀 정반대의 방향으로 간다. 굉장히 전체주의적인 사고"라며 "입으로는 자유와 창의를 말하지만 그것을 뜯어보면 '국가권력 중심' 사고를 가진, 자유주의에 반(反)하는 사고를 가진 후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러기 때문에 반역사적인, 몰역사적인 흐름을 막아야 한다는 차원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그러고 나서 제 인생의 아젠다로 돌아가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상임위원장은 총괄선대위원장 추대 대상으로 거론돼 온 같은 당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선대위 공동상임위원장인 이준석 대표 등으로부터 용퇴 압박에 직면해왔다. 그는 변함 없이 상임위원장직에 임한다고 밝힌 이날 기자간담회 직전 윤 후보와 면담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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