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첫 여성 총리, 당선 7시간 만에 사임.. 무슨일 있었길래

최아리 기자 2021. 11. 25.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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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현지시간) 스웨덴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총리가 된 집권 사회민주당 대표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총리 선출 7시간 만에 사의를 밝혔다./AFP 연합뉴스

스웨덴 역사상 처음으로 탄생한 여성 총리가 선출된 지 한나절도 안 돼 물러났다.

24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스웨덴 집권 여당인 사회민주당 마그달레나 안데르손(54) 대표가 연립정부 파트너였던 녹색당이 연정을 탈퇴하자 총리직을 사퇴했다. 총리 선출 7시간 만의 일이다. 스웨덴은 연정 참여 정당 중 하나가 탈퇴하면 총리가 물러나는 관행이 있다.

이날 오전 스웨덴 의회는 안데르손 총리 인준안을 단 1표 차이로 아슬아슬하게 통과시켰다. 북유럽 국가 중 유일하게 여성 지도자가 한 번도 없었던 스웨덴에서 첫 여성 총리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인준안이 통과되자 의회에서 박수가 쏟아졌다.

하지만 오후가 되자 상황이 급변했다. 이날 사민당 중심의 연정은 다음 회계연도 예산안을 제출했는데, 의회 투표에서 부결됐다. 현 스웨덴 내각은 사민당(100석)과 녹색당(16석)의 연합을 바탕으로 출범했다. 하지만 전체 의석 349석의 과반에는 턱없이 모자란다. 이 때문에 각종 안건이 의회를 통과하려면 야당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이날 내각이 제출한 예산안은 의회 과반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 대신 보수 성향의 온건당과 기독민주당, 반(反)난민 기조를 내세우는 극우 스웨덴민주당 등 야당이 제시한 예산안이 통과됐다. 그러자 녹색당이 연정 탈퇴를 선언했다. 페르 볼룬드 녹색당 대표는 “극우 세력이 참여해 작성한 예산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불똥은 안데르손 총리에게 튀었다. 그는 “연정에 참여했던 한 정당이 그만두면 총리를 사임해야 하는 헌법적 관행이 있다. 정당성을 의심받는 정부를 이끌 수 없다”며 사임 의사를 밝혔다.

안데르손이 이번 일로 완전히 물러설지는 확실하지 않다. 현지 조간 다겐스뉘헤테르는 “안데르손 대표가 사민당 단독의 내각을 구성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이 신문은 “사민당이 단일 정부를 이끄는 데 대해 (다른 정당들의) 거부감이 없고, 안데르손 대표가 여전히 녹색당 등의 지지를 받고 있어 총리로 재선출될 확률이 높다”고 분석했다. 안데르손 대표는 수영 선수 출신으로 좌파 성향 경제 전문가로 총리 취임 직전 재무장관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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