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자리 비워둔 채 윤석열 선대위 개문발차
[경향신문]
원희룡·주호영·권영세 등
총괄본부장 6명 인선 발표
대부분 기성 중진들로 채워
‘뇌물’ 김성태 발탁에 눈총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5일 당 선거대책위원회 총괄본부장 6명을 임명하며 선대위 구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위한 ‘원톱’ 총괄선대위원장 자리만 비워두고 주요 자리 배치는 마쳤다. 윤 후보는 여전히 문을 열어뒀지만, 선대위 구성에 속도를 낼수록 김 전 위원장의 인사 재량권이 줄어들어 양측의 협상 공간도 좁아지게 된다.
윤 후보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 협의를 거쳐 총괄본부장 6명과 대변인단 인선을 발표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정책총괄본부장, 주호영 의원은 조직총괄본부장, 김성태 전 의원은 직능총괄본부장, 권영세 의원은 총괄특보단장을 각각 맡는다. 상임선대위원장인 이준석 대표는 홍보미디어총괄본부장, 권성동 사무총장은 종합지원총괄본부장 역할도 맡았다.
선대위 대변인에는 기존 김병민 대변인에 더해 전주혜·김은혜 의원, 원일희 전 SBS 논설위원이 추가 임명됐다. 공보단장은 조수진 최고위원, 공보실장은 박정하 강원 원주시갑 당협위원장이 맡는다. 윤 후보는 약자와의동행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부위원장에는 김미애 의원을 임명했다. 약자와의동행위원회는 김종인 전 위원장이 제안한 것이다. 윤 후보는 이르면 이번 주말 후보 직속 청년위원회 출범도 계획 중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과 상징성을 가진 청년들을 독립된 후보 직속 위원회에 모실 예정”이라며 “청년들을 국정 파트너로 삼겠다는 윤 후보의 평소 기조를 보여주는 예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김종인 전 위원장이 아직 합류하시지 않았지만, 김종인 전 위원장이 제안한 방향대로 선대위를 구성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선대위 인선 발표로 ‘윤석열호’의 구성은 머리 부분을 제외하고 골격을 갖췄다. 윤 후보는 “선거운동이 더 지체돼서는 곤란하고, 1분1초를 아껴가면서 우리가 뛰어야 될 그런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종인 전 위원장 합류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선대위 구성을 더 늦출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선대위가 출발하게 된 만큼 압도적 정권교체를 위한 대장정을 시작하겠다”고 했다.
기성 정치인 중심의 총괄본부장 인사를 두고 당내에서도 비판이 제기됐다. 실제 총괄본부장 대부분이 전·현직 중진들로 채워졌다. 특히 김성태 전 의원은 뇌물 혐의로 2심에서 유죄를 받고 3심이 진행 중이다. 딸을 KT에 정규직으로 채용하도록 한 혐의도 담겨 있어 청년층 반감을 살 수 있다는 우려가 당내에서 나온다. 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기존 인물들이라고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비전과 콘셉트를 갖고 있는지 좀 혼란스러울 수 있다”고 말했다.
박순봉·조문희·문광호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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