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섐보, 이젠 결판 내자" vs "켑카를 혼쭐내주겠다"

최수현 기자 2021. 11. 26.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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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1대1 12홀 매치플레이

말로만 시끌벅적 싸우던 브라이슨 디섐보(28·미국)와 브룩스 켑카(31·미국)가 마침내 골프로 결판을 낸다. 2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윈 골프클럽에서 1대1 매치플레이로 맞붙는다. 화상 기자회견에 나선 둘은 서로 어떤 사이인지 묘사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이렇게 답했다. “무시하는 관계.”(디섐보) “존재하지 않는 관계.”(켑카)

타이거 우즈, 필 미켈슨 등이 나섰던 방송용 이벤트 ‘캐피털 원스 더 매치’ 5번째 경기다.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의 두 근육질 사나이 디섐보와 켑카는 거의 3년간 서로 약올리고 빈정대고 깎아내리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딱히 특별한 사건은 없었다. 주로 소셜 미디어를 무대로 “샷 하는 데 너무 오래 걸리더라” “복근이 없더라” 티격태격하다 감정이 상했고, 대회 현장의 갤러리까지 조롱에 가세하면서 문제가 커졌다.

지난 9월 미국과 유럽의 골프 대항전 라이더컵에 같은 미국팀으로 출전하게 된 디섐보와 켑카는 팀워크를 위해 공격을 잠시 접었다. 미국이 역사적 대승을 거두고 나서는 서로 포옹도 했다. 하지만 그것은 끝이 아니며 결코 진심도 아니었다고 둘은 이번 맞대결을 앞두고 강조했다. “억지로 한 포옹에 별 의미를 두지 않는다.”(켑카) “팀원들이 강요했다. 켑카가 사과하지 않는 한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디섐보)

둘은 서로를 얼마나 진심으로 싫어하는지 공들여 설명했다. “켑카는 나를 쓰러뜨리려고 모든 수단을 동원했다. 그 방식이 넌더리가 난다. 켑카는 자만심에 차 있다는 인상을 준다. ‘골프를 하기엔 내가 너무 쿨하지’라고 생각하는 듯하다.”(디섐보) “디섐보를 전혀 좋아하지 않는다고 지금까지 열 번은 말했다. 디섐보는 나한테 할 말을 내 캐디에게 대신 했다. 내 이름을 입 밖에 내지 않겠다는 약속도 안 지켰다. 어린애처럼 굴지 말라고.”(켑카)

경기가 지루해지지 않도록 맞대결은 18홀이 아닌 12홀만 치른다. 켑카는 “디섐보와 18홀 도는 것보다는 낫다.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나 역시 디섐보와 오랜 시간 같이 있고 싶지 않다”고 비꼬았다. 디섐보는 켑카가 이번 달 연달아 컷 탈락한 사실에 주목했다. “켑카가 최근에 약간 모자라더라. 더 이상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원래 컷 탈락했을 땐 별로 할 수 있는 말이 없다.”

앞선 네 차례 ‘더 매치’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이번 경기에도 다양한 기부 이벤트가 마련돼 있다. 파3홀에서 홀에 티샷을 더 가까이 붙인 사람 이름으로 5만달러(약 6000만원)가 기부되고, 홀 1.5m 이내에 붙이면 15만달러(약 1억8000만원)로 늘어나며, 홀인원하면 200만달러(약 24억원)가 되는 식이다. 장타 경쟁도 벌어진다. 특정 홀에서 더 먼 거리를 보낸 사람 이름으로 20만달러(약 2억4000만원)가 기부된다.

어쨌거나 디섐보는 “켑카를 혼쭐내주려고 손꼽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켑카는 생각보다 마음이 약하더라. 나를 엄청 의식하고, 남자답게 직접 와서 말 못 하고 소셜 미디어를 이용했다. 골프장에서 끝장을 보겠다.”

켑카도 말했다. “결론을 낼 때가 왔다. 둘 중 한 사람만 으스댈 자격을 갖게 될 것이다. 말싸움에선 내가 명백히 점수를 땄으니 이젠 골프를 칠 차례다. 어떤 대회도 우리를 같은 조에 편성해주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직접 나설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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