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고 이광영씨 조문.. "피해자가 '죄송하다'는 현실, 가슴 아프다"

전원 기자 2021. 11. 25.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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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광주를 찾아 계엄군 총탄에 하반신이 마비돼 평생을 고통 속에 살다 스스로 생을 마감한 5·18 유공자 고 이광영씨의 빈소를 찾았다.

고인은 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이 쏜 총에 맞아 하반신이 마비돼 평생 고통에 시달리다 지난 23일 고향인 강진군 군동면의 한 전수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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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유공자 빈소 찾아 무릎 꿇고 분향 후 유족 위로
"가해자 호사 누리다 천수..이런 일 없는 세상 만들겠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5일 광주 북구 한 장례식장에 마련된 5·18유공자 이광영씨 빈소를 찾아 조문을 하고 있다.2021.11.25/뉴스1 © News1 전원 기자

(광주=뉴스1) 전원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광주를 찾아 계엄군 총탄에 하반신이 마비돼 평생을 고통 속에 살다 스스로 생을 마감한 5·18 유공자 고 이광영씨의 빈소를 찾았다.

25일 오후 11시20분쯤 이 후보는 광주 북구 구호전장례식장에 마련된 고인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수백여 송이 국화꽃 사이로 영정사진이 파묻혀 있었고, 사진 속 이씨는 환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이 후보는 무릎을 꿇고 분향한 뒤 유족들의 손을 꼭 잡으며 위로했다. 조문을 마친 뒤 이 후보는 5월 관계자 등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이 후보는 기자들을 만나 "가해자는 평생을 처벌받지도 않고 호사를 누리다가 천수를 다하고 갔는데 피해자는 고통 속에서 살다가 가지 않아야 할 때 떠난 것 같다"며 "오히려 피해자가 '죄송하다', '사과한다'고 말해야 하는 현실이 가슴 아프다"고 조문 후 심정을 토로했다.

이어 "역사와 진실의 법정에는 시효가 없다고 한다. 철저히 진상을 규명하겠다. 행위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원칙이 지켜지게 노력하겠다"며"다시는 이런 일들을 꿈도 꿀 수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고인은 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이 쏜 총에 맞아 하반신이 마비돼 평생 고통에 시달리다 지난 23일 고향인 강진군 군동면의 한 전수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과 유족 등에 따르면 고인은 군복무를 마친 뒤 전남의 한 사찰에서 승려로 생활했다. 1980년 5월18일 부처님 오신날 행사를 준비하러 광주 증심사에 왔다가 계엄군의 만행을 목격하고 적십자 봉사단에 입단했다.

부상자를 실어 나르고, 의약품과 혈액을 모으는 활동을 하던 도중 80년 5월21일 구시청 사거리에서 백운동 쪽으로 차를 타고 이동하다 계엄군이 쏜 총에 허리를 맞았다.

인근 병원에서 긴급 수술을 받았지만 총탄 파편이 몸속에 그대로 남아 하반신이 마비됐다. 1996년 파편 제거 수술을 받긴 했지만 진통제가 없으면 견딜 수 없는 통증이 갈수록 심해졌다.

고통 속에서도 고인은 1988년 국회 광주 특위 청문회와 1995년 검찰 조사, 2019년 5월 전두환 사자명예훼손 혐의 1심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헬기 사격을 일관되게 증언해왔다.

최근 고통이 심해지면서 지난 22일 전북 익산의 자택에 유서를 남기고 170여㎞ 떨어진 고향 강진의 한 저수지에서 생을 마감했다.

고인은 유서에 '나의 가족에게. 어머니께 죄송하고, 가족에게 미안하고, 친구와 사회에 미안하다. 5·18에 원한도 없으려니와 작은 서운함들은 다 묻고 가니 마음이 홀가분하다. 나의 이 각오는 오래 전부터 생각해온 바, 오로지 통증에 시달리다 결국은 내가 지고 떠나감이다. 아버지께 가고 싶다'고 적었다.

jun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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