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글로벌게임센터]한국 게임 산업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기 위한 유일한 해법 '탈(脫)수도권 × 탈(脫)중앙화'

정무식 (사)한국게임개발자협회 고문/초대회장 2021. 11. 26.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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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한국 게임 시장 매출 규모는 15조, 대한민국 전체 무역 흑자 중 16%를 차지하는 놀라운 실적을 자랑하고 있다. 국민 대다수가 ‘메타버스’의 정확한 실체는 몰라도, 코로나 이슈를 기점으로 ‘메타버스’가 가져오게 될 미래 사회의 변화를 체감하고 있으며 ‘메타버스=게임’이라는 공식을 굳이 설명하지 않더라도 메타버스와 NFT 등 미래산업에서 게임의 가진 상징성과 대표성은 명확할 것이다.

정무식 (사)한국게임개발자협회 고문/초대회장

하지만 이렇게 놀라운 외견적인 수치와 성장의 이면에는 Top 10 게임의 매출 비중이 50% 그리고 한국 게임 개발사의 50%가 10인 미만의 소규모라는 심각한 부익부 빈익빈의 상황이 자리 잡고 있다. 여기에 대기업발 연봉 인상의 릴레이로 급격히 치솟은 게임 업계 연봉은 중소게임사의 심각한 인력 수급의 어려움으로 이어져 가뜩이나 허리가 사라져 버린 국내 게임 산업의 열악한 구조적 위기를 더욱 가속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소게임사에 대한 실질적 위기 속에서 그간 우리 정부는 중소게임사를 기반으로 한 게임 산업의 부흥을 위해서 전국 10개 지역에 글로벌게임센터를 설립하여 그간 다양한 경험과 가능성을 가진 게임 제작자들을 꾸준히 발굴하고 육성해왔다. 충남에서는 ‘게임 챌린지’를 통해 게임 콘텐츠에 새로운 에너지를 부여하는 전략을, 부산에서는 NHN과 협업을 통해 게임 플랫폼 특화 지원 및 인디 육성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식이다. 각 지역별 소재한 개발사들의 상황과 현지에서 수급 가능한 인재들의 조건에 따른 맞춤형 전략들이다.

지역 글로벌게임센터 중심의 ‘게임’ 인재 발굴 및 인프라 개척 성공

이런 지역 육성 정책에도 불구하고, 현재 우리나라 게임사 중 89.4%가 판교를 비롯한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다. 코로나 이슈 등으로 재택근무가 더욱 부각된 현 시점에서 게임 등 IT, 콘텐츠 산업은 굳이 인구밀도가 가득 차오른 수도권에 위치하지 않아도 된다. 더욱이 게임 제작자라면 구글과 스팀, 애플 등 오픈 마켓을 통해 글로벌로 누구나 쉽게 게임을 론칭할 수 있기에 많은 중견 개발자들이 이미 고향으로 회귀하여 제2의 개발 전성기를 만들어가고 있고, 대학 창업 동아리 기반의 신진 개발사들도 제각각의 다양한 방식으로 지역에서 글로벌 도전을 시도하고 있다. 게임 개발과 사업화에 필요한 모든 인프라를 지원하는 글로벌게임센터를 통해 이미 성공한 사례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데 충북센터의 ‘웹툰 틀린그림찾기’, 광주센터의 ‘스컬:더 히어로 슬레이어’, 대전센터의 ‘쓰로우 애니띵’등 전국적으로 모바일과 PC를 넘나들며 다양한 성공사례가 등장하고 있다. 각 지역 글로벌 게임 센터를 통한 탈 중앙화 전략이 게임 산업의 새로운 대안으로 자리 잡았다는 뜻이다.

지역 글로벌게임센터는 수도권에 편중된 게임 산업의 불균형 해소라는 목표를 위해 2015년 광주, 대구, 부산, 전북을 시작으로 2016년 경기, 2017년 경북, 대전, 전남, 2018년 충북, 2019년 충남까지 총 10개 지역에 운영되어 왔으며, 그간 수도권에 극심히 편중되어왔던 게임 제작의 인프라를 분산 확장하는 놀라운 결실을 맺어왔다. 게임 산업을 통한 지역 불균형 해소와 지역 소재 중소기업 육성 그리고 지역 인재 발굴이라는 트리플 크라운에 도달하기까지 얼마 남지 않았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지역 게임사가 이뤄낸 매출 1,200억 원의 신화

2015년 9월 개소한 부산 글로벌게임센터는 부산경남권의 지역특화 게임 산업 육성을 목표로 게임 기업 집적화와 역외기업 유치, 게임 콘텐츠 제작지원, 인디게임산업 육성, 건전 게임 문화 조성 등 게임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수행해왔다. 이러한 부산 글로벌게임센터의 지원에 힘입어 지난 7년 간 부산의 게임업체는 68개에서 127개로 급증했고, 같은 기간 매출액은 1,193억원에서 1,335억원으로 늘었다. ‘포코팡’을 통해 구글플레이 글로벌 매출 순위 3위까지 올랐던 부산 대표 게임 개발사 트리노드 또한 부산 글로벌게임센터의 지원을 통해 성장한 업체다. 대구 글로벌게임센터와 경북 글로벌게임센터는 협력 상생 세미나를 개최하고 우수게임분야 강연을 하는 등 동반성장을 도모했는데, 그 결과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인 지스타에서 247만 달러 규모 수출 상담 실적을 올리기도 했다. 광주 글로벌게임센터 인디스타즈 1기에 참여한 사우스포게임즈는 올해 2월 ‘스컬:더 히어로 슬레이어’를 정식 출시하고 10만 장 이상의 놀라운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이처럼 각 지역의 글로벌게임센터의 지원을 받은 게임사들은 확실한 성과와 수익을 바탕으로 지역 경제 불균형 해소에 앞장서고 있다.

기록 경신의 쾌거, 성장하는 지역 게임사들

매출 못지않게 명예로운 기록을 경신하는 게임사들도 지역 글로벌게임센터의 응원을 받았다. 충북 글로벌게임센터가 제작 지원한 플레이앱스의 ‘웹툰 틀린그림찾기 : 일진이 사나워’는 지난 2월과 7일 구글 피처드에 이름을 올렸다. 한 번 입성하기도 어려운 구글 피처드에 재선정된 기록은 충북 글로벌게임센터의 혁혁한 공이 아닐 수 없다.

대전에서도 구글 피처드의 희소식이 있었다. 대전 글로벌게임센터의 ‘시장 성장형 게임제작 지원사업’에 선정된 미디어워크는 스포츠 경기인 클라이밍(Climbing) 경기를 귀엽고 속도감 있게 즐길 수 있는 ‘클라이밍 스타즈’로 지난해 구글 피처드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충남 글로벌지원센터에서 ‘게임챌린지’, ‘신규 게임 제작지원’ 사업에 선정된 이엔피브이원은 자체 개발한 퍼즐게임을 152개국에 서비스하는 데 성공했고,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수출유망 중소기업’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올렸다. 이외에도 충남 글로벌게임센터는 개소 1년 만에 매출 44억 원을 달성하고 누적 매출 100억 원 돌파 기업을 4개 유치하는 것 외에도 목표 대비 2배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놀라운 성장을 보이기도 했다.

코로나 팬더믹 이후의 새로운 성공 신화를 써나갈 게임사들을 위한 허브 필요

팬데믹 시대를 지나오며 전 세계인들은 소프트웨어 중심의 파워와 콘텐츠 산업의 가치와 위상을 다시금 명확하게 체감했다. 그리고 게임 산업은 그간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 산업으로 글로벌 시장을 견인해왔다. 메타버스와 NFT 등 새로운 산업의 중심에 서게 될 게임이 전국으로 확산되어 지역 발전을 이뤄내야 함은 자명하고, 이러한 시대의 부름에 지역 글로벌게임센터가 맡아나가야 할 중추적 역할 또한 명확하다.

지역 글로벌게임센터는 2015년 운영을 시작한 이래, 진정성 있는 마인드로 게임 업계를 위한 실질적인 정책을 통해 게임 산업에서의 실질적 허리를 구축해왔고, 전 세계에서도 유래를 보기 힘든 뛰어난 성과를 만들어왔다. 15조의 국내 게임 산업 규모 중 1조 예산을 투입해도 만들어내기 어려울 현재 지역 활성화의 성과와 노력들은 굳이 200억 원 엑시트를 이룬 1인 게임 개발자 ‘하이디어’의 사례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한국 인디 게임의 무한한 가능성과 맞물려 또 다른 성공 신화들을 탄생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본다.

게임업체와 콘텐츠진흥원, 학계 종사자 등 게임인들이 함께 만들어온 ‘K-Game’의 글로벌 가치를 유지하고 더 확대하기 위해서는, 각 지역별 게임센터 소속의 개발사들이 보유한 장점과 컬러에 맞추어 성장할 수 있도록 맞춤 지원하여야 하되, 검증된 글로벌 서비스 능력을 바탕으로 개발사들의 서비스 능력이 더욱 고도화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서포트가 마련되어야 한다.

이외에도 지역의 중소 개발사들이 보유한 경험과 기술 등 한국 게임 산업이 그간 축적하고 증명해온 한국 게임 콘텐츠들의 압도적인 경험과 성과들이 NFT와 메타버스 등과 맞물릴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육성한다면 한국의 중소게임사 X 신(新)산업이라는 거침없는 조우를 통해 ‘K-Game’이 가진 무한한 스피드로 다시 한번 글로벌을 질주하게 될 것이다.

정무식 (사)한국게임개발자협회 고문/초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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