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분이냐 실리냐..프로야구 FA 시장 개장 '사상 최대 눈치작전' 벌어진다
[경향신문]
나성범·강민호 등 ‘대어급’ 나왔지만 팬데믹에 뭉칫돈 쓰기 어려워
전력 강화 위한 ‘적정가’ 골머리…LG 서건창은 FA 자격 포기 선언
프로야구 FA 시장이 열렸다. 명분과 실리 사이에서 그 어느 해보다 더 치열한 눈치작전이 펼쳐질 예정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5일 FA 자격 승인 선수 명단을 공개했다. 명단 공개부터 일단 ‘눈치작전’이 펼쳐졌다. LG에서 FA 자격을 얻은 서건창이 FA 신청을 포기했다. 키움에서 LG로 트레이드되면서 B등급에서 A등급으로 바뀐 데다 이번 시즌 성적이 기대에 못 미쳤다. 타율 0.253에 OPS 0.694를 기록했고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은 2.83이었다. 내년 시즌에 보다 나은 성적으로 시장의 평가를 받겠다는 계산이다. KIA 외야수 나지완 역시 올 시즌 102타석 타율 0.160에 그쳐 FA를 신청하지 않았다.
팀 공격력을 바꿀 수 있는 거포들과 팀 수비의 중심을 잡는 포수들이 FA 시장을 두드리면서 선수들의 이동에 관심이 쏠린다. 문제는 ‘명분’과 ‘실리’다.
KBO리그 구단들은 코로나19 팬데믹 때문에 2시즌 동안 관중을 거의 받지 못하면서 매출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거의 모든 구단이 선수단 규모를 축소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맸다. 구단 운영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FA 시장에서 ‘뭉칫돈’을 쓰는 것은 ‘명분’을 얻기 어렵다.
그렇다고 전력 강화 기회를 놓칠 수도 없다. 나성범, 김재환, 박건우, 김현수 등 단숨에 팀 공격력을 바꿀 수 있는 굵직한 외야수들이 시장에 나왔다. 강민호, 장성우, 최재훈 등 주전급 포수들 역시 팀 마운드의 색깔을 바꿀 수 있다. 최근 성적이 좋지 않았던 팀들은 전력 강화를 위해 움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명분과 실리 사이에서 ‘적정가’를 찾아야 하는데 FA 시장에서 ‘적정가’는 존재하지 않는다. LA 다저스 앤드루 프리드먼 야구부문 사장은 “합리적으로 판단하면 FA 영입전에서 항상 3등에 머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수도권 구단의 한 단장은 “오버페이와 선수 영입 사이에서 고민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아무래도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이번 겨울은 장기전이 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에이전트 역시 “모든 구단이 FA 영입에 관심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얼마나 빨리 움직일지는 알 수 없다.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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