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 총 수업 시간이 중학생과 비슷해져.. "선택과목만 150개"

박세미 기자 2021. 11. 26.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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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부터 적용 교육과정 논란
<YONHAP PHOTO-4237> 2022 개정 교육과정 주요사항 발표 (세종=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24일 오전 세종시 해밀초등학교에서 열린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주요사항'을 발표에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사진 왼쪽부터), 박형주 개정추진위원장, 김진경 국가교육회의 의장, 최교진 시도교육감협의회 의장이 발언하고 있다. 2021.11.24 kjhpress@yna.co.kr/2021-11-24 16:29:01/ <저작권자 ⓒ 1980-2021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현재 초등학교 6학년생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2025년부터 본격 적용되는 ‘2022년 개정 교육과정’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선택 과목’ 수는 크게 늘린 반면, 국어·영어·수학 등 반드시 이수해야 하는 ‘공통 과목’의 필수 수업 시간은 큰 폭으로 줄였기 때문이다. 교육 전문가들 사이에선 “대학 입시에서 수요가 높은 주요 과목을 학교에서 제대로 가르치지 않으면 학력 저하 문제가 심해지고 사교육 수요가 폭발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영·수 25% 줄여… “중학생과 비슷”

24일 교육부가 발표한 ‘2022년 개정 교육과정’의 핵심은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에 따라 학생들의 과목 선택권을 대폭 늘리겠다는 것이다. 고교학점제는 마치 대학생처럼 고등학생이 필수 과목인 ‘공통 과목’만 이수하고 나머지 시간은 적성과 흥미에 따라 ‘선택 과목’을 골라 듣는 제도다. 지금은 고등학생들이 학교가 짜주는 시간표에 따라 학급별로 나뉘어 수업을 듣지만, 고교학점제를 시행하면 과목별로 교실을 옮겨 다니며 수업을 듣게 된다. 올해 중2가 고교에 진학하는 2023년 시범 도입하고, 초6이 고교생이 되는 2025년부터 전면 적용한다.

교육계에선 국어·영어·수학 등 필수 공통 과목의 필수 수업 시간을 지나치게 많이 줄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부 방침대로라면 현행 425시간인 필수 수업 시간이 2025년부터는 320시간으로 총 105시간, 약 25% 줄어든다. 전체 수업 시간 감축 비율(11.4%)보다 배 이상 주는 것이다. 역시 공통 과목인 ‘통합사회’의 필수 이수 학점도 10단위에서 8학점으로, ‘통합과학’은 12단위에서 10학점으로 각각 2학점 축소된다.

홍후조 고려대 교수는 “선택 과목 수도 150여 개로 너무 많다”며 “이러면 지방 학교는 제대로 과목을 개설하기 힘들고, 학생 입장에서도 진로에 맞게 과목을 택하는 게 더 어려워진다”고 했다.

수업 시간 감축 결과, 고교 3년간 수업 총시간(2560시간)이 중학생 수준(2525시간)과 비슷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는 고교생 수업 시간이 총 2890시간으로 중학생보다 365시간 이상 많지만, 고교학점제 도입으로 중학생과 비슷한 시간만큼 수업받게 됐다는 것이다.

◇”사교육 의존, 학력 저하 부를 것”

개정 교육과정 취지와 대학 입시 제도 간 엇박자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고교학점제가 전면 도입되면 국어·영어·수학·사회·과학·한국사 등 주요 ‘공통 과목’만 상대평가를 하고 ‘선택 과목’은 절대평가를 한다.

이성호 중앙대 교수는 “공부가 어렵고 대입 등에 중요한 과목일수록 학교 수업 시간 비율이 높아야 한다”며 “그러나 이번 개정 교육과정에선 이런 필수 과목 비중을 지나치게 줄여놓아 사교육 의존이 심해지거나 학력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좌파·진보 성향이 대다수인 교육감들은 25일 열린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총회에서 “고교학점제와 수능 간 불일치를 해결해 학생들의 불이익을 해소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2026~2027학년도 대입 수시 모집에서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을 폐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교육감들이 고교학점제 혼란을 막겠다며 수능 무력화를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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