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신군부 쿠데타 예견.. 그분의 미래에 대한 혜안 본받을 만

기자 2021. 11. 26.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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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일동은 우리 현대사에 굵은 족적을 남긴 인물이다.

그런데 병석에 누워 있던 별세 직전의 양일동이 앞날을 내다보고 심각한 우려감을 병문안 온 이철승에게 토로한 것이었다.

1980년 당시 김대중·김영삼 양 김 씨의 분열과 신군부의 등장으로 이어진 민족사, 민주주의 역사에 드리워진 그늘을 생각하면 당시 현곡 양일동의 이른 서거가 너무나도 큰 아쉬움으로 다가옴을 감추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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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립습니다 - 양일동(1912∼1980)

양일동은 우리 현대사에 굵은 족적을 남긴 인물이다.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로서 그리고 해방 후에는 정치지도자로서 정치사에 기록을 남긴 인물이다. 그리고 앞날에 대한 거의 정확한 예상과 미래에 대한 혜안을 보여준 바 있다.

1980년 4월 서거 당시에는 현대사를 공부하는 논객들도 거의 주목하지 않았다. 1960년대 후반 40대 기수론의 주역 중 한 사람이자 1970년대 신민당 대표를 지낸 이철승은 양일동 사후 동아일보 1980년 4월 8일 자에 추모의 글을 기고했는데 매우 중요하고 반드시 주목해야 할 내용을 담고 있다. 이철승의 기고문에는 별세 전 병석에 누워 있던 양일동이 병문안을 온 이철승에게 당시의 혼란스러운 정치 상황을 우려하면서 5·16 쿠데타를 자초했던 우를 범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토로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훗날 현실로 나타난 신군부의 쿠데타라는 정치 상황을 보면 실로 양일동의 미래를 내다보는 놀라운 혜안을 알 수 있다. 당시는 박정희 사후 유신정권이 막을 내리고 1979년 12·12사태로 군부의 실권을 장악한 전두환 중심의 신군부세력이 정치권의 막후에서 눈을 번득이고 있던 시기였다. 그런데 실상 정치지도자들은 대권이 코앞에 다가온 것으로 착각하고 오로지 자신들의 추종세력 확장에만 관심을 두고 있던 상황이었다. 그런데 병석에 누워 있던 별세 직전의 양일동이 앞날을 내다보고 심각한 우려감을 병문안 온 이철승에게 토로한 것이었다.

1970년대 유신 시절 신민당을 탈당한 양일동은 민주통일당을 창당해 이끌면서 강력한 반유신 민주화 투쟁을 전개했다. 유신정권과 타협적이었던 신민당과 좋은 비교가 되기도 했다. 강력한 투쟁 과정에서 민주통일당 젊은 간부들이 감옥살이를 해야 했고 양일동도 많은 탄압에 시달려야 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은 국민의 지지로 이어져 1979년 10대 총선에서 의석은 3석에 그쳤지만 7.4%의 높은 득표율을 기록하는 성과로 귀결됐다. 그의 정치력과 리더십이 빛을 발한 경우라 할 수 있다. 우리 현대 정치사에서 그의 역할은 높이 평가돼야 마땅할 것이다.

1980년 봄. 봄은 왔으되 정녕 봄은 아직 멀리 있던 안개 정국의 상황에서 양일동이 병석에 눕지 않고 건재했더라면 김영삼, 김대중 양 김 씨에게 영향력을 발휘해 타협을 이끌어 내 신군부의 등장을 막고 민주주의의 봄을 맞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 가득 담긴 역사의 가정을 해보게 된다.

역사에 가정은 금물이지만, 필자의 생각은 많이 다르다. 가정을 통해서 역사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가능할 수 있다는 견해를 가지고 있다. 1980년 당시 김대중·김영삼 양 김 씨의 분열과 신군부의 등장으로 이어진 민족사, 민주주의 역사에 드리워진 그늘을 생각하면 당시 현곡 양일동의 이른 서거가 너무나도 큰 아쉬움으로 다가옴을 감추기 어렵다. 현대 정치사의 중요한 정치지도자 양일동에 대한 많은 연구가 진행돼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이인국 두산이동화선생기념사업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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