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원대 우승 상금 우스워' 오일머니 파워, 골프계 판도 뒤엎나

김현지 2021. 11. 26.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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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김현지 기자]

오일머니가 전 세계 프로 골프계 판도를 뒤엎을까. 골프계에 오일머니가 유입되자 기존 투어들이 긴장하기 시작했다. 오일머니의 통큰 상금 베팅에 기존 업계도 맞불 작전에 나섰지만, 선수들의 유입을 막을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전 세계 프로골프투어에서 규모가 가장 큰 프로골프투어를 꼽자면 단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다. PGA 투어의 인기, 영향력, 상금 규모 등은 남,녀 프로골프투어를 떠나 그 어느 프로골프투어도 넘볼 수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이야기가 달라질 지도 모른다. 오일머니가 프로 축구에 이어 이번엔 프로 골프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먼저 이미 베일을 벗은 슈퍼골프리그(SGL)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대주주인 회사 'LIV 골프 인베스트먼트'가 2억 달러(한화 약 2340억)을 투자했다. PIF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은 최근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인수한 바 있다.

프로축구에 이어 이번엔 골프계에도 오일머니를 투자했다. PIF의 실 소유주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다. 그의 추정 자산은 4268억 17만 달러(한화 약 519조원)로 그에게 2억 달러 투자는 그리 큰 돈이 아니다. 즉, 앞으로 베팅은 더 과감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2023년 1월 출범 예정으로 SGL과 운영 방식이 같고, 이름이 비슷하며, 출범설이 함께 돌았던 프로골프리그(PGL)도 출범 전부터 PGA 투어를 위협하고 있다.

출범 소식이 전해지자 PGA 모나한 커미셔너는 "투 투어를 병행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선수들에게 강력하게 출전 반대 의사를 표한 바 있다.

PGL은 한 차례 사우디아라비아 자본이 아니라고 선을 그은 바 있지만, SGL과 유사점이 많아 여전히 일각에서는 오일머니가 뒷배라 추측하고 있다.

사우디뿐만 아니라 아랍에미리트(UAE)도 가세했다. 두바이에 기반을 둔 DP월드는 역대 남자 골프 최다 상금액을 걸고 대회를 유치하더니, 이번엔 유러피언투어의 이름까지 바꿨다.

오는 11월 25일 새롭게 시즌을 시작하는 유러피언투어. 이제부터는 DP 월드 투어다. 1972년 유러피언투어 출범 당시부터 단 한 번도 바뀐적 없던 투어명을 변경했다. 오일머니의 막대한 자본 덕이다.

유러피언투어는 투어명을 바꾸며 오일머니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이번에 막을 올리는 DP 월드 투어는 총상금이 무려 2억 달러(한화 약 2340억)다. 종전 상금은 1억 400만 달러였다. 총상금액이 2배 가량 증액됐다.

골프계 큰 손으로 떠오른 DP월드는 2022년 시즌부터 유럽 투어의 타이틀 스폰서로 27개국에서 최소 47개의 이벤트를 계획하고 있다. 대회당 최소 상금은 23억 7800만원이다.

지금껏 최고로 손꼽히던 PGA 투어 대회에서 우승 상금은 기본 125만 달러~150만 달러(15억~17억) 선이었다.

하지만, 오일머니로 총상금을 2배 증액한 DP월드. 이처럼 자본 유입에 큰 어려움이 없다면 우승상금 400만 달러(47억 1100만원)를 선언한 PGL의 출범도 허구는 아니다.

이에 톱 플레이어 유출에 비상이 걸린 PGA 투어는 맞불 작전에 나섰다. 프로 선수를 잡을 수 있는 것은 역시나 '돈' 뿐이라는 계산이다.

플레이오프 우승자에게 1500만 달러(한화 약 178억)을 주던 PGA 투어는 올해 300만 달러 증액된 1800만 달러를 수여한다. 한화 약 214억으로 말 그대로 쩐의 전쟁이 됐다.

다만, 오일머니가 유입돼 매 대회 상금 규모가 큰 투어로 선수들이 이탈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골프계에는 새 투어가 이미 새 투어에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는 톱 플레이어 선수들에게 연간 3000만 달러(한화 약 356억 8000만원) 수익을 보장했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이미 거액의 초청료를 받고 사우디 대회에서 우승한 경험이 있는 더스틴 존슨을 비롯해, 브룩스 켑카, 필 미컬슨(이상 미국) 등이 소문의 주인공이다. 한 시즌 수입의 몇 배를 투어 출전만으로 보장받을 수 있다면, 이를 거부할 선수는 많지 않을 것이다.

이에 업계 1인자였던 PGA 투어의 시름은 날로 깊어져가고 있다.(사진=개막을 앞둔 DP월드투어)

뉴스엔 김현지 928889@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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