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밤 청룡상 감상 포인트 빅5
26일 밤 제42회 청룡영화상 트로피의 주인이 호명되기까지 몇 시간밖에 안 남았다. 1963년 출발한 청룡상은 대종상, 백상예술대상과 함께 3대 영화상으로 꼽히며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KBS로 생중계될 올해 레이스의 감상 포인트 빅5를 뽑았다.
◇'모가디슈’냐 ‘승리호’냐
최우수작품상을 놓고 ‘내가 죽던 날’ ‘모가디슈’ ‘승리호’ ‘인질’ ‘자산어보’ 등 5편이 최종 후보에 올랐다. 류승완 감독의 ‘모가디슈’는 360만명을 모은 올해 최고 흥행작이다. 소말리아 한국대사 한신성(김윤석)과 북한대사 림용수(허준호)가 30년 전 UN 가입 외교전을 치열하게 벌이다 내전에 휘말리며 목숨을 걸고 탈출하는 이야기다. 코로나 사태만 아니었다면 천만 관객에 도전할 만한 영화라는 평도 받았다. 조성희 감독의 ‘승리호’는 비롯 넷플릭스로 먼저 공개됐지만 한국 첫 SF 영화라는 타이틀에 걸맞는 기술력을 보여줬다. 광활한 우주부터 승리호 내부까지 비주얼은 섬세하고 미끈했다. 시대와 불화하는 두 인물, 정약전과 창대를 통해 삶에 대한 질문을 던진 ‘자산어보’가 다크호스로 지목된다.
◇기록에 도전하는 여배우
여우주연상에서는 신기록에 도전하는 배우가 있다. ‘내가 죽던 날’의 김혜수. 범죄 사건의 주요 증인이었던 소녀의 실종을 자살로 종결 짓기 위해 섬으로 갔다가 진실을 파헤치는 형사 역을 매우 흡인력 있게 연기했다. 이미 3개의 청룡상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수집한 김혜수가 올해 문소리(세자매) 임윤아(기적) 전여빈(낙원의 밤) 전종서(콜)를 꺾고 승자가 된다면 역대 최다 수상이라는 영광을 누리게 된다. 그녀가 차지한다면 시상식 진행을 하다 상을 받으러 나오는 진풍경도 목격할 수 있다. 김혜수의 파티를 망칠 여배우로는 ‘콜’에서 살인마를 연기한 전종서가 첫손가락에 꼽힌다.
◇김윤석과 설경구의 2파전
남우주연상은 두 배우의 싸움으로 압축됐다는 관측이다. ‘모가디슈’의 김윤석과 ‘자산어보’의 설경구다. ‘모가디슈’에서 김윤석은 어제까지 적(敵)이던 북한 대사 일행과 생사를 넘나드는 외줄 타기 같은 연기를 보여줬다. 설경구는 애매한 성리학 대신 명징한 사물 공부로 눈을 돌린 정약전을 섬에서 살듯이 연기했다. 김윤석은 ‘추격자’ ‘1987′에 이어, 설경구는 ‘박하사탕’ ‘공공의 적’에 이어 3번째 수상을 정조준하고 있다. 예상을 깨고 ‘자산어보’의 변요한, ‘모가디슈’의 조인성이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올해의 감독은 누구
감독상 부문에서는 류승완(모가디슈) 박훈정(낙원의 밤) 이승원(세자매) 이준익(자산어보) 조성희(승리호)가 최종 후보에 올라 있다. 류승완, 조성희, 이준익 등 3파전으로 좁혀졌다는 분석이다. 류승완은 ‘부당거래’와 ‘베테랑’으로 감독상 트로피 2개를 집으로 가져간 적이 있다. 조성희, 이준익에게 갈 경우 첫 수상이다. 이들이 만든 영화는 최우수작품상과도 얽혀 있다. 작품상과 감독상을 한 영화가 거머쥘지, 두 영화가 나눠가질지도 관전 포인트다.
◇조연상과 신인상
구교환(모가디슈) 이광수(싱크홀) 이성민(기적) 진선규(승리호) 허준호(모가디슈)가 올해 청룡상 남우조연상 후보다. 구교환과 허준호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여우조연상에는 김선영(세자매) 이수경(기적), 이엘(콜) 이정은(내가 죽던 날) 장윤주(세자매)가 후보로 올라 있다. 말을 못하는 인물을 연기한 이정은이 트로피에 가장 근접해 있다는 분석이다.
신인상은 한 배우가 2번, 3번 받을 수 없다. 올해 신인남우상에는 김재범(인질) 남다름(싱크홀) 류경수(인질) 정재광(낫아웃) 하준(잔칫날)이 경쟁하고 있다. 신인여우상은 공승연(혼자 사는 사람들) 노정의(내가 죽던 날) 방민아(최선의 삶) 이유미(어른들은 몰라요) 정수정(애비규환)이 다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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