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국제유가 급등에도 美 셰일원유 업계는 조용한 이유

이용성 기자 2021. 11. 26. 11:1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석유 소비국들이 유가 급상승에 따라 10년 만에 전략비축유(SPR)를 방출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한 대응으로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증산 중단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유가가 올해 들어서만 60% 이상 상승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현 상황은 석유 기업에 수익 창출을 위한 절호의 기회일 수 있기에 미국 셰일 원유 생산업체들의 침묵이 더 이상하게 느껴질 수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석유 소비국들이 유가 급상승에 따라 10년 만에 전략비축유(SPR)를 방출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한 대응으로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증산 중단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전략비축유 방출이 유가 하락을 우려하는 산유국들을 자극해 원유 수급을 더욱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국의 셰일 에너지 시추 시설.

그런데 셰일혁명으로 ‘에너지 독립국’ 반열에 오른 미국의 셰일 원유 생산업체들이 이런 상황에서 자발적 증산에 나서지 않는 이유는 뭘까. 국제유가가 올해 들어서만 60% 이상 상승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현 상황은 석유 기업에 수익 창출을 위한 절호의 기회일 수 있기에 미국 셰일 원유 생산업체들의 침묵이 더 이상하게 느껴질 수 있다.

국제유가가 치솟고 있는데도 이들이 추가 생산에 나서지 않는 것은 조 바이든 행정부의 탈(脫)탄소·친(親)환경 정책과 관련이 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첫 날 미국과 캐나다 간 원유 수송 사업인 ‘키스톤 XL파이프라인 프로젝트’를 취소했다. 이후엔 2050년 탄소 중립 달성을 목표로 미국 내 석유 시추 제한, 화석연료 기업 보조금 지급 중단, 태양광·전기차 확대 등과 같은 적극적으로 친환경 정책이 뒤따랐다.

이에 따라 지난 분기에 미국 셰일 오일 생산업체들이 운영자금을 석유·가스 시추에 투입하는 비율은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올 3분기 재투자율은 46%로 역사적 평균치인 130%를 크게 밑돌았다. 전체 셰일 원유 생산량 역시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전 최고치에 비하면 여전히 12% 적은 규모다. 유정 개발을 위한 시추기 운영도 삭감했다. 미국의 셰일 원유‧가스업계는 2010년 이래 3420억 달러를 쏟아부었지만, 적자를 면치 못했다.

여기에 더해 화석연료와 관련된 월가의 투자가 일제히 중단됐고, 미 셰일 원유 업계는 운영 자금 대출조차 쉽지 않은 상황에 놓이게 됐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셰일 원유 생산에 대한 재투자가 더욱 줄어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프리토리언 캐피털의 해리스 쿠퍼만 최고투자책임자(CFO)는 “바이든 대통령이 파이프라인을 없애고 (셰일 오일 생산) 허가를 엉망으로 만들면서 (셰일 오일 생산업체들의) 운영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추가 이익에 대해 논하는 것은 기업들을 화나게 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인 대유행) 장기화로 인한 전세계 경기 침체와 사우디‧러시아간 증산 경쟁으로 유가가 배럴당 35달러까지 떨어지는 등 힘든 시기를 지나며 미국 셰일석유업체의 3분의1이 파산 신청을 하는 등 어려움이 커진 것도 셰일업계의 대응을 더디게 만들었다. 코로나19 사태가 절정에 달했던 작년 7월에만 230여개의 미국 셰일석유‧가스업체들이 총 1520억 달러(약 181조3600억원)의 빚을 지고 파산신청을 했다.

리서치 회사인 클리어뷰 에너지의 케빈 북 이사는 “미국의 대규모 셰일 원유 생산은 국제유가 시장 변동에 완충 장치 역할을 해왔지만, 더 이상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 석유업체들의 모임인 전미석유협회(API)는 비축유 방출로 유가를 잡는 것은 한계가 있다면서 석유산업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강력 촉구했다. 딘 포먼 API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 정부가 예측 가능한 기간 내에 화석연료를 완전히 사용하지 않겠다는 신호를 보내게 되면 자금 조달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전체 석유 생산량에서 셰일원유가 차지하는 비중은 70%가 넘는다. 블룸버그 통신은 내년 미국 석유 생산량은 일일 1190만 배럴로, 2년전 최고였던 1297만 배럴에는 못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